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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까지판다①] '삼성에 유리하게'…국민연금, 하루 만에 회사가치 7조 조작

이병희 기자 able@sbs.co.kr

작성 2018.07.03 20:55 수정 2018.07.03 22:28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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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SBS 탐사보도 팀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과정에서 제일모직 가치를 올리기 위해서 삼성이 에버랜드 땅값을 부풀렸다는 의혹, 지난 3월 집중적으로 전해드린 바 있습니다. 또 이 합병을 성사시키기 위해서 당시 국민연금공단까지 나섰다는 의혹도 저희가 함께 전해드렸습니다.

저희 보도가 나간 뒤에 국민연금공단이 두 달 동안 내부 감사를 벌였는데 그 결과가 충격적입니다. 합병이 성사되면 국민의 소중한 노후 자금이 큰 손실을 볼 걸 뻔히 알면서도 국민연금공단이 에버랜드 땅값과 자회사 가치를 별다른 근거 없이 부풀려서 삼성에 유리하게 보고서를 꾸민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먼저 단독 입수한 보고서 내용, 이병희 기자가 전하겠습니다.

<기자>

제일모직 1주 대 삼성물산 3주. 삼성이 정한 이 합병 비율을 맞추려면 제일모직의 가치를 올리고 삼성물산의 가치를 떨어뜨려야 했습니다.

국민연금공단 리서치팀은 우선 제일모직 소유의 에버랜드 땅값을 부풀렸습니다.

에버랜드 주변 땅값을 평당 154만 원으로 산정해놓고도 에버랜드 땅값은 아무 근거 없이 이보다 30% 높은 평당 2백만 원으로 평가했습니다.

개발된 주변보다 개발 안 된 에버랜드 땅값을 더 높게 친 겁니다. 리조트와 골프장 등 40만 평은 가치를 중복 계산했습니다.

[김경률/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 소장 : (땅값을) 두 번 계산하고 있는 거죠. 이건 명백히… 결국엔 제일모직의 지분을 많이 가진 특정인, 이재용 부회장에게 이익이 많이 돌아가는 방법일 수밖에 없죠.]

리서치 팀은 제일모직 가치를 올리기 위해 제일모직이 최대 주주인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가치를 합리적 이유 없이 끌어 올렸습니다.

실무진이 보고한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최초 평가 금액은 4조 8천억 원. 하지만 당시 리서치팀장은 "가치를 확 키워보라"라며 실무진을 압박했습니다.

실무진이 하루 동안 예닐곱 차례 수치를 올려 보고한 끝에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가치는 7조 원 가까이 부풀려져 11조 6천억 원이 됐습니다.

[홍순탁 회계사/내가만드는복지국가 조세재정팀장 : 1차 평가 결과를 거의 세 배 수준까지 올리라는 지시를 했다는 걸 보면 이건 사실 기업 가치 평가에서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어떤 특정한 목적에 맞추기 위해 평가 결과가 왔다갔다 했다고 볼 수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삼성이 제시한 합병 비율을 받아들이면 국민연금이 손실을 볼 거라는 분석이 나오자 4시간 만에 2조 천억 원의 합병 시너지가 발생한다는 보고서도 만들었습니다. 역시 임의로 선택한 수치였습니다.

(영상취재 : 조창현, 영상편집 : 오영택)      

▶ [끝까지판다②][단독] 국민연금, '삼성 합병 관련' 조작 자료 삭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