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포트+] "제발 오지 말아주세요"…고통 호소하는 주민들, 한옥마을 '관광시간 규제' 생기나?

송욱 기자 songxu@sbs.co.kr

작성 2018.06.16 09:24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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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포트+] '제발 오지 말아주세요내가 사는 집 앞에 항상 사람이 바글거리고 밤낮없이 시끄럽다면 어떨까요? 실제로 이런 고민 때문에 외지인들과 갈등을 겪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바로 북촌 한옥마을의 거주민들인데요. 한 예능 프로그램에 나와 이름을 알린 한옥마을은 지방자치단체(이하 지자체)의 홍보에 힘입어 서울의 주요 관광지로 자리 잡았습니다. 하지만, 최근 몇 년간 너무 많은 관광객이 몰리면서 주민들의 일상생활이 무너지고 있습니다.

■ "일상생활이 안 돼요…" 관광지 된 우리 동네, 소음과 쓰레기로 몸살

한적하던 한옥마을 골목길은 관광객의 소음과 쓰레기 투기로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한옥 마을 곳곳에는 '사람이 사는 거주지인 만큼 조용히 해달라'는 공고문이 여러 언어로 붙어 있지만, 이는 캠페인 정도에 불과하기 때문에 실효성이 거의 없다는 게 한옥마을 주민들의 입장입니다.

쓰레기 문제도 마찬가지입니다. 관광객이 하나둘씩 버린 쓰레기가 집 앞에 쌓이면서 심한 악취를 유발한다고 주민들은 토로합니다. 하지만, 한옥마을에는 하루 평균 7천 명에 달하는 외지인이 다녀가기 때문에 쓰레기 투기를 일일이 단속하기도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사생활 침해 문제도 있습니다. 한 주민은 "아침에 속옷 차림으로 일어났는데 집 내부를 찍고 있는 외국인들과 눈이 마주쳐 놀란 경험이 있다"며 불편을 호소했습니다.
[리포트+] '제발 오지 말아주세요설상가상으로 관광객이 몰리면서 주변 임대료가 크게 오르기 시작했고 이로 인해 미용실이나 세탁소, 반찬가게 등의 생활편의시설도 사라졌습니다. 한옥마을의 불편한 주거 실태가 알려지면서 주변 인구도 줄고 있습니다. 북촌 한옥마을이 위치한 종로구 계동의 인구는 2014년 1천398명에서 2016년 1천234명, 지난해 1천196명까지 감소했습니다. 하지만 가장 큰 불편을 겪고 있는 한옥마을 주민들은 집이 팔리지 않아 동네를 벗어날 수도 없습니다.

■ '관광시간 규제' 내놓은 서울시와 종로구…거주민과 관광객 모두 만족하는 대안 될까?

수많은 관광객으로 인해 삶이 피폐해졌다며 일부 주민들이 대책을 촉구하는 시위까지 나서자, 서울시와 종로구가 지난 14일 '북촌 한옥마을 주민 피해 개선 대책안'을 내놨습니다. 이번 대책의 핵심은 한옥마을을 관광할 수 있는 시간을 규제한다는 데 있습니다. 한옥마을을 비롯한 북촌로11길 일대 관광을 평일과 토요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만 허용할 예정입니다. 또 일요일은 '골목길 쉬는 날'로 지정해 관광객의 통행이 제한됩니다.

주민들이 불편을 호소해온 관광버스 불법 주·정차를 막기 위해 집중 단속구간을 지정하고, 쓰레기 수거 횟수도 하루 2회에서 3회로 늘리기로 했습니다. 오는 22일, 주민토론회를 통해 이번 대책안을 확정되면 7월 중으로 관광시간 규제를 비롯한 각종 대책이 시행될 예정인데요. 서울시와 종로구는 관광객의 자율적인 동참을 유도하는 것으로 시작해 그 효과에 따라 의무시행을 위한 제도적 근거를 마련할 방침입니다.

한옥마을 주민들의 고충을 해결하기 위해 마련된 이번 대책안, 거주민과 관광객 모두 만족하는 대안이 될 수 있을까요?
[리포트+] '제발 오지 말아주세요(기획·구성: 송욱, 장아람 / 디자인: 정유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