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VE 제보하기

[인터뷰 ①] '정글의 법칙' 김진호 PD가 말하는 남극, 그리고 7년의 역사

SBS뉴스

작성 2018.06.15 13:13 조회수
프린트기사본문프린트하기 글자 크기
기사 대표 이미지:[인터뷰 ①] 정글의 법칙 김진호 PD가 말하는 남극, 그리고 7년의 역사
‘불금’.

‘불타는 금요일’의 줄임말인 불금은 방송가에서도 글자 그대로 통용되는 말이다. 시청자들이 일주일 중 가장 느긋하게 TV를 시청할 수 있는 시간인 만큼, 지상파와 케이블 종편을 앞다퉈 간판 프로그램들을 편성하며 뜨겁게 시청률 경쟁을 벌이기 때문이다. 특히 월화 수목 토일로 이어지는 드라마 편성 패턴 때문에, 금요일 밤은 각사 대표 예능이 정면충돌하는 시간이기도 하다.

이런 가운데 7년간 매주 금요일 밤 시청자들 곁을 찾으며 금요 예능 정상에서 내려올 줄 모르는 프로그램이 있다. SBS ‘정글의 법칙’이다. 오르기보다 지키기가 더 어렵다는 ‘정상’의 자리를 7년째 지키고 있는 ‘정글의 법칙’ 김진호 PD를 만나 주요 키워드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나눴다.


#. 슬로우 푸드: ‘정글의 법칙’이 가장 잘 만들 수 있는 음식
안방극장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방송사마다 다양한 포맷의 프로그램을 내놓고 있다. 강렬한 첫인상으로 시청자들 눈길을 사로잡지만, 이내 질리는 자극적인 인스턴트 음식 같은 프로그램들도 많다. 또한, 재미는 있지만 유익함과는 거리가 먼 정크푸드 같은 프로그램도 많다.

그에 비해 ‘정글의 법칙’은 자극적이지 않다. 단번에 입맛을 확 당기는 MSG 양념도 없다. 하지만, 7년 내공이 숙성된 만큼 ‘정글의 법칙’은 담백하지만 깊은 맛을 낸다. 한 마디로 몸에 좋은 슬로우 푸드다. 7년, 37번째 시즌, 300회 이상 방송 등 ‘정글의 법칙’은 예능 프로그램으로서 의미 있는 숫자들을 아로새기고 있다. 그리고 그 중심에 서 있는 김지호 PD의 감회도 남달랐다.

“’정글의 법칙’은 제 30대를 관통한 프로그램이에요. 지금의 정글이 있기까지 족장 김병만의 힘, 스태프들의 힘, 시스템의 힘이 크다고 생각합니다. 1등 프로그램은 많지만 그걸 길게 유지하는 프로그램은 별로 없는데 ‘정글의 법칙’이 그런 힘과 시스템을 가지고 있고, 그런 시스템 조금이나마 일조한 것 같아 뿌듯하죠”

그런 만큼 ‘정글의 법칙’은 예능의 재미는 물론 공익성까지 다 잡기 위해 노력한다. ‘예능+교양다큐’의 접목으로 시작했듯이 ‘정글의 법칙’은 자극적인 예능의 범람 속에서도 꿋꿋하게 이 기조를 유지해 나간다.

“’정글의 법칙’의 가장 큰 힘은 시청자들의 대리만족이라고 생각해요. 누구나 자라면서 한 번쯤은 로빈슨크루소나 정글북의 모글리를 꿈꾸잖아요. 특히 자라나는 세대엔 김병만이 로빈슨크루소이자 모글리 같은 존재인 것 같아요. 아름답지만 접근하기 힘든 자연경관, 그리고 한 번쯤 꿈꿔왔던 그 속에서의 삶을 출연진을 통해 간접 체험하시는 것 같아요. 그게 인기 비결이고 저희가 나아갈 방향이라고 봅니다. 온 가족이 다 같이 편안하게 볼 수 있는 프로그램이요”


이미지

#. 남극: 지구의 끝에서 예능 이정표를 세우다
예능의 재미 속 교육적인 면, 다큐의 성격도 놓지 않는 ‘정글의 법칙’. 이런 방향성이 극명하게 드러난 시즌이 있었다. 화제 속에 방송된 ‘남극’ 편이었다. ‘정글의 법칙’은 대한민국 예능 최초로 남극 땅을 밟은 데 이어 남극점까지 정복했다.

특히, 남극 편은 지상파 예능 방송 최초로 4K UHD로 제작, 고품격 자연다큐를 능가하는 화면을 선보였다. 지구상 최남단인 남위 90도에 위치한 남극점과 거대 빙하 지형, 화석의 흔적 등이 남아있는 아름다운 원시 남극 탐사는 시청자들의 눈을 호강시켰다.

또한, 지구 온난화 현장을 접하며 친환경 에너지의 중요성도 깨닫고 대자연의 소중함도 전하는 등 시청률과 화제성 공익성을 모두 잡았다. ‘예능+다큐’의 성공 사례로 남은 남극 편을 통해 김진호 PD는 한국PD연합회가 주관하는 ‘이달의 PD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하지만 결코 쉽지 않은 도전이었다. 남극은 체감온도 영하 60도, 최저 온도 영하 89.6도를 자랑한다. 인간은 물론, 감기 바이러스조차 살아남을 수 없을 정도로 혹한의 땅. 그런 만큼 방송의 성공 여부는 불투명했다. 고품격 자연다큐 제작팀이 도전해도 어려운 일을 예능에서 도전하는 만큼 무모하다는 시각이 많았다.

지구 반대편까지 비행기를 여러 번 갈아타고 가야 하는 것은 물론, 외교부의 허가도 받아야 했다. 연구 등 과학 활동 목적이 아니었기에 허가 여부도 불투명했다. 무엇보다 남극에 입성하려면 날씨도 도와줘야 했다. 하지만 그들은 또 해냈다.

“사실 보름전까지만해도 남극 입성 여부가 불확실했어요. 그렇게 여러 고비를 넘기고 탄 남극행 비행기에서 고산증세가 왔어요. 일반 여객기는 기압조절 해주는 장치가 있는데, 그 비행기엔 없었죠. 하지만 간절한 마음이 전해졌는지 남극에 잘 들어갔고 생각 이상으로 화면에 잘 담아올 수 있어 좋았어요”

입성부터 만만치 않은 도전이 될 것이라는 걸 직감한 김진호 PD. 하지만 진짜 도전은 남극 땅을 밟은 이후 시작됐다. 촬영장은 추위와의 전쟁이었다고 한다.

돌풍으로 헬리캠이 떨어지는 아찔한 순간도 있었다. 애써 찍은 화면을 날릴 위기였지만, 전문가들의 도움으로 메모리를 회수해 방송에 내보낼 수 있었다. 또, UHD 카메라가 나온 지 얼마 되지 않아 덮개를 미국에서 주문하는가 하면, 핫팩 500개를 구입해 카메라 배터리에 붙이는 등 제작진은 만반의 대비를 했다.

“상상했던 것 이상의 추위였어요. 인원이 부족해서 직접 카메라 들었는데, 잠깐 주머니에 손을 넣었는데 통증이 느껴질 정도였죠. 추운 걸 넘어 아팠어요. 산소도 모자라 조금만 걸어도 숨이 찼고요. 그래도 세계적 탐험가 로버트 스완을 만나고 남극점에 무사히 다녀오는 등 좋은 일이 많았어요. 제작진, 스태프, 출연진 등 많은 분들의 도움이 있어 가능했습니다. 사고 없이 잘 마치고 와서 감사한 마음이에요. 이쯤 되면 제 인생작이나 다름없죠”

<사진제공= SBS>

‘인터뷰 ②’에서 계속…

(SBS funE 김재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