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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포트+] "수당도 없다" vs "열정이 부족"…취업난에도 중소기업 기피, 악순환 반복되는 이유는?

송욱 기자 songxu@sbs.co.kr

작성 2018.06.12 16:34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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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대표 이미지:[리포트+] "수당도 없다" vs "열정이 부족"…취업난에도 중소기업 기피, 악순환 반복되는 이유는?
[리포트+] '페이 부족취업준비생 김 모 씨는 지금까지 150여 개 달하는 자기소개서를 썼습니다. 하지만, 155번째 면접에서 다시 탈락의 고배를 마셨습니다. 김 씨처럼 취업에 어려움을 겪는 청년들은 한둘이 아닙니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지난 4월 기준 청년실업률이 10.7%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10년 전 7.1%에 비해 3% 포인트 이상 증가한 수치입니다.

취업에 성공했더라도 안정적인 삶을 보장받는 것은 아닙니다. 지난해를 기준으로 20~30대 청년층 근로자의 비정규직 비율은 35.7%에 달했습니다. 이처럼 청년들은 취업난으로 고통을 호소하지만, 반대로 중소기업은 구인난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이런 악순환을 해결할 방법은 없는 걸까요?

■ "'노오력'에 대한 정의를 내려보세요"…입장 바뀐 취준생과 면접관

지난 10일, SBS 시사교양프로그램 'SBS스페셜'에서는 좋은 스펙에도 청년들이 취업에 어려움을 겪고 중소기업들은 인력난에 시달리는 취업 시장의 딜레마를 해결하기 위해 '취준진담 역지사지 면접 프로젝트'를 진행했습니다. 이 프로젝트에서 취업준비생(이하 취준생)들은 직접 면접관으로 나서 중소기업의 대표와 인사 담당자를 평가했습니다.
[리포트+] '페이 부족면접이 진행될수록 취준생들과 기업 담당자들 사이에 간극이 드러나기 시작했습니다. 취준생들은 우선 직원들의 평균 연차 사용일에 대해 질문했습니다. 세 곳 중 한 곳의 담당자가 "회사가 성장 가도를 달리고 있어 직원들이 자발적으로 연차를 포기하고 있다"고 답하자, 취준생들의 시선은 싸늘해졌습니다.
[리포트+] '페이 부족특히 회사 처우에 관련된 문제가 화두에 오르자 갈등은 고조됐습니다. 기업 담당자들은 "열정을 가지고 일하는 취준생을 뽑고 싶다"고 했지만, 취준생들은 "회사가 열정을 바란다면 거기에 따른 처우도 중요하다"는 입장을 강조했습니다. 또 취준생들은 "나중에 보상을 해주겠다는 회사의 앞날을 어떻게 알 수 있냐"며 중소기업의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우려도 드러냈습니다.

■ "휴가도 못 쓰는 기업을 어떻게 가나요?"…대기업 꿈꾸는 젊은 층

중소기업은 기피하고 대기업을 선호하는 취준생들의 태도에 일부 기성세대는 '요즘 청년들은 눈이 높은 게 문제'라는 시선을 보내기도 합니다. 하지만, 취준생들은 나름의 이유가 있다고 항변합니다.

3년간 취업 준비를 하다 지난 2017년 중소기업에 입사한 A 씨는 1년 만에 퇴사를 결정했습니다. 대기업에 취직한 친구들과 비교하면 낮은 연봉이었지만, 일하고 싶던 분야인 만큼 회사와 함께 성장할 거라는 믿음으로 A 씨는 일을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그 기대는 1년도 채 지나지 않아 무너졌습니다.
[리포트+] '페이 부족대기업과 중소기업의 근무 환경 차이를 보여주는 통계도 있습니다. 고용노동부의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를 기준으로 종사자 수가 5∼299명인 사업체의 월평균 근로 시간은 168.6시간으로 집계됐습니다. 이는 300인 이상 사업장보다 평균 4.2시간 더 긴 수치입니다. 또 중소기업에서는 고용불안 문제도 심각했습니다. 근로자 중 비정규직 비율이 13.5%에 불과한 대기업에 비해 중소기업은 32.0%가 비정규직으로 일하고 있었습니다.

취준생들은 중소기업에서 근무하는 동안 전문성을 키우기 어렵다는 부분도 지적합니다. 실제로 고용노동부의 '기업 직업훈련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2015년 300인 이상 사업장의 92.1%가 재직 중인 직원을 대상으로 교육을 실시하고 있었지만, 300인 미만 기업의 교육 비율은 47.5%에 그쳤습니다.

■ 임금이 다는 아니다…근로 환경, 기업 문화 바꾸는 노력 있어야

전문가들은 젊은 층의 취업난과 중소기업 구인난 모두 해소되지 않는 현 상황을 타파하려면, 취업 시장에서 실질적인 지원이 필요한 부분에 대한 진단이 우선돼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면밀한 조사를 통해 소득 격차뿐 아니라, 근로 환경과 기업 문화 등 다각적인 측면에서 대기업과 중소기업 사이의 간극을 줄여나가야 한다는 것이죠.

중소기업 취업 활성화를 위한 정부의 정책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최근 정부는 신규 채용을 진행하는 중소기업에 월 100만 원을 지원하고 중소기업에 취직자에게 세제 혜택을 제공하는 등 임금 보전 정책을 펴고 있지만, 이는 단기적인 해법에 불과하기 때문에 중장기적인 해결책이 필요하다는 겁니다.
[리포트+] '페이 부족(기획·구성: 송욱, 장아람 / 디자인: 전인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