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기 난사' 트라우마에 은둔…쓸쓸히 떠난 국가유공자

<앵커>

광주에서 50대 남성이 숨진 지 한 달 만에 시신으로 발견됐습니다. 30년전 군 복무 시절 총기 난사 사건을 겪은 국가 유공자였는데 트라우마에 시달리며 혼자 지내다가 끝내 고독사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KBC 고우리 기자입니다.

<기자>

57살 이 모 씨가 광주시 쌍촌동 자신의 원룸에서 숨진 채 발견된 건 지난 7일 오후 5시쯤.

월세가 2달이나 밀린 걸 이상하게 여긴 원룸 주인이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습니다.

군 복무 시절 내무반에 있다 동료가 난사한 총에 맞아 부상을 입고 국가유공자로 등록된 이 씨.

30년 넘게 트라우마로 괴로워하며 은둔 생활을 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에 시달리던 이 씨는 5년 전 집을 나간 뒤 가족들과도 연락이 끊긴 채 홀로 살아온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이 씨가 국가유공자 대우를 받을 수 있다는 걸 몰랐던 유가족을 대신해 경찰이 나섰습니다.

경찰이 이 씨의 장례를 치러주고 보훈청에서 지원금을 받아 유족에게 전달했습니다.

[이남열/광주 서부경찰서 형사2팀장 : 변사 현장에서 국가유공자 신분증을 발견했습니다. 국가유공자이기 때문에 국립현충원이나 임실의 호국원으로 안치가 될 수 있을 거니까 우리가 연락을 취해보겠다….]

경찰의 도움으로 이 씨는 오늘 국립 대전 현충원에 안장됐습니다.

(영상취재 : 염필호 KB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