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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포트+] 우주에서 돌아온 월드컵 공인구…'텔스타 18'에 담긴 비밀은?

[리포트+] 우주에서 돌아온 월드컵 공인구…'텔스타 18'에 담긴 비밀은?
※ SBS 뉴스가 2018 러시아 월드컵을 맞아 '월드컵why' 시리즈를 선보입니다. 알고 보면 더 재미있는 월드컵 이모저모와 태극 전사들이 상대 팀 골문을 흔드는 짜릿한 순간까지, SBS 뉴스와 함께하세요. <편집자 주>

■ '텔스타'부터 '브라주카'까지…역대 월드컵 공인구, 어떻게 변했나?

'월드컵 공인구'란 FIFA(국제축구연맹)가 월드컵에서 사용하도록 공식 승인한 축구공인데요. 1970년 멕시코 월드컵에서 '텔스타(Telstar)'라는 이름으로 처음 등장했습니다. 텔스타란 '텔레비전의 스타'를 줄인 말로, 당시 월드컵이 세계 최초로 위성 생방송 된다는 의미가 담겼습니다. 또 흑백 텔레비전에서 잘 보이도록 공인구에는 검정과 흰색만 쓰였습니다.
[리포트+] 우주에서 돌아온 월드컵 공인구…'텔스타 18'에 담긴 비밀은?
사실 멕시코 월드컵 이전까지는 공인구가 없어 국가 간 신경전이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1930년 우루과이 월드컵 결승전에 오른 우루과이와 아르헨티나는 서로 자국의 공을 쓰겠다고 주장했습니다. 당시 FIFA는 전반전에는 아르헨티나, 후반전에 우루과이의 공을 사용하게 해 갈등을 중재했습니다.

월드컵이 열릴 때마다 비슷한 논란이 계속되자, FIFA는 독일의 스포츠용품 회사인 아디다스에 제작 독점권을 주고 공인구를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이후 공인구는 다양한 모습으로 변해왔습니다. 4년마다 바뀐 공의 디자인과 기능을 보는 것도 월드컵의 관전 포인트 중 하나였는데요.

1978년 아르헨티나 월드컵 공인구 '탱고(Tango)'는 아르헨티나의 고전 춤인 탱고를 형상화시킨 삼각 무늬를 넣어서 화제가 됐습니다. 1994년 미국 월드컵 공인구 퀘스트라(Questra)는 표면에 기포 강화 플라스틱을 사용해 탄성을 극대화시켜 공의 기능성을 높였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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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 한일 월드컵 공인구 피버노바(Fevernova)는 열정(Fever)과 별(Nova)을 형상화한 공인데요. 기존의 공인구들과 달리, 바람개비 무늬가 그려져 있습니다. 바깥쪽 황금색은 한일 양국의 에너지를 의미하고 카키색 삼각 무늬는 양국의 균등한 발전을, 불꽃은 경제 성장의 원동력을 상징합니다. 가장 최근에 사용된 공인구는 2014년 브라질 월드컵의 브라주카(Brazuca)로, 고온다습한 브라질 기후를 고려해 다양한 환경에서 수많은 실험을 통해 완성됐습니다.

■ 2018 러시아 월드컵 공인구 '텔스타 18'…'악마의 볼'로 불리는 이유는?
[리포트+] 우주에서 돌아온 월드컵 공인구…'텔스타 18'에 담긴 비밀은?
러시아 월드컵 공인구의 이름은 텔스타의 2018년 버전을 뜻하는 '텔스타 18'입니다. 최초의 월드컵 공인구에서 영감을 얻어 제작됐는데요. 6개의 다각형 조각으로 표면을 구성해 공의 모양은 더 완벽한 구(球)에 가까워졌습니다. 구에 가까울수록 공기 저항을 덜 받기 때문에 보다 정교한 슈팅이 가능하고, 표면을 돌기로 처리해 공의 회전력도 강해졌습니다. 공격수들에게는 '최상의 공'이지만, 골키퍼에게는 '악마의 볼'로 불리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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텔스타 18에는 끝이 흐릿한 검은색 모자이크 문양이 그려져 있는데요. 이는 1970년 텔스타의 문양을 디지털식으로 재해석한 결과로 알려졌습니다. 또 이번 공인구에는 스마트폰으로 공의 속도와 위치를 추적할 수 있는 NFC(근거리 무선 통신) 칩도 내장돼 있는데, 이를 활용하면 더 정확한 경기 데이터를 수집하는 것이 가능할 것으로 보입니다.

텔스타 18은 우주 여행을 다녀온 공인구라는 특징도 있습니다. 지난 3월, 러시아 우주인 올렉 아르테미예프는 텔스타 18를 국제우주정거장(ISS)으로 가져갔습니다. 러시아 우주사업기관인 로스코스모스는 지난달 31일 우주인 아르테미예프와 안톤 쉬카플레로프가 이 공을 다루는 모습을 공개하기도 했습니다.
[리포트+] 우주에서 돌아온 월드컵 공인구…'텔스타 18'에 담긴 비밀은?
168일간의 임무를 마친 쉬카플레로프 등 우주인 3명은 오늘(4일) 텔스타 18을 가지고 러시아로 귀환했습니다. 러시아는 이 공을 월드컵 개막전인 러시아 대 사우디아라비아 경기에 쓰일 것이라고 예고했는데요. 하지만 FIFA 측은 아직 이에 대해 공식 확인을 하지 않은 상태입니다.

우주에 다녀온 공으로 이름을 알린 텔스타 18. 공격수로부터는 호평을, 골키퍼에게서는 혹평을 받은 이 공이 러시아 월드컵에서 어떤 특별한 골을 만들어낼지 기대가 됩니다.
 
(기획·구성: 송욱, 장아람 / 디자인: 전인아, 김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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