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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끝까지판다②] '모르는 척' 美, 성명서도 신군부와 사전 조율

장훈경 기자 rock@sbs.co.kr

작성 2018.05.15 21:29 수정 2018.05.15 21:55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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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미국 정부가 당시 신군부와 조율한 내용은 더 있습니다. 미국은 계엄군의 강경 진압 문제를 상세히 파악하고 있었는데 이에 관해 성명을 내면서 신군부와 사전에 상의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이어서 장훈경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기자>

'공수부대가 총검을 사용해 수많은 부상자가 생겼다는 소문이 돈다', '질서 회복을 위해 많은 군사력이 투입될 텐데, 이미 수년간 상처가 될 상당한 피해가 발생했다' 비밀 전문을 보면 미국 정부는 처음부터 계엄군의 과잉 진압을 상세히 파악하고 있었습니다.

[이재의/5·18기념재단 조사위원 : (미국) 문서에도 보면 최초 사망자가 '농아'라는 사실을 이렇게 밝혀냅니다. 그런데 그때 당시에 광주에서는 그런 내용을 알 수도 없었죠. 굉장히 5분 단위, 10분 단위로 (미국이 파악하고 있습니다).]

전남도청 집단 발포 다음 날인 80년 5월 22일, 주한 미국 대사관이 미국 국무부에 비밀 전문을 보냅니다.

"23일 발행되는 한국 신문에 실릴 수 있도록 22일 국무부가 성명을 발표하길 바란다"며 초안을 보낸 건데, 전문에는 신군부와 청와대가 성명 초안에 동의하는 것은 물론 환영했다고 기록돼 있습니다.

또 성명이 발표됐는데 진압 작전을 하면 미국이 난처하니 적어도 이틀 동안은 군사력 동원은 하지 않기로 확약받았다고 돼 있습니다.

거의 그대로 발표된 국무부의 성명은 평화적 사태 해결을 위한 대화를 강조하면서도 외부 세력, 즉 북한이 상황을 악용하려 할 경우 강력 대응하겠다는 내용이었습니다.

[김희송/전남대 5·18연구소 교수 : 군인이 벌이고 있는 잔혹한 살상행위를 가로막을 수 있는 건 미국이지 않을까. (그런 미국이) 광주에서 자행되고 있는 군의 잔혹한 진압을 제어하는 영향력을 행사했어야 하는데…]

성명은 한국군 이동을 통제할 수 있는 미국이 강경 진압을 막아줄 것이라는 기대를 저버리는 것이었고, 그래서 신군부는 환영했던 겁니다.

(영상취재 : 조창현, 영상편집 : 조무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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