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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우박에 눈, 강풍까지…변덕 날씨의 끝은 언제?

[취재파일] 우박에 눈, 강풍까지…변덕 날씨의 끝은 언제?
수도권에 계신 분들 오늘 많이 놀라셨죠? 비도 그치고 하늘도 맑아서 기분 좋게 거리로 나섰다가 봉변을 당한 분들이 많을 텐데요, 멀쩡하던 날씨가 갑자기 어두워지더니 세찬 소나기가 쏟아지는 것이야 그럴 수 있다 치지만, 난생처음 우박을 맞기도 했으니 놀랄 밖에요.

날씨가 5월 들어 요동을 치고 있습니다. 4월에 가뭄을 해갈시킨 조용한 봄비와는 달리 마치 여름 소나기처럼 비가 이어지더니 오늘은 곳곳에 우박까지 쏟아졌습니다. 여름으로 향해 달려가던 날씨에 급브레이크가 걸린 셈이죠.

특히 오늘(3일) 설악산 정상부근에는 난데없는 눈도 내렸습니다. 대청과 중청 소청 등에 3cm 안팎의 눈이 쌓였는데, 5월 초에 눈이 내리는 것은 매우 드문 현상입니다. 어제 전국에 비를 뿌린 구름이 채 빠져나가지 못한 상태에서 새벽에 기온이 영하 5도 가까이 내려갔기 때문입니다.

5월의 눈은 사실 강원도 높은 산이 아니면 잘 볼 수가 없습니다. 지난해만 해도 설악산의 마지막 눈은 4월 4일에 내렸습니다. 올해는 한 달가량이나 늦게까지 눈이 내린 것인데, 기상청의 공식 기록을 보면 1976년 5월 5일 대관령에 1.8cm의 눈이 내려 쌓인 적이 있습니다.
5월 설악산 눈
수도권과 강원산지에 이어진 소나기와 우박, 함박눈도 그렇지만 남부의 바람도 심상치 않습니다. 대부분 지방에서 초속 10m 이상의 강풍이 이어지고 있어서 마치 소형 태풍 같은 느낌을 주고 있는데요, 일찌감치 강풍주의보가 내려진 서해안에 이어 대구와 광주, 부산과 울산을 포함한 남부 모든 지역에 강풍특보가 발효됐습니다.

그러면 왜 이렇게 날씨가 요동을 치는 것일까요? 한마디로 말하면 올 계절의 흐름이 너무 앞서 가면서 생긴 결과 중 하나라는 분석이 가능합니다.

지난 4월 하순 남부 곳곳에서 30도를 웃도는 한여름 날씨가 이어진 것 기억나시죠? 성급한 더위에 제동을 걸듯 5월 초에 북쪽에서 찬 공기가 밀려왔고, 한반도에서 이 두 공기가 심하게 충돌한 결과 요란한 날씨가 나타난 것입니다.

두 공기가 급격하게 섞이면서 불안정이 심해졌고 이 때문에 먹구름이 빠르게 성장했는데요, 이 먹구름이 곳곳에 강한 소나기를 뿌리는 과정에서 먹구름 상부에 있던 얼음 덩어리가 채 녹기도 전에 지면에 떨어지면서 우박이 된 것입니다. 천둥 번개가 친 것은 말할 것도 없습니다.
강풍피해
남부의 강풍은 남쪽을 지나는 상대적으로 더운 공기와 북쪽에서 확장한 찬 공기 사이에서 기압의 기울기가 가파르게 됐고 이 때문에 자연스럽게 공기 흐름이 빨라지면서 생긴 현상입니다. 두 공기가 성질을 누그러뜨릴 때, 그러니까 두 공기 성질 차이가 점차 줄어들 때까지는 변덕스런 날씨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됩니다.

기상청은 금요일인 내일은 일단 공기가 조금씩 안정을 되찾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전국이 맑은 날씨를 회복하는 것은 물론 기온도 점차 오를 것으로 보이는데요, 다만 내일도 바람이 강하게 불 것으로 보여 시설물 피해가 우려되는 상황이고, 선선한 날씨가 이어질 가능성이 큽니다.

토요일은 어린이날입니다. 날씨가 정말 중요한 날이죠. 다행스럽게 올 어린이날 날씨는 잠깐이나마 정상적인 흐름을 보이겠는데요, 맑은 날씨에 기온도 높아서 야외활동에 큰 불편이 없을 것으로 전망됩니다. 오후에 부는 바람만 빼면 말이죠. 특히 해안이나 산지의 바람은 정도가 지나칠 것으로 보여 대비가 필요한 상황입니다. 

일요일과 월요일까지 이어지는 연휴날씨에 변수가 있다면 남쪽을 지나는 기압골을 들 수 있습니다. 이 기압골이 얼마나 발달할 것인가에 따라 비 오는 지역과 강수량이 결정될 텐데요, 현재의 예상으로는 일요일 전국에 비가 내릴 가능성이 있고 그 양도 적지 않겠습니다.

월요일에도 구름이 많이 지날 것으로 보이고 일부 남부에는 오전까지 비가 내릴 가능성이 있어서 대비가 필요합니다. 바람도 평소보다 세게 불 것으로 보이고, 기온도 조금 낮겠습니다. 연휴가 끝난 뒤에는 날씨가 점차 예년 모습을 회복하면서 따뜻해질 것으로 전망됩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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