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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까지판다②] "삼성에 물었다"…'삼성 입장' 그대로 받아쓴 증권사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 "당시 용인 땅 규모·시세, 삼성에 물어 파악했다"

정명원 기자 cooldude@sbs.co.kr

작성 2018.03.29 20:52 수정 2018.03.29 21:58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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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여기서 눈여겨볼 대목은 국민연금이 증권사들의 보고서를 많이 참고했다는 점입니다. 그런데 당시 증권사 보고서들이 객관적이고 또 공정했는지는 따져봐야 할 것 같습니다.

증권사들이 어떤 자료를 토대로 보고서를 만들었는지 정명원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2015년 합병 성사를 좌우할 주주총회 한 달여 전인 6월 15일, 한화투자증권이 삼성물산 주주들에게는 불리한 합병이라는 보고서를 내자 삼성 움직임이 바빠졌다고 합니다.

[김철범/전 한화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 삼성이 보도자료 같은 걸 만들어서 애널리스트한테 주고 이렇게 리포트 좀 써 달라고 얘기를 한 것 같습니다. 저희 회사 리포트가 아닌 (증권사) 리포트들은 그 보도자료에 있는 데이터에 근거한 게 굉장히 많습니다.]

6월 말 한 증권사가 낸 보고서입니다.

리조트 개발 계획 등이 담긴 삼성의 기업 설명회 보고서가 그대로 인용됐습니다. 심지어 삼성 로고까지 지우지 않아 그대로 남아 있습니다. 제일모직 토지 가치를 설명·근거 없이 4조라고 평가한 한 보고서는 자료 출처를 제일모직이라고 밝혔습니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당시 용인 땅의 규모와 시세를 삼성에 물어 파악했다고 털어놓습니다.

[애널리스트 A씨 : 질문하면 얼마라고 알려줬던 것 같아요. 사업 보고서에도 보면 그 속해 있는 땅들이 나오니까. 그쪽의 공시지가를 찾아보면 얼마인지 대략 나오거든요.]

그래서 임야 등의 가격은 2015년 급등한 에버랜드 표준지 공시지가 중 가장 높은 것을 적용했다고 말합니다.

[애널리스트 A씨 : 좀 높은 것 기준을 봤었죠. 그 주변으로 넓어지면서 개발이 확대될 수 있으니까. 핵심이 병원이 되고 유원지가 같이 있으면 거기가 뭐 세계적인 관광 명소가 되고, 뭐 이런 식으로 되는 거였죠.]

다른 애널리스트도 땅을 여러 개로 나눈 뒤 각 표준지가를 면적으로 곱하는 방식으로 에버랜드 땅값을 계산했고 그 모델을 제일모직에 전달했다고 말합니다.

삼성물산은 SBS 취재 내용에 대한 입장을 묻는 질문에 답하지 않았습니다.

(영상취재 : 조창현, 영상편집 : 김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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