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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삼성 합병①] 특검 "에버랜드 땅값 평가, 공소사실에 포함됐을 사안"

<앵커>

네, 그럼 지금부터는 저희가 어제(19일) 집중보도해드렸던 삼성의 용인 땅 이야기 시작하겠습니다. 어제 말씀드린 대로 에버랜드가 있는 삼성 용인 땅은 여의도 4배 크기가 넘습니다. 그런데 여기는 땅 값이 크게 요동치기도 했는데 공교롭게도 그때마다 삼성 경영권 승계 작업에서 결정적인 일들이 있었습니다. 저희는 오늘 이 땅의 가격이 갑자기 올랐던 시기를 집중적으로 파헤쳐보겠습니다. 그 시점은 바로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이 논의되던 때입니다. 합병을 앞두고 당시 제일모직이 가지고 있던 용인 땅을 비롯해 부동산의 가치가 어느 정도인지 여러 곳에서 평가합니다.

그런데 한 외국 전문 기관은 1천4백억 원으로 계산했는데 국내 한 기관은 3조 2천억 원이라는 평가를 내놓습니다. 그 차이가 20배가 넘습니다. 이런 후한 평가를 내린 곳이 바로 국민연금입니다. 당시 수사를 했던 특검도 이 부분을 들여다본 것으로 확인됐는데, 한 특검팀 관계자는 당연히 공소사실에 포함됐어야 할 사안이었다고 말했습니다.

먼저 정명원 기자의 단독취재로 시작하겠습니다.

<기자>

합병 전에 제일모직이 보유한 부동산 장부가는 에버랜드 땅을 포함해 9천1백억 원 규모였습니다. 이 가운데 영업과 직접 관련이 없어서 회계에서 따로 분류된 토지는 82억 원 규모였습니다.

그런데 합병 과정에서 삼성물산이 의뢰해 제일모직 기업가치를 평가한 회계법인은 실제 영업에 쓰이는 에버랜드 땅 등을 비영업용 토지 항목에 넣었습니다.

그리고는 장부가의 2배가 넘는 1조8천570억 원으로 평가했습니다.

[홍순탁 회계사/내가 만드는 복지국가 조세재정팀장 : 이게 사실은 아주 이례적인 방법이에요. 왜냐하면, 이 영업가치를 계산할 때 그 회사가 갖고 있는 재정 팀장 부동산 중에서 영업을 위해서 쓰는 부동산은 여기(영업가치)에 포함돼 계산하지, 별도 계산으로 더해주는 게 아니거든요.]

그런데 특검 수사에서 국민연금 리서치팀 역시 처음에 에버랜드 땅을 1조8천500억 원으로 평가한 거로 확인됐습니다. 이 평가도 국민연금 내부에서는 왜 이렇게 땅 가치를 부풀렸냐, 너무 높게 산정한 것 아니냐는 반대 의견이 제기됐습니다.

당시는 세계 최대 의결권 자문사인 ISS가 제일모직의 부동산 가치를 1천410억 원으로 평가했던 상황이었습니다.

제기된 반대 의견에 대해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영본부 담당자가 "증권사를 포함한 시장이 그렇게 본다"고 답했다고 조사됐습니다.

그 뒤 합병 찬성 압박이 더해지자 국민연금이 추정하는 에버랜드 땅 가치는 더 끌어올려졌습니다. 리서치팀은 제일모직 부동산 가치를 중립 3조2천60억 원, 낙관 4조3천420억 원이라고 추산했습니다. 삼성이 의뢰한 회계법인들 추산 금액보다도 2~3배, ISS보다는 23배나 높게 평가한 겁니다.

이 보고서는 공단 내부 인사들로 구성된 국민연금 투자위원회에 올라갔고 합병 찬성 결정의 근거가 됐습니다.

[박주민/더불어민주당 의원 : 제일모직이 갖고 있는 가치를 오히려 정확하게, 또 엄격하게 평가를 해야 되는데 정반대 방향으로 움직였다. 결과적으로는 어떻게 보면 승계 작업을 돕기 위해서 주먹구구식, 아예 부정확한 평가를 했다.]

(영상취재 : 조창현, 영상편집 : 김종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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