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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민기 자살, 미투 '최악의 결과'…누구도 원치 않았던 비보

SBS뉴스

작성 2018.03.09 18:12 수정 2018.03.09 18:18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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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취지로 시작한 일종의 정화 운동이었지만 누구도 원치 않았던 최악의 결과가 나왔다. 

배우 조민기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소방당국에 따르면 9일 오후 4시 5분경 조민기는 서울 광진구 구의동 A아파트 지하주차장 옆 창고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부인 김 모 씨가 조민기를 발견해 119에 신고했고, 병원으로 후송됐으나 숨을 거뒀다. 향년 53세.

조민기의 자살은 미투(Me too:'나도 당했다'는 뜻의 성범죄 고발 캠페인)운동 최악의 결과를 낳았다. 지난 달 20일 조민기는 청주대 연극학과 교수 재직 시절 제자들을 상습 성추행했다는 의혹에 휘말렸다. 약 2주에 걸쳐 피해를 주장하는 여학생들의 제보가 잇따랐다. 조민기는 의혹 초기에는 성추행을 부인했지만 사과문을 발표하고 혐의 일부를 인정했다.

오는 12일에는 경찰 조사를 앞두고 있었다. 소환에 앞서 핸드폰 압수 통보를 받은 조민기는 지인들에게 연락하는 등 신변을 정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누구도 그 연락이 마지막이 되리라고는 생각지 못했다. 

지난해 미국의 영화 제작자 하비 와인스타인의 성추행 스캔들로 시작된 미투 운동은 올해 들어 한국에도 확산됐다. 가장 먼저 연극 연출가 이윤택의 성추행 및 성폭행 사실이 폭로됐다. 

배우로는 조민기가 처음이었다. 이어 조재현, 오달수, 최일화 등의 배우와 조근현 감독의 성추행 의혹이 연이어 제기됐다.

국내 연예가에 불어닥친 미투 바람은 긍정적 영향을 끼칠 것으로 관측됐다. 개별 사안에 대한 법적 처벌은 물론 문화, 예술계와 연예계에 '관습'이라는 이름으로 떠돌던 잘못된 문화를 청산하고, 자정하게 되는 순기능을 예고했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조민기의 사망 소식은 가장 끔찍한 결과로 기록되게 됐다. 누구도 이런 결과를 원치 않았다. 경찰 조사를 통해 진위 여부를 가리고 그에 따른 해명과 인정, 처벌과 반성을 바랐을 뿐이다. 

그러나 조민기는 자신을 향해 불거지는 잇따른 제보와 의혹에 억울함을 느낀 것은 물론 죄책감에 시달린 것으로 보인다. 

허망하게 생을 마감한 고인 만큼이나 안타까운 것은 남겨진 가족이다. 그들은 제대로 된 이별을 하지 못하고 남편과 아빠를 떠나보냈다. 이들이 받을 고통은 누구도 추측조차 할 수 없을 것이다. 

조민기는 메이크업 아티스트 김모 씨와의 사이에 1남 1녀가 있다.    

(SBS funE 김지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