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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아파트 거실에 물 역류해 '콸콸'…대책 없는 LH

<앵커>

추운 겨울 동안 LH 한국토지주택공사의 임대아파트에서 세탁실 배수관이 얼어 무려 1천 세대가 큰 고생을 했습니다. 물이 역류해 거실이 물바다가 된 집도 많은데 LH 측은 뚜렷한 대책을 내놓지 않고 있습니다.

박찬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수도꼭지를 튼 것처럼 문틈으로 물줄기가 줄줄 흐릅니다. 물이 어느새 거실 전체를 뒤덮었습니다.

경기도 김포의 새 아파트 단지인데 지난겨울 발코니의 세탁실 배수관이 얼어버린 겁니다.

지난해 9월부터 1,580세대가 입주한 상태인데 처음 맞는 겨울, 1천 세대에서 배관이 얼었습니다. 얼어서 막힌 배수관에서 물이 넘쳐 벽틈으로 실내에 스며든 세대만도 40곳이 넘습니다.

[권보규/아파트 입주민 : 자고 일어났는데 갑자기 집이 물에 다 잠겨 있더라고요. 느닷없이 당한 재해라고 해야 되나. 그런 느낌도 있고.]

경기 고양시에서도 같은 일이 벌어졌습니다. 이 아파트 단지도 1,800여 세대 중 60곳이 배수관 결빙 피해를 겪었습니다.

[김야현/아파트 입주민 : 당연히 화가 나죠. 물을 막을 수는 없는 상황이었으니까요.]

공교롭게 두 아파트 모두 LH 한국토지주택 공사가 설계한 임대 아파트입니다.

시행사인 LH는 결로를 막기 위해 항상 열려 있도록 설계된 발코니 외벽 아래쪽의 환기구로 찬 공기가 들어와 배수관이 얼 수 있다고 해명합니다.

그러면서도 이런 설계에 법적인 하자는 없다고 주장합니다.

[LH 관계자 : 설계나 시방서 상의 문제는 없습니다. 저희도 조금 당황스러운 게 이 단지가 다른 단지에 비해서 (피해가) 좀 많은 편이죠.]

1천 세대가 결빙피해를 본 김포의 아파트 바로 옆에 LH가 3년 전에 지은 아파트가 있습니다. 지난겨울 820세대 가운데 결빙피해를 신고한 세대는 10곳이 안 된다고 관리사무소 측은 밝혔습니다.

이곳은 일반 분양아파트입니다. 임대아파트 피해 주민은 설계나 시공에서의 차이를 의심하면서 결빙 피해를 막기 위해 외벽에 단열재 보강을 요구하고 나섰습니다.

LH는 원하는 세대에는 환기구 개폐 장치를 설치하겠다면서도 단열재 보강에 대해서는 답을 내놓지 않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배문산, 영상편집 : 이승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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