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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저널리스트] "국가대표 가족도 못 들어가는데"…통제구역에 들어간 사람들

정윤식 기자 jys@sbs.co.kr

작성 2018.02.22 10:23 수정 2018.02.22 14:01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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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BS 뉴스가 '더 저널리스트(THE JOURNALIST)' 시리즈로 시청자 여러분을 찾아갑니다. 이번 순서는 윤성빈 선수의 스켈레톤 3, 4차 경기에서 통제구역에 들어간 고위급 인사들의 '특혜 응원' 논란에 대해 취재한 스포츠부 최희진 기자입니다. <편집자 주>

■ 윤성빈 선수가 금메달을 딴 날 '특혜 응원' 논란이 있었습니다. 어떤 상황이었나요?

윤성빈 선수가 우승을 확정 짓던 날이 스켈레톤 3, 4차 경기였습니다. 당시 현장에서 보니 박영선 국회의원이 응원을 와 있더라고요. 피니시 구역 게스트존 쪽에서 응원을 하고 있었는데 그곳은 선수들이 경기를 마치고 나서 가장 먼저 TV 화면에 잡히는 곳입니다. 그런데 박 의원 이외에 이기흥 대한체육회장,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김지용 한국선수단장, 유승민 IOC 위원, 강신성 대한봅슬레이스켈레톤경기연맹 회장 등 국내 체육계 고위 인사들도 그곳에서 응원을 하고 있었습니다.

게스트존 쪽에서 응원하는 것은 크게 문제 삼을 부분은 아닌데요. 문제가 된 부분은 윤성빈 선수가 마지막 4차 경기를 마치고 경기장을 빠져나오면서 지나간 '썰매 픽업존'이라고 불리는 장소입니다. 그곳은 경기를 마치고 결승선을 통과한 선수들이 썰매를 들고 나오는 곳입니다. 선수나 코치, 운영요원들이 출입하고 올림픽 주관 방송사인 OBS 카메라맨 등이 중계 방송 화면을 촬영하는 장소거든요. 그리고 이보 페리아니 국제봅슬레이스켈레톤연맹 회장 정도만 출입을 할 수 있는 곳입니다. 굉장히 중요한 구역이기도 하고요.

우선 선수에 대한 안전 문제가 있을 텐데요. 나쁜 마음을 먹고 출입해 선수에게 해를 끼칠 수도 있기 때문에 통제되는 구역이고요. 일반적으로 선수에게 가까이 접근할 수 있는 구역은 모두 통제가 됩니다. 기자들도 선수를 근접 촬영하려면 AD카드(AccreDitation Card·승인카드) 이외에도 별도의 조끼와 완장을 착용해야 하는 등 출입통제가 엄격하고 극소수의 인원만 들어갈 수 있는 곳입니다. 그런데 그런 장소까지 들어와서 태극기를 들고 좋아하는 모습이 TV에 중계되면서 문제가 된 겁니다. 어떻게 저 사람이 통제구역에 들어왔을까 궁금해지는 상황이었죠.

■ 통제구역에 들어갔다니 쉽게 이해되지 않는데요. 해명은 없었나요?

평창 조직위원회(이하 조직위) 대변인실은 며칠 뒤 이 일에 대한 해명 보도자료를 배포했는데요. 조직위는 박영선 의원이 국제올림픽위원회(IOC) 고위인사의 초청을 받아서 올림픽 슬라이딩 센터를 방문했고 AD를 카드를 소지하고 있었기 때문에 극소수만 들어갈 수 있는 응원 장소인 피니시 구역 게스트존까지 들어갈 수 있었다고 해명했습니다.

사실 문제가 됐던 장소는 썰매 픽업존입니다. 선수나 코치, 운영인력만 들어갈 수 있는 썰매 픽업존에 어떻게 들어갔느냐가 궁금했던 부분인데요. 이 부분에 대해서는 이보 페리아니 국제봅슬레이스켈레톤연맹 회장이 강신성 대한봅슬레이스켈레톤경기연맹 회장과 일행을 통제구역까지 안내해 들어갔다고 해명했습니다.

■ 페리아니 회장이 안내했다는 거군요. 그런데 보도자료에 석연찮은 부분이 있었다고요?

보도자료를 보는 순간 이상한 점이 있었습니다. 어떻게 통제구역인 썰매 픽업존까지 들어가라고 안내했을까 의아했고 이 해명을 곧이곧대로 믿어야 할지 의심스럽더라고요. 이탈리아 사람인 페리아니 회장은 한글로 된 보도자료를 이해하지 못했겠죠. 모르고 있다가 페리아니 회장이 이 내용을 전해 들은 겁니다.

페리아니 회장이 그 이야기를 듣고 깜짝 놀라면서 "무슨 이야기냐, 난 그런 적이 없다, 말도 안 되는 소리다"라면서 발끈했다고 해요. 그리고 사실을 정확히 알리고 싶다며 한국 언론과 인터뷰를 하고 싶어 했고 전화 인터뷰를 할 수 있었죠.

페리아니 회장은 전화 통화에서 "내가 안내했다는 건 사실이 아니다"라고 이야기 했습니다. 그러면서 강신성 대한봅슬레이스켈레톤경기연맹 회장하고는 친분이 있는 사이라고 하더라고요. 같은 연맹에 있기 때문에 교류도 있었고 만난 적도 있기 때문에 강 회장에게 윤성빈 선수가 우승을 하면 피니시 구역에 들어가서 축하할 기회를 주겠다고 사전에 약속을 했다는 겁니다.

윤성빈 선수가 결승선을 통과한 직후 페리아니 회장은 강 회장한테만 들어오라면서 문을 열어줬다고 합니다. 그런데 일행들이 같이 우르르 따라 들어가게 된 거죠. 페리아니 회장은 "나는 강신성 회장한테만 얘기했고 아는 사람도 그 사람밖에 없다"며 굉장히 억울해하더라고요. 통화에서도 격분한 상태로 이야기를 했습니다.

■ 이런 논란은 과거에도 종종 있었는데요. 개선이 필요해 보입니다.

이 사건은 진정성의 문제라고 생각됩니다. 정치인이라고 해서 경기장에 응원하러 가지 말라는 법은 없습니다. 응원 자체를 비난할 수는 없는 거고 정치인도 경기장에 가서 당연히 선수를 응원하고 격려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윤성빈 선수 같은 경우 경기 당일에 어머니와 여동생, 친척분들이 응원왔습니다. 그런데 이분들도 티켓을 사서 일반 관중석에서 응원을 하셨거든요.

스켈레톤 뿐만 아니라 동계 올림픽에는 종목들이 굉장히 많습니다. 비인기종목도 있고 크로스컨트리 스키, 알파인 스키, 바이애슬론 등 다양한 종목들이 있습니다. 고위급 인사들이 관심이 집중되는 경기에만 가는 것이 아니라 주목 받지 못하는 종목 경기장에도 찾아와서 힘을 보태주시고 다양한 종목의 선수들에게 격려를 해주신다면 정말 좋을 것 같습니다.
최희진 기자저는 SBS 스포츠부의 최희진 기자입니다. 제가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담당하고 있는 종목은 봅슬레이, 스켈레톤, 루지라는 썰매 종목입니다. 2015년 말부터 썰매 종목을 맡고 있는데요. 2년이 넘는 시간 동안 애정도 생겼고 이번 올림픽을 위해 선수들이 준비한 만큼 저도 취재를 위해 많은 준비를 했습니다. 남은 기간 더 열심히 취재해서 생생하고 재미있는 소식 전해드리겠습니다.

(기획 : 정윤식 / 구성 : 안준석, 장아람 / 촬영 : 김흥식 / 편집 : 한수아 / 내용정리 : 문희원, 박기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