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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저널리스트] "MB가 주인보다 자주 왔다"…이명박의 '수상한 별장' 추적기

정윤식 기자 jys@sbs.co.kr

작성 2018.02.11 16:55 수정 2018.02.11 17:12 조회 재생수3,2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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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BS 뉴스가 '더 저널리스트(THE JOURNALIST)' 시리즈로 시청자 여러분을 찾아갑니다. 이번 순서는 이명박 전 대통령의 숨겨진 재산이라는 의혹이 제기된 경기도 가평의 수상한 별장과 테니스장을 추적 취재하고 있는 기획취재부 박하정 기자와 정성진 기자입니다. <편집자 주>

■ 다스 실소유주가 MB라는 검찰의 잠정 수사결과를 SBS가 단독 보도했습니다. 이번에는 별장이군요.

이명박 전 대통령의 처남 김재정 씨의 상속재산과 관련된 문서를 입수하면서 내용을 알아보기 시작했습니다. 이 문건은 참여연대에서 검찰에 고발하면서 제출한 적이 있는 문건입니다. 이 문건에는 2010년 김재정 씨가 사망하면서 아내인 권 모 씨에게 넘어가는 재산 목록이 나열돼 있습니다. 재산을 상속받게 되면 당연히 상속세를 내야 합니다. 그런데 일반적으로 생각했을 때 상속세를 현금이 아닌 물납을 하거든요. 그리고 물납에도 규정이 있습니다.

재산으로 대신 세금을 낸다고 할 때 아무거나 마음대로 낼 수 있는 겁 아닙니다. 주식, 부동산 이런 순서대로 내야 하는 규정이 있거든요. 그런데 권 씨의 부동산 중에 물납 대상에 포함되지 않은 부동산이 남아 있다는 걸 문건에서 확인하게 됩니다. 그 부동산이 경기도 가평에 있는 별장과 인근의 땅이었고요. 김재정 씨의 경우 이 전 대통령의 재산을 차명으로 가지고 있는 사람이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었거든요. 그래서 현장에 직접 갔고 별장이 정말 누구의 것인지 확인하기 위해 취재를 시작하게 됐습니다.

■ 이명박 전 대통령의 소유로 의심되는 '수상한 별장'이라는 거죠? 직접 가서 보니까 어땠나요.

별장은 가평군 설악면에 있습니다. 설악IC에서 한 30분 정도 더 가면 되는데요. 교통이 잘 돼 있다고 말씀드릴 순 없지만 처음 가서 느낀 것은 전망이 좋다는 점이었습니다. 실제로 가보니 그 지역을 '된섬'이라고 부르더라고요. 섬은 아니지만 한반도처럼 살짝 들어간 목 부분이 있고 삼면이 호수로 둘러싸여 있습니다. 사실 별장에 처음 갔을 때는 길을 못 찾았어요. 어떻게 들어가야 하는지도 모르고 길을 헤맸습니다.

그러다 다른 건물에 있는 길을 통해서 들어갔는데 처음 드는 생각이 '아 여기서 쉬면 기분 좋겠다'라는 거였어요. 별장에서 100m 정도 앞에는 잔디밭이 펼쳐져 있고 그 앞에는 호수가 잔잔하게 흐르고 있었습니다. 별장은 4채가 있었는데 전부 호수 쪽을 바라보면서 쉴 수 있는 구조로 돼 있더라고요. 직접 보고 나니까 왜 여기에 별장을 지었는지 이 땅을 상속세로 내지 않고 갖고 싶었는지 의문이 좀 풀리더라고요.

■ 역시나 굉장히 경치가 좋은 곳이군요. 별장의 소유 구조는 어떻게 됩니까?

별장과 땅의 지분은 7명이 공유하고 있습니다. 별장이 4채가 있는데 1채가 김재정 씨의 부인인 권 씨의 소유고 나머지 3채는 1채당 2명씩 지분을 공유해서 총 7명이 4채를 가지는 구조가 되는 겁니다. 그리고 별장을 가진 7명이 그 일대의 땅 지분도 공유하고 있습니다. 김재정 씨가 사망하면서 부인인 권 씨에게로 재산 명의가 넘어갔고 나머지 6명에 대해서도 확인을 해봤는데요. 3명은 당시 현대건설 부사장이었고 나머지 3명은 현대그룹 계열사 임원이었습니다.

땅을 매입해 별장이 들어설 때가 88년~90년 사이였는데 그 때가 이명박 전 대통령이 현대건설 회장으로 있던 시기거든요. 그런데 김재정 씨는 현대건설에 잠깐 근무한 적은 있지만 임원까지 한 적은 없습니다. 때문에 별장이 현대건설 혹은 현대그룹 임원들이 공유했던 게 아닌가라는 생각이 자연스럽게 들게 되죠. 그리고 별장과 이 전 대통령 사이에 고리가 하나 확인된 게 아닌가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별장을 7명이 공유하고 있는데 그 중 한 사람을 시행사 관계자가 직접 만나서 이야기를 했다고 하더라고요. 시행사 관계자 말에 따르면 그 공유자는 별장 일대를 크게 개발하고 싶어했대요. 그런데 이 전 대통령의 반대로 못하고 있다는 말을 했다고 합니다. 이 전 대통령이 법적 소유자가 아닌데도 이 전 대통령의 허락이 있어야 개발을 하거나 계획을 세울 수 있다는 이야기를 한 겁니다. 이 부분도 별장과 땅이 이 전 대통령의 은닉 또는 차명 재산이 아닌가 하는 의혹을 뒷받침 한다고 볼 수 있는 거죠.

■ 별장이 30년 가까이 잘 관리된 셈입니다. 이웃 주민들도 이명박 전 대통령을 봤다고 증언했다고요?

별장 인근에 지나가는 사람들을 잡고 물어보면 '아, 이명박 전 대통령 별장', '아, 현대 사람들 별장' 이런 말이 자연스럽게 나왔습니다. 부동산 입구에 아파트 시세 같은 걸 적어두잖아요. 부동산에도 된섬의 위치에 정확하게 '이명박 전 대통령 별장', '현대가 별장'이라고 광고를 해놨습니다. 이 전 대통령과 현대가의 별장이 있는 좋은 위치라는 것을 사람들에게 소개해주는 겁니다. '별장이 이 전 대통령의 소유가 맞나'라는 의문이 있는데 가평군 설악면에 사는 사람들에게는 의문이 아니었습니다.

취재하면서 근처에서 슈퍼를 운영하시는 할머니 한 분이 기억에 남았는데요. 그분은 아무렇지 않게 "이 전 대통령이 작년 여름에 경호원들 4명을 데리고 개와 함께 운동했다", "근처에 골프장이 있는데 골프를 치러 자주 온다" 이렇게 이야기를 하시더라고요. 그리고 이 분이 이 전 대통령과 마주쳤는데 이 전 대통령이 다가와서 먼저 악수를 건네고 인사까지 했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만큼 이 전 대통령이 별장을 찾는 게 지역 사람들에게는 당연한 얘기였던 거죠.

별장 관리인과도 만났는데 관리인 말에 따르면 이 전 대통령이 미리 이야기를 하고 별장에 오는 건 아니라고 합니다. 그래서 연락이 오면 '누가 오는구나' 정도로 생각을 했는데 주변에서 이 전 대통령이 나타났다는 소문이 들려왔다고 해요. 관리인도 소문을 듣고 '아 이번 여름에도 이 전 대통령이 한동안 왔다 갔구나'라고 생각했다고 합니다.

■ 테니스장 이야기를 해보죠. '테니스광' 이명박 대통령과 연결 고리를 발견했다고요?

별장 뒤에 있는 타운하우스에 대해 먼저 이야기할 필요가 있는데요. 타운하우스는 전원주택 같은 건물 여러 채를 같이 배치해 놓은 복합형 주택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그 지역이 전망이 좋다 보니 사람들이 분양받을 수 있는 타운하우스가 들어오게 된 거죠. 별장 바로 뒤, 별장을 내려다보이는 곳에 있습니다. 타운하우스가 2009년에 만들어졌는데 공사를 한 시행사 측이 이명박 전 대통령 전용 테니스장을 만들어줬다는 이야기를 관계자를 통해 들을 수 있었습니다.

실제로 보면 위치상 테니스장이 별장보다 타운하우스에 더 가깝게 보입니다. 그런데 타운하우스 주민들은 테니스장을 쓸 수 없었고 별장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테니스장을 썼다고 합니다. 사실 이 별장과 테니스 장은 2007년 이 전 대통령이 대통령이 되기 전부터 논란이 됐던 부분이거든요. 당시 안민석 전 민주당 의원이 이 별장과 테니스장을 두고 뭐 호화 별장이다라는 의혹을 제기한 적이 있었습니다.

당시 서울시 테니스 협회장이었던 선 모 씨 그리고 이 전 대통령 등 테니스 치는 사람들이 모여서 여성 성악가를 불러 호화 파티를 열었다는 의혹이 제기됐습니다. 그런데 이 전 대통령 측은 "순수한 동호회 모임을 부풀려 음해한다"라고 대응했고 이는 명예 훼손 논란으로까지 번졌던 사건입니다.

■ 테니스장 보수 공사에 청와대 직원이 개입했다는 증언도 나왔습니다. 이게 어떻게 된 일이죠?

타운하우스 시행사 측과 계속 접촉하면서 취재를 이어갔는데 시행사 관계자를 통해 뜻밖의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2009년에 타운하우스가 만들어졌는데 이때는 2008년 2월에 취임한 이명박 전 대통령의 임기 한 해가 지난 후입니다. 당시 이 전 대통령이 별장에 와서 타운하우스를 보고 별장 바로 뒤에 들어서는 것을 보고 놀랐다고 합니다. 그리고 테니스장을 보수했는데 이를 청와대 경호처 직원과 합의했다는 것도 시행사 관계자를 통해 들을 수 있었습니다.

구체적으로 테니스장 바닥 재질, 울타리, 조명 등을 어떤 것으로 교체해야 하는지 청와대 경호처가 직접 협의를 했고 경호처 측에서 요구하는 대로 공사했다고 합니다. 처음에는 바닥을 인조잔디로 해달라고 했다가 우레탄으로 재질을 바꿔 달라고 해서 그대로 했다고 시행사 관계자가 이야기하더라고요. 1억 6천~7천 정도 들었는데 이 비용을 따로 받지는 않았고 공사하는 시행사와 시공사가 같이 부담했다고 했습니다.

만약 별장과 땅의 주인이 이 전 대통령이라는 게 밝혀지고 테니스장 보수 공사 비용을 부담하지 않은 채로 테니스장을 이용하고 공사된 테니스장을 받은 거라면 당시 공직자 신분이었다는 점을 고려할 때 뇌물로 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이 됩니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청와대 경호처가 직접 개입해서 시행사 관계자들에게 억지로 시킨 것이 확인되면 이 부분 역시 공직자들이 직권을 남용한 것이 아니냐는 의심을 할 수 있습니다.

◆ 박하정 기자 / SBS 기획취재부
박하정 기자현재 주인인 권 모 씨는 한 번도 별장에 온 적이 없다고 관리인이 이야기하고 있거든요. 그래서 별장을 취재하면서 느꼈던 게 권 씨가 별장뿐만 아니라 다른 재산도 많이 상속받았고 다스 주식과 관련해서도 의혹이 남아있기 때문에 직접 만나서 설명을 듣고 싶었거든요. 취재진이 몇 시간을 기다려서 만나긴 했지만 아무런 답도 듣지 못했고 황급히 자리를 피하더라고요. 권 씨든 이 전 대통령이든 이 일에 관련돼 있거나 책임이 있는 사람들은 의혹에 대해 무작정 모른다며 회피할 게 아니라 현대 건설 의혹 등 풀리지 않은 것에 대해 해명하는 자리가 있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 정성진 기자 / SBS 기획취재부
정성진 기자"다스가 누구 거냐"라는 질문에 이제 "MB 거다"라는 이야기가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 그런데 가평 별장에서도 주민들이 다 "별장은 MB 거다"라고 말하더라고요. 별장뿐 아니라 이명박 전 대통령의 은닉, 차명 재산으로 추정되는 수많은 재산이 전국 각지에 있는 것으로 보이는 상황인데요. 검찰 수사를 통해 밝혀져야 될 부분들이지만 사실 실소유주는 누가 말해 주지 않으면 해결이 어렵거든요. 누구든지 "사실 이 전 대통령의 돈이었다, 땅이었다"라는 증언을 해줘야 하는 겁니다. 때문에 이런 부분을 말하고 싶은데 검찰에 증언하기 힘들다면 SBS 측에 연락을 해주시길 바랍니다. 그 부분을 더 취재해서 더 좋은 보도를 하겠습니다.

(기획 : 정윤식 / 구성 : 안준석, 장아람 / 촬영 : 주범 / 편집 : 이홍명, 김보희, 한수아 / 내용정리 : 문희원, 박기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