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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리포트] 피할 수 없는 소매업계의 '몰락'…일자리는 이동한다

[월드리포트] 피할 수 없는 소매업계의 '몰락'…일자리는 이동한다
▲ 위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이 없습니다.

지난해 미국의 전통적 소매업계는 매장 폐쇄와 파산 보호 신청 등으로 우울한 한 해를 보냈지만 연말 만큼은 톡톡히 특수를 누렸습니다. 탄탄한 고용시장을 바탕으로 소비 심리가 회복되면서 미국의 소비자들이 드디어 지갑을 열었습니다. 크리스마스 이전은 물론 이후에도 30~50달러 안팎의 선물 받은 상품권을 쓰기 위해 12월 마지막 주까지 쇼핑에 나선 사람들이 꽤 많았습니다.

그런데 19만 개 정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던 12월 미국의 비농업부문 신규 일자리 수는 14만 8천 개 증가에 그쳤습니다. 여기에는 일자리가 2만 개쯤 줄어든 소매업 부문의 부진이 큰 영향을 끼쳤습니다. 이 수치는 지난해 3월 이후 가장 큰 폭의 감소세입니다. 

특히 대형 백화점이나 할인점이 부진을 면치 못했는데 무려 2만 8천 개의 일자리 수가 여기서 줄었습니다. 건강 식품, 의류, 액세서리 부문의 실적도 좋지 못했습니다. 반면 식음료, 전자기기, 가구, 자동차 부품 쪽의 선전으로 그나마 감소 폭을 줄일 수 있었습니다. 이번 쇼핑 시즌만 못했던 2016년 12월에도 소매업 부문의 일자리는 6천 개 이상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아마존
사상 최고의 쇼핑 시즌을 보냈는데도 소매업 부문의 일자리가 오히려 줄었다는 것은 무엇을 뜻할까요? 그만큼 아마존을 비롯한 온라인 쇼핑이 대세로 굳어지고 있다는 것을 뜻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여기에는 잘 알려지지 않은 사실도 영향을 미칩니다. 미 노동부는 아마존 같은 전자 상거래 업체와 관련된 일자리를 소매업에 포함시키지 않습니다. 실제로는 이들이 소매 업계를 지배하고 있는데도 말입니다.

예를 들어 온라인 소매업체에 물품을 배달해주거나 보관해주는 업종의 경우 소매업이 아닌 운송업이나 창고업으로 분류합니다. 지난해 전체로 보면 운송업과 창고업에서 순수하게 늘어난 일자리가 7만 4천 개로 소매업 전체에서 줄어든 일자리를 상쇄하고도 남습니다. 아직 미국에서도 전자 상거래 관련 일자리를 어떻게 분류할 것인지 뚜렷한 기준이 마련돼 있지 않다고 합니다.

연말 쇼핑 특수에 임시직 고용이 늘어났음에도 불구하고 전통 소매업체들의 몰락은 피할 수 없는 흐름으로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지난해 330개 매장의 문을 닫았던 시어스는 올 4월까지 백화점과 K마트 103곳을 폐점할 예정입니다. 메이시스도 지난해 100여 개에 이어 올 상반기 매출 실적이 떨어지는 매장 11곳을 폐쇄합니다. 그만큼 아마존 같은 온라인 업체들의 득세가 예상됩니다. 일자리는 언제나 이동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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