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썰렁한 박종철 기념관…"경찰 대신 시민 품으로"

<앵커>

6월 민주항쟁을 다룬 영화 '1987'이 관심을 받으면서 당시 박종철 열사가 고문당한 이곳 남영동 대공분실도 주목받고 있습니다. 지금은 인권센터로 바뀌어서 경찰이 관리하고 있는데 엄밀히 말해 당시 가해자 측이 운영하는게 맞냐는 지적이 있지요. 그래서 시민사회가 운영하는 인권 기념관으로 만들자는 청원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김기태 기자입니다.

<기자>

[영화 '1987' : 조사관이 책상을 탁 치니 억 하고….]

최근 개봉한 영화 '1987'의 배경이 된 남영동 대공분실입니다.

사람이 뛰어내리지 못하도록 좁게 만들어진 고문실 창문. 연행한 사람을 끌고 들어간 뒷문과 조사실로 이어진 계단도 당시 그대로입니다.

이곳의 계단은 좁은 나선형으로 되어 있어 올라오면서 위치감각을 잃게 되는데요, 또 철제계단의 이 쿵쿵 소리는 공포감을 극대화 시킵니다.

박종철 고문치사사건이 벌어진 509호실과 기념전시실이 있는 이곳은 경찰청 인권센터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지난 5년간 이곳을 찾은 관람객은 2만 5천 명으로 하루 평균 10여 명에 불과합니다.

관람객을 안내하는 사람도 없습니다.

[김민지/인천 서구 : 일단 건물을 들어오는 것 자체가 위화감이 컸거든요. 처음에 들어가는 입구부터 분위기도 삼엄하고 방문증이 없으면 들어갈 수 없다는 게 말이 안 된다고 생각해요.]

박종철기념사업회와 유족들은 이곳을 시민사회가 운영하는 인권기념관으로 바꿔달라는 청원 글을 청와대 게시판에 올렸습니다.

[김학규/박종철기념사업회 사무국장 : 경찰은 자신들의 부끄러운 과거를 드러내는 게 부담스럽다 보니 적극적인 홍보도 하지 않고요. 시민사회가 운영하게 되면 이곳을 역사적 공간으로 의미를 적극적으로 홍보도 할 수 있고요.]

민간이 운영하는 이한열 기념관의 경우 전시실이 잘 꾸며져 있고 열사를 기억하는 행사도 꾸준히 열리고 있습니다.

경찰은 박종철 기념관에 대해 시민들과 더 가까운 공간으로 만들 방법이 있는지 논의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영상취재 : 최준식·이용한, 영상편집 : 이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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