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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리포트] 일본 9조 엔 리니어 신칸센 공사…담합에 휘청

최호원 기자 bestiger@sbs.co.kr

작성 2017.12.18 16:34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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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대표 이미지:[월드리포트] 일본 9조 엔 리니어 신칸센 공사…담합에 휘청
일본 도쿄지검 특수부가 총 사업비 9조 엔(우리 돈 88조 원)에 달하는 '리니어 신칸센 사업'에 칼을 빼들었습니다. 오늘(18일) 일본 신문들은 일제히 도쿄지검 특수부가 공사에 참여한 대형 건설사 4곳에 대한 압수수색에 들어갈 방침이라고 보도했습니다. 수사 대상 건설사들은 오오바야시구미, 가지마건설, 시미즈건설, 다이세이건설 등입니다. 보도가 나가자마자 특수부는 곧바로 오늘 오전 가지마 건설과 시미즈 건설 두 회사를 압수수색했습니다.
도쿄지검, 담합 혐의로 대형 건설사들 압수수색(NTV 보도)4개 사는 현재 계약이 완료된 공사 구간 22곳 가운데 15곳(68%)을 나눠 따낸 상태입니다. 아사히신문은 이 회사들의 전현직 간부들을 취재해 발주사인 JR도카이가 2011년 6월 개통 구간을 정식 발표하기 전 이미 건설사들끼리 각 구간의 주요 낙찰 회사를 사전 협의했다고 보도했습니다. 각 구간별 사업비는 대부분 1조 원 이상입니다.

도쿄지검 특수부는 앞서 8일과 9일에는 오오바야시구미 사를 압수수색했습니다. 오오바야시구미는 2016년 4월 나고야시의 새 신칸센역 출입구 공사를 따냈습니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경쟁사와 사전 협의를 한 사실이 드러난 겁니다. 일본 검찰은 이를 독점금지법 위반으로 보고 있습니다. 발주사인 JR도카이의 직원도 입찰 상한 금액을 사전에 유출한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고 있습니다. 수사에는 일본 공정거래위원회도 가세했습니다.

일본 대기업 건설사들이 담합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는 것은 근 10년 만입니다. 일본 건설업계의 담합은 고질적인 병폐입니다. 1990년대에는 전국 곳곳에 크고 작은 건설 담합 조직(협의체)들이 있을 정도였습니다. 검찰 수사가 반복되고 독점금지법까지 시행되자 2005년 건설사들은 이른바 담합 결별 선언을 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2년 뒤인 2007년 나고야 지하철 공사에서 또 다시 담합이 적발됐습니다. 이후 10년 만에 불거진 대형 담합 수사에 관심이 집중되는 이유입니다.

최근 일본에선 2020년 도쿄올림픽을 앞두고 각종 사회 인프라 공사가 한창입니다. 2011년 동일본 대지진과 2016년 구마모토 대지진의 복구 공사도 진행 중입니다. 공공 건설사업이 크게 늘면서 건설업계가 또 다시 담합의 유혹에 빠져버렸다는 지적입니다.
일본 리니어 신칸센 시험운행 모습문제는 그 대상이 아베 정부의 최대 사업이라고 할 수 있는 리니어 신칸센 공사라는 겁니다. 리니어 신칸센은 자기부상 열차로 일반 신칸센보다 거의 두 배 빠른, 최고 시속 600㎞ 이상으로 달릴 수 있습니다. 이를 위해선 곡선이 거의 없는 직선(Linear/리니어) 노선이 필요합니다. 이를 위해선 일본의 남알프스 구간을 관통해야 합니다. 난코스 공사가 많기 때문에 대기업 건설사들이 대거 입찰에 참가했습니다.

리니어 신칸센 구간과 주요 통과지역의 이용인구당초 계획은 도쿄-나고야 간 1차 공사를 2027년까지 완료하고 8년간 공사를 쉰 뒤 2035년 다시 공사를 시작해 2045년 오사카까지 개통을 끝내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지난해 5월 발주자인 JR도카이는 중간 휴지 기간 8년을 없애고 2027년 곧바로 2차 구간 공사를 시작하는 것을 검토 중이라고 발표했습니다. 그 배경에는 역시 건설사들에게 각종 금융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는 아베 정부의 약속이 있었다는 분석입니다.

아베 정부와 자민당이 리니어 신칸센 사업을 밀고 있다는 점에서 일각에선 이번 사건이 자칫 정치권으로 불똥이 튈 수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일본 최대 민영방송 네트워크 NNN의 여론조사에 따르면 지난 15-17일 사흘간 조사된 아베 내각의 지지율은 37.8%로 4개월 만에 다시 40%대 이하로 떨어졌습니다. 리니어 신칸센 공사 문제가 기업 비리를 넘어 정치 문제화될 경우 아베 정권은 지난 여름 각종 사학 재단 스캔들 이후 또 다시 궁지에 내몰릴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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