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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업계 학교, '병역 특례'로 학생들 압박…졸업 후엔 외면

직업계 학교, '병역 특례'로 학생들 압박…졸업 후엔 외면

김종원 기자 terryable@sbs.co.kr

작성 2017.12.01 20:26 수정 2017.12.01 21:52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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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그렇다면 교육 현실에 맞게 앞으로 어떤 점을 더 신경 써야 하는 지 하나씩 짚어보겠습니다. 먼저 직업계 학교가 취업률에 목을 매는 건 매년 2월 1일 기준으로 학생 취업률에 따라 정부 예산지원이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그러다 보니 학교가 이 시점의 취업률만 신경 쓰며 학생들 고통은 외면하고, 그 뒤에는 회사를 다니는지 관심조차 갖지 않습니다.

실태를 김종원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이른바 맞춤형 취업으로 공장 현장실습에 나갔던 A 씨. 병역 특례를 바라보고 했던 선택을 두고두고 후회하고 있습니다.

[A 씨/2012년 직업계 고등학교 졸업 : (제가 현장실습 했던 업체가) 사출을 하는 회사였는데 사출을 해서 나온 제품이 평균 온도가 200도 이상이에요. 그걸 맨손으로 들고 깎아요. 그 당시 손바닥이 다 벗겨졌었어요.]

하루 12시간 일하며, 휴일에도 야근했고, 폭행까지 당했다고 합니다.

[A 씨/2012년 직업계 고등학교 졸업 : (현장실습 업체 직원이) 막 욕을 하면서 '왜 이따위로 기계를 조작하냐'라고 (폭언을 하더라고요.) 그러더니 갑자기 손찌검을 하더라고요. 얼굴을 잡고 밀치면서, 목을 잡고 막.]

나중에 실습이 끝나고 취업하면 병역 특례를 받을 수 있는 업체였는데 그걸 빌미로 혹사시켰던 겁니다.

너무 힘들어 그만둬야 할 정도라고 고통을 호소하면 어떤 학교는 선생님들이 이런 반응을 보인다고 합니다.

[B 씨/직업계 고등학교 졸업 : (제가 현장실습 나간) 산업체가 군대가 면제되는 곳이었거든요, 계속 다녔다면. 그런데 제가 (실습 그만두고) 대학 가겠다고 하니까 선생님이 '너 군대 문제는 어떻게 하냐? 너 그러면 군대 가서 지뢰 밟고 다리 터진다'고 (막말을 하셨어요.)]

병역 특례로 설득이 안 되면 돈 문제를 꺼내는 학교도 많다고 합니다.

[A 씨/2012년 직업계 고등학교 졸업 : 네가 (현장실습을) 1년을 다니지 못하면 장학금하고 교육비는 다시 국가에서 환수한다, 위약금을 또 다 물어야 한다고 하니까 그 어린 나이에 압박감이 있어서 (어떻게든 참고 다녔던 거 같아요.)]

모두가 매년 2월 1일 학생 한 명이라도 더 취업 상태에 있도록 하기 위해서입니다.

그 시점이 지나면 학교는 더 이상 학생에게 신경 쓰지 않는다고 합니다.

[A 씨/2012년 직업계 고등학교 졸업 : (친구들도 학교가 연결해 준 업체가 아니라) 다 자기들이 면접 보고 구한 회사들이에요. 학교한테 많이 서운했어요. 저희를 보호해 줬으면 덜 그랬을 텐데. 알면서도 쉬쉬하고.]

직업계 학교의 특성에 맞게 취업을 중시한다면, 한 시점의 취업률보다 취업이 잘 유지되는지를 학교 평가와 예산 지원의 근거로 삼는 게 바람직합니다.

(영상취재 : 조창현, 영상편집 : 김종우, VJ : 김준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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