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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역대 최대 피해 포항 지진, 땅도 최고 6cm 정도나 이동했다

안영인 기자 youngin@sbs.co.kr

작성 2017.12.01 11:47 수정 2017.12.01 13:52 조회 재생수9,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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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 지진이 발생한 지 2주가 넘게 지났다. 포항 지진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조금씩 줄어드는 경향이 있지만 여진은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지금까지 발생한 규모 2.0 이상 여진은 모두 68회, 지난 11월 25일 규모 2.3 여진 이후 잠시 잠잠해지는 듯하더니 오늘 아침 또 한 차례 땅이 흔들렸다. 규모는 2.4였다. 경주 지진의 여진이 1년 이상 이어진 점을 고려할 때 포항 지진 역시 상당 기간 여진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오늘(1일) 11시 현재까지 포항 지진으로 인한 인명피해는 92명, 84명은 귀가했지만 8명은 여전히 병원 치료를 받고 있다. 이번 지진으로 인해 이재민도 1,385명이나 발생해 912명은 아직도 집에 돌아가지 못하고 있다. 학교와 항만, 문화재 등 공공시설 644개소가 피해를 봤고 주택과 상가, 공장 등 사유 시설도 3만 1천 개소나 피해가 발생했다. 역대 최대 지진 피해다.

포항 지진은 피해뿐 아니라 지진으로 인해 땅이 가장 많이 이동한 지진으로 기록될 전망이다. 연세대(지구시스템과학과 원중선 교수)와 세종대(공간정보공학과 김상완 교수), 서울시립대(공간정보공학과 정형섭 교수), 부산대(지질환경과학과 홍상훈 교수), 강원대(과학교육학부 이창욱 교수) 등 국내 다섯 개 대학 위성-지진 연구그룹이 위성에서 고성능 영상레이더(SAR)로 관측한 자료를 이용해 지진 발생 전후에 포항 지역 땅이 얼마나 움직였는지 분석한 결과 최고 6cm 정도 땅이 움직인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유럽연합의 Sentinel-1 위성, 일본의  ALOS-2 위성, 이탈리아의 COSMO-SkyMed 위성 등 3개의 위성에서 관측한 지진 발생 전후의 자료를 이용해 포항 지역의 땅 움직임을 3차원적으로 분석했다
<그림 1> 포항 지역 지진 전후 지표변위(자료: 위성-지진 연구그룹)이번 포항 지진으로 인한 지표변위(이동)을 보면 지진이 발생한 지점, 특히 진앙 동쪽 부분이 크게 솟아오른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그림1 참조). 화살표는 지표의 이동 방향과 크기, 등고선은 0.5cm 단위로 수직 방향의 변위, 적색은 상승, 청색은 하강을 나타낸다. 그림을 보면 변위가 가장 크게 나타나는 포항 흥해읍 지역은 수평 방향으로 4cm 이상 이동하고, 수직 방향으로도 4cm 이상 솟아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수평 방향과 수직 방향을 합성해 3차원적으로 고려하면 땅이 최고 6cm 정도 북동쪽으로 솟아 오르면서 이동한 것이다. 반면에 진앙 남동쪽에는 푸른색으로 표시된 지역이 있는데 0.5~1cm 정도 땅이 가라앉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그림 2> 포항 흥해 지역 지진 전후 지표변위(자료: 위성-지진 연구그룹)진앙이 위치한 포항 흥해읍 지역의 지표 이동을 흥해읍 북쪽에서 바라보면 진앙을 중심으로 그 주변 지역에서 땅의 움직임이 가장 뚜렷하게 나타났음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다(그림 2 참조). 흥해읍의 경우 약 3cm에서 최고 4cm 이상 땅이 솟아 올랐고 3cm 정도 북동 방향으로 이동했다는 것을 뚜렷하게 볼 수 있다. 반면에 진앙의 서쪽과 남쪽에서는 땅이 가라 앉았고 땅의 이동 방향도 진앙 부분의 북동쪽과는 달리 동쪽 방향임을 확인할 수 있다.

포항 지진으로 인한 피해는 포항 흥해읍에만 한정된 것은 물론 아니다. 다만 지표 이동으로 추정할 때 큰 피해는 지표 이동이 큰 진앙 주변에 집중 됐을 것이라는 것을 쉽게 예상할 수 있다. 또한 액상화 등 이번 지진에 수반된 다양한 현상이 집중된 지역도 지표의 이동과 연관되었을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즉, 위성을 이용한 지표의 이동 분석이 지진 피해가 큰 지역을 예상하고 집중적으로 조사가 필요한 지역을 설정하는데 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뜻이다.

또한 지표 이동 분석 결과는 이번 지진을 일으킨 단층의 위치와 크기, 단층면에서의 이동 특성 등을 추정하는데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연구팀은 예상했다.

이번 포항 지진은 경주 지진과 비교해 땅이 3배 정도나 많이 움직인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포항 지진의 진원이 6.9km로 경주 지진의 진원 약 15km에 비해 훨씬 얕은데다 포항 지역은 지하에 아직 단단하게 굳지 않은 퇴적층이 존재하기 때문에 땅의 이동이 컸던 것으로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