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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만 나도 심장이 '쿵'…"집 가기 두렵다" 밤새 뜬눈

<앵커>

포항 지역에는 어젯(15일)밤과 오늘 새벽까지 수십차례 여진이 이어졌습니다. 때문에 집에 돌아가지 못하고 임시 대피소에서 밤을 보낸 사람들 대부분은 잠을 이루지 못했습니다.

피해지역 분들에게 참 길게 느껴졌을 지난 밤 상황을 현지에서 원종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포항 흥해읍의 한 아파트입니다. 깜깜한 밤, 기울어지고 금 간 아파트 건물에서 주민들이 서둘러 짐을 챙겨나옵니다.

[김윤지/포항시 북구 : (출산 예정일이) 일주일 안팎이라서 안전한 곳으로 가려고요. 짐 챙기고 있는 도중에도 여진이 발생해서 많이 놀랐어요.]

옆 아파트 주민들도 이불과 가재도구 몇 가지 챙겨 들고 서둘러 집을 나섭니다.

[박해옥/포항시 북구 : 이 통로는 아무도 없더라고요. 내가 무서워서 못 자겠어요. 나가야지. 벽이 이렇게 갈라지면 안 좋거든요.]

차 안에서 추위를 피하고, 임시 대피소에서 놀란 가슴을 달래보지만 불안함은 쉽게 가시질 않습니다.

[정태호/지진 대피 시민 : 집사람하고 딸내미하고 손녀하고 며느리하고 와 있어요. 집에 도저히 있을 수가 없어요, 불안해서.]

컵라면으로 끼니를 때우고 긴급 지원된 모포를 덮고 누웠지만 쉽게 잠들지 못합니다.

[박경열/지진 대피 시민 : 자다가 옆으로 (사람이) 잠깐 지나가서 약간만 울리고 소리만 나도 사람들이 깜짝깜짝 놀라고 그럽니다.]

피해 주민들이 숙식을 해결하고 있는 흥해실내체육관인데요, 이곳 전체가 흔들릴 정도의 여진이 계속 이어지면서 많은 주민들이 밤잠을 제대로 이루지 못했습니다.

[힘내세요. 어르신!]

자원봉사자의 따뜻한 말 한마디에 전해지는 위로도 잠시, 무너진 집을 생각하면 마음이 무겁기만 합니다.

[이순애/지진 대피 시민 : 집 벽에 금이 많이 가고 그랬는데, 조금 전에 갔다 왔는데 너무 불안하고 겁나고 그래요. 하루빨리 지진이 멈췄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계속되는 여진 속에 복구 작업은 손도 못 댄 상태여서 1천500명 넘는 이재민들의 걱정과 근심이 깊어만 갑니다.

(영상취재 : 최대웅, 영상편집 : 김종우)  

▶ 가는 곳마다 무너진 잔해…날카롭게 찌르는 '지진 공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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