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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준의시사전망대] "성추행해놓고 술김에 한 거니까 이해하라고?"

SBS뉴스

작성 2017.11.11 09:01 수정 2017.11.13 18:46 조회 재생수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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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자료의 저작권은 SBS 라디오에 있습니다. 전문 게재나 인터뷰 인용 보도 시, 아래와 같이 채널명과 정확한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방송 : 김성준의 시사전망대 (FM 103.5 MHz 18:05 ~ 20:00)
■진행 : SBS 김성준 앵커
■방송일시 : 2017년 11월 10일 (금)
■대담 : SBS 유덕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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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내 성폭력 문제에 회사 대표 “술김에 그런 것…이해해라”
- 유급휴가로 한 달 쉬었더니 무단결근 처리…권고사직까지 받아
- 공황장애, 우울증으로 정신과 치료…결국 퇴사
- 사내 성폭력 피해자 10명 중 6명, 사내 징계 등 2차 피해
- 피해자 40%가 2차 피해 두려워 문제 제기 않고 침묵
- 성희롱 감시하는 감독관, 10명 중 8명 남성…유명무실 지적

▷ 김성준/진행자:

지난 화요일 시사 전망대 추적 사건사고 코너에서도 자세히 다뤘습니다만, 인테리어 전문 업체 한샘의 사내 성폭행 논란 보도 이후에 현대카드를 비롯해서 다른 기업에서도 사내 성폭행 제보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이게 더 이상 쉬쉬할 수 없는 문제라는 여론이 상당합니다. 어제(9일) 저희 SBS 8시 뉴스에서는 직장 내 성폭력을 당한 실제 피해자들을 취재기자가 만나서 고충을 직접 들어봤습니다. 유덕기 기자를 전화로 연결해서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보겠습니다. 유덕기 기자 나와 있습니까?

▶ SBS 유덕기 기자:

네.

▷ 김성준/진행자:

유 기자가 직접 만난 직장 내 성폭력 사례자. 어떤 일들을 당했는지 먼저 소개를 해주세요.

▶ SBS 유덕기 기자:

제가 만난 피해자는 30대 초반의 여성이었는데요. 가해자는 바로 위에 있는 직속상사였습니다. 평소에도 음담패설을 번번이 하고 추행을 시도하기까지 했는데. 회사를 계속 다녀야 하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참았다고 합니다. 그러자 함께 외국으로 출장을 갔다가 기어코 심각한 상황이 벌어졌습니다. 거래처와 저녁 식사가 끝나고 술에 취한 상사가 피해자 숙소 열쇠를 빼앗고 방 안에 들어와 추행하고, 침대에 눕고, 다시 자자면서 나가지 않고 버틴 겁니다. 다행히도 피해 여성 강하게 저항해서 우선 넘겼는데요. 귀국 후에도 오래 고민했다고 합니다. 왜냐하면 이제 사내에서 능력도 인정받고 잘 나아가던 상황이었기 때문에 이것을 문제를 삼아야 할까 고민하다가 결국은 본인의 양심이랑 맞지 않으니까 문제 제기를 했죠. 회사 사장에게 이 사실을 말하고 공식적으로 문제 제기를 시작했습니다.

▷ 김성준/진행자:

그런데 그게 해결이 잘 안 된 모양이죠?

▶ SBS 유덕기 기자:

예. 그렇습니다. 이 때부터 이른바 직장 내 성폭력의 2차 피해가 시작이 됐는데요. 2차 피해는 성폭력 피해자가 내가 성폭력 당했다, 피해자라고 문제 제기했을 때 오히려 사내의 징계나 왕따 같은 불이익을 유무형으로 당하는 것을 통칭해서 말하는 겁니다. 제가 만난 피해 여성 같은 경우는 문제 제기를 하고나니까 회사 대표가 이렇게 얘기하더랍니다. 너네 상사가 술을 먹어서 술김에 그런 것이니까 이해하라면서 오히려 설득을 했다고 하고요.

▷ 김성준/진행자:

술김에 했다고 이해하라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되죠.

▶ SBS 유덕기 기자:

그렇죠. 그런데 일단 그렇게 설득을 하다가 피해 여성이 강하게 반발하니까 일단 머리를 식히라며 유급휴가를 세 달을 줬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 여성이 자기가 하던 일이 있으니까, 하던 일을 계속 이어가야 하니 한 달만 쉬고 나왔더니. 이게 보니까 자기는 분명 유급휴가를 주겠다는 제안을 받고 쉰 건데 자기가 무단으로 결근한 것으로 돼있더라고 합니다. 또 무단결근한 바람에, 당신이 업무를 한 달 동안 펑크 내는 바람에 손실이 백억원에 달했다면서 나가라는 권고사직까지 받았다고 합니다.

▷ 김성준/진행자:

이게 애초부터 계획적으로 속인, 그런 냄새가 나는데요.

▶ SBS 유덕기 기자:

뿐만 아니라 믿었던 동료들에게 사내 따돌림까지 당했고요. 이보다 가장 크게 피해자를 힘들게 한 것은 이른바 성폭력 문제를 제기했을 당시 조사했던 회사 임원으로부터 시작된 소문이었는데. 사내 직원들에게 둘이 사귄 것이다. 둘이 서로 좋아한 것 같다. 그런데도 본인이 강제 추행 피해자라고 얘기하며 다닌다는 소문을 퍼뜨린 겁니다. 이에 크게 상심한 피해자는 결국은 정신과 치료까지 받았는데요. 공황장애, 우울증 증세까지 보이면서 반년 가까이 병원을 다녔고. 결국은 피해자 스스로 회사를 먼저 나오게 됐습니다.

▷ 김성준/진행자:

그런데 유덕기 기자가 취재한 회사가 규모가 어느 정도 되는 회사인가요? 이런 것을 직장 내에서 관리하고 감독할 수 있는 정도의 시스템을 갖춘 회사는 아닙니까?

▶ SBS 유덕기 기자:

이 회사 같은 경우는 중소기업이기는 해도 탄탄한 편이었는데요. 하지만 이런 것을 관리하는 게 중소기업 같은 경우는 특정이 잘 안 된다고 합니다. 어느 부서에서 누가 하고 이런 부분이. 관리책임이 제대로 되지 않고. 게다가 관리책임자에 대한 교육조차도 사실상 강제되지 않는다고 합니다.

▷ 김성준/진행자:

그렇군요. 그런데 이렇게 보니까 직장 내 성폭력 피해 같은 경우에 성폭력 피해 자체보다도 이런 2차 피해를 당하는 경우가 많아서 문제라고 하더라고요.

▶ SBS 유덕기 기자:

예. 그렇습니다. 사실 제가 알고지내는 지인 같은 경우도 이렇게 2차 피해 때문에 굉장히 마음에 큰 상처를 받고 수년을 정신과 치료를 받는 처지거든요. 지난해 한국여성노동자회가 직장 내 성폭력을 당하고 상담을 받는 103명을 대상으로 상담을 한 결과, 사내 성폭력 문제를 제기한 피해자 10명 가운데 6명 가까이가 이 같은 사내 징계, 왕따, 악소문 이런 2차 피해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 김성준/진행자:

그러다보면 아무래도 2차 피해 걱정 때문에, 또는 2차 피해를 받다보니까 실제 성폭력 피해를 받더라도 문제 제기를 안 하고 혼자 속앓이를 하는 경우도 많을 것 같아요.

▶ SBS 유덕기 기자:

그렇습니다. 결국은 눈에 보이잖아요. 저렇게 문제 제기를 했을 때 오히려 내가 억울하게 당할 수 있겠구나. 그냥 가만히 있어야겠구나. 이게 학습이 될 수밖에 없는데요. 실제 국가인권위원회가 지난 2015년에 사내 2차 성폭력 관련해서 피해자들 대상으로 조사를 했는데. 피해자의 40%가 2차 피해 두려워서 문제 제기하지 않고 침묵하고 있다고 답했습니다.

▷ 김성준/진행자:

이런 2차 피해가 유난히 직장인 같은 조직 안에서 더 많이 벌어지는 이유가 있습니까?

▶ SBS 유덕기 기자:

여성계 쪽이나 성폭력 관련해서 전문가들 공통적으로 지적하는 부분은 직장 내 성범죄의 특정인데요. 결국은 권력 관계에서 벌어진 일이라는 겁니다. 대개의 경우 권력을 가지고 있는 상급자 남성이 가해자고, 권력이 없거나 조직에 들어온 지 얼마 안 되는 하급자 여성이 피해자인 경우가 대개입니다. 그래서 비정규직 여성이 굉장히 피해가 많다고 하는데요. 용기를 내서 문제 제기를 하는 순간 이미. 이를테면 이기기 쉽지 않은 싸움에 각오하고 돌입하는 게 돼버리는 거죠. 하지만 우리가 이제 모두가 공유하고 있는 인식은 성폭력 정말 나쁜 것이라는 거잖아요.

▷ 김성준/진행자:

그건 당연한 거죠.

▶ SBS 유덕기 기자:

그렇다보니까 가해자는 자기가 권력이 있으니까 이걸 염두에 두고 성폭력을 휘둘렀다가, 예상과 다르게 문제 제기가 되면 자기가 평판에 치명타를 입을 것이라는 생각에 가지고 있는 모든 수단을 동원해서 피해자의 문제 제기를 인정하지 않으려고 덮으려고 하는 겁니다. 그렇다보니 이러저런 변명과 소문과 이런 것들을 만들어내면서 자기의 상급자로서의 모든 권력을 동원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성폭력을 바라보는 우리 사회 조직의 인식 문제도 굉장히 큰 원흉이라고 지적이 되고 있는데요.

▷ 김성준/진행자:

그런 것 같기도 해요.

▶ SBS 유덕기 기자:

성폭력이 벌어졌다는 사실을. 사실 조직 문화, 조직의 리더십 이런 문제로 받아들이고 사업주가 발 벗고 나서야 하는데. 피해자나 가해자 개인의 문제로 돌리거나, 혹은 가해자나 피해자 1대1의 문제로 바라보거나 해서 덮으려는 데에 급급하다는 게 공통적인 지적이었습니다.

▷ 김성준/진행자:

이게 사실 기업 문화도 바뀌고 그래야 하는 것이지만 본질적으로, 제도적으로 장치가 잘 마련되어야 할 것 같은데. 예를 들어서 전에 들어보니까 명예 고용평등 감독관, 이런 제도도 있고 그랬다고 들었는데. 이게 잘 가동이 안 되는 모양이에요?

▶ SBS 유덕기 기자:

그렇습니다. 이게 사실상 이러저러한 제도들이 마련이 돼있다고 정부 각처에서 홍보도 하고 그랬지만. 사실상 말씀하신 제도도 제대로 발휘되지 않고 있다고 얘기하고 있거든요. 이를테면 이게 성별 가지고 무조건 따지고 들기는 무리이기는 하지만. 아무래도 피해자가 압도적으로 여성이고, 비정규직인 경우가 많은데. 직장 내 성차별과 성희롱 감시하는 명예 고용평등 감독관 같은 경우 10명 중 8명 가까이 남성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이게 유명무실하다는 지적이 국감에서도 여러 번 지적이 됐었습니다.

▷ 김성준/진행자:

어제 국회에서 직장 내 성폭행 근절 방안을 담은 남녀고용평등법 개정안이 통과됐다고 했는데 어떤 내용이 담겨있습니까? 그건 좀 기대해도 될지 모르겠네요.

▶ SBS 유덕기 기자:

그러게요. 이게 일단 잘 되어야 할 텐데요. 일단 주요 내용으로는 먼저 신고를 받은 사업주가 피해자에 대한 보호 조치, 그리고 가해자에 대한 징계 조치를 하지 않거나 성희롱 조사 관련자가 비밀 누설할 경우는 5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물리도록 했습니다. 그리고 동시에 피해자에게 인사상 불이익을 주는 행위를 금지하고, 피해자의 근무지 변경이나 유급휴가 같은 것을 의무사항으로 규정해서 피해자를 최대한 보호할 수 있도록 이번에 개정안이 통과가 됐는데요. 이런 것들이 사실 이대로 지켜진다면 굉장히 좋은 건데. 언제나 그렇죠. 법들이 개정안이 통과되어도 그 하위에 하나하나 조목조목 지켜나갈 수 있는 하위 법령들까지 강제성 있게 조성되어야 합니다. 앞으로 이런 부분 역시 조치화 될 수 있을지 저희가 지켜봐야 되죠.

▷ 김성준/진행자:

알겠습니다. 유덕기 기자 오늘 잘 들었습니다.

▶ SBS 유덕기 기자:

네.

▷ 김성준/진행자:

지금까지 SBS 보도본주 유덕기 기자였습니다. 이게 직장 내 성폭력 말이죠. 마치 술 한 잔 같이 마시고서는 그야말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