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20대는 N포세대라는 말로 불리기도 합니다. 연애, 결혼, 출산을 포기한 삼포세대(三抛世代), 집, 경력까지 포기한 오포세대(五抛世代)를 넘어 꿈, 인간관계 등 앞으로 얼마나 더 포기해야 하는지 알 수 없다는 이유 때문입니다. 오늘 리포트+에서는 N포세대의 현실을 짚어봤습니다.
오랜 취업 준비와 학업 등으로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20대의 건강이 다른 연령층에 비해 급격히 악화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장염이나, 역류성 식도염 등 신체 질환뿐만 아니라 우울증, 알코올 중독증 같은 정신 건강 문제도 두드러졌습니다.
지난해 20대 궤양성 대장염·크론병 환자는 1만 892명으로 2012년 대비 41.3%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장염 환자 수도 69만 8,366명으로 4년 전에 비해 28.4%나 증가했습니다. 목 부위 등에서 통증을 느끼는 경추질환 환자도 27.7% 증가했고 위·식도 역류병 등 소화 계통 질환도 20.6% 늘어났습니다.
정신 건강 문제는 더 심각했습니다. 20대 공황장애 환자는 지난해 1만 3,000명에 달했습니다. 5년 동안 연평균 13.3%씩 증가해 2012년 8,000명에서 6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다른 연령층이 40% 안팎의 증가율을 보인 것에 비하면 20대 공황장애 환자 수만 급격히 늘어난 겁니다.
우울증의 경우 30대 환자가 1.6% 증가하고 다른 연령대에서는 모두 감소했지만 20대에서만 22.2% 증가해 심각성이 두드러졌습니다. 알코올 중독 역시 30∼50대 환자는 모두 감소했고 표본 수가 적은 10대를 제외하면 20대에서만 20.9%의 증가율을 보였습니다.
20대 청년들의 신체·정신 건강이 갈수록 나빠지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전문가들은 최악의 취업난 속에서 일자리를 구해야 한다는 압박감이 스트레스나 불안을 만든다고 지적했습니다. 심리적 영향이 몸과 마음의 병을 만든다는 겁니다. 또 취업준비생들의 잘못된 식습관도 문제라고 전문가들은 강조합니다.
실제로 각종 자격증 응시, 학원 등록 비용 때문에 경제적 부담을 느껴 끼니를 거르고 패스트푸드를 사 먹으면서 소화기 질환을 겪는 청년들이 많습니다. 공무원 시험이나 고시 준비로 장시간 공부하느라 운동 시간이 부족한 것도 건강을 악화시키는 원인 가운데 하나입니다.
[윤소하 /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의원]
"비인간적인 경쟁과 학업·취업·육아 등으로 인한 스트레스 때문에 가장 건강하고 활발해야 할 청년들의 건강이 악화되고 있습니다. 청년층의 스트레스성 질환 증가는 N포세대의 현실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단면입니다."
(기획·구성: 정윤식, 장아람 / 디자인: 정혜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