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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K-9에서 치누크로…맹목적인 軍 죽이기

[취재파일] K-9에서 치누크로…맹목적인 軍 죽이기
지난달 18일 발생한 K-9 자주포 사고로 K-9은 개발 과정에서의 사고와 전력화 이후 고장 이력이 나열되며 일약 명품에서 결함 자주포로 전락했습니다. 2014년 투명한 절차와 호평 속에 도입된 육군 수송 헬기 치누크(CH-47D) 중고는 수십억 주고 사들인 고철, 전 정권 핵심이 연루된 비리 헬기가 됐습니다.

K-9 자주포는 여전히 해외에서 구매 문의가 끊이지 않는 제법 괜찮은 국산 무기입니다. 중고 치누크는 대단히 싼 가격에 들여와서 시쳇말로 본전을 뽑고 있는 쓸 만한 명품 헬기 중고입니다. 결함과 부실은 K-9과 치누크가 아니라 사실관계 확인도 않고 무책임한 보도를 내보낸 몇몇 언론 매체들에 있습니다.

군을 비판하면 동조의 인심이 쓰나미처럼 일어납니다. 군은 일찍이 스스로 신뢰를 잃은 탓에 명쾌하게 하소연도 못 합니다. 군의 반론이 시원치 않으니 오류로 가득한 보도는 팩트처럼 회자됩니다. 군의 신뢰는 더욱 추락합니다. 신뢰를 잃은 군은 오합지졸입니다. 그동안 군이 저지른 잘못이 많지만 최근에는 없는 잘못들이 만들어져 군을 해치고 있습니다. 북쪽 무리가 바라던 풍경입니다.

● K-9 자주포, 내구성 입증된 국산 무기

지난달 K-9 자주포 사고가 나자 쓸데없는 보도 경쟁이 불붙었습니다. 보도의 초점은 K-9 자주포의 약점 들춰내기였습니다. 그래서 쏟아진, 대표적으로 잘못된 보도는 ▲ 2015년 판박이 사고 발생, ▲ 2013년 공인 시험성적서 조작, ▲ 2010년 연평도 포격전 고장, ▲ 97년 폭발사고로 1명 사망, ▲ 5년간 1,708회 고장 발생 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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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판박이 사고는 엄밀히 따지면 K-9의 일이 아닙니다. 전차나 자주포의 포신 끝에 달려 화염과 연기를 밖으로 제거하는 제퇴기 개발 과정에서 생겼습니다. 제퇴기의 한계 성능을 들여다보려고 '실전에서는 사용하지 않는' 초강력 장약을 넣어 시험하다가 포의 폐쇄기가 파괴된 사고입니다. 이 사고를 처음 보도한 매체들은 제퇴기가 무엇인지, 장약을 어떻게 썼는지도 알지 못하고 기사를 내보냈습니다.

2013년 시험성적서 조작 사건은 K-9 장착 기관총의 총열을 교체할 때 쓰는 장갑의 팔목 부분에 들어가는 고무줄 건입니다. 팔목 고무줄 몇백 개 납품한들 푼돈인데 영세업체에게 십수만 원 들여 시험성적서 떼오라고 할 수 없어서 K-9 제조업체 직원이 시험성적서 있는 것처럼 서류를 꾸며준 일입니다. 누구에게 돌을 던질 수 있겠습니까.

2010년 연평도 포격전은 K-9의 실전 능력을 입증한 전투입니다. 북한 방사포탄이 쏟아질 때 연평부대의 K-9은, 6문 중 1문은 훈련 중 포신에 탄이 걸려서 전력에서 이탈했고 2문은 피탄된 상황이었습니다. 해병대 장병들이 방사포탄이 쏟아지는 와중에 피탄된 1문을 고쳐 4문으로 13분 만에 반격했습니다. 타군 병사가 원점 좌표를 주지 않고 도망치자 그동안 단단히 숙지해둔 무도의 북한군 좌표를 향해 집중사격을 해서 무도를 불바다로 만든 싸움입니다. 연평도 해병들의 그 날 K-9 대응의 가치는 포병 출신들이라면 잘 알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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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7년 폭발 사고는 K-9을 개발할 때 벌어진 일입니다. 국방과학연구소와 제조업체 연구진들이 몸을 사리지 않고 연구하다가 포가 터져서 발생한, 안타까운 사고입니다. 개발 중에 생긴 이 같은 사고를 딛고 K-9은 탄생했습니다. 국산 무기 개발이 이렇게 어렵습니다.

5년간 1,708회 고장 발생은 바른정당이 K-9을 비판하려고 끄집어낸 기록입니다. 전력화된 K-9이 약 1,000문입니다. 5년간 1문 당 1.7회 고장 난 꼴입니다. 승용차도 5년이면 한두 번 고장 납니다. 하물며 자주포는 오죽하겠습니까. 그런데 K-9은 1문당 5년간 1.7회 고장났습니다. K-9 자주포는 나라 안에서 우리끼리 돌팔매를 해야 할 정도로 부실한 국산 무기가 아닙니다.

● 군사 마니아들이 지지하는 치누크 중고

치누크 중고 헬기는 45년 된 고철을 대당 58억에 들여왔다고 뭇매를 맞고 있습니다. 박근혜 정권의 핵심 인사인 김관진 전 국방장관이 '도입 검토'를 지시했다고 해서 비리라는 낙인도 찍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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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치누크 중고 헬기 도입 과정은 2012년 의사 결정 과정부터 투명하게 공개됐습니다. 1960년대 후반부터 1970년대 후반에 제작됐고 1980년대 중후반 완전히 신형 부품으로 개조된 헬기입니다. 육군이 기존에 운영하던 치누크 헬기보다 기체는 낡았지만 전면적인 개량을 거쳐 엔진 등 핵심부품의 성능은 압도적입니다. 그래서 군사 마니아들 사이에서 "주한미군 마음 바뀌기 전에 당장 구입하라"는 여론이 일었던 헬기입니다.

대당 58억 원 가격도 합리적입니다. 미국이 아무리 재정난에 시달린다지만 주한미군이 무기상도 아니고, 돈 벌려고 치누크 팔았겠습니까. 우리 군도 노후 장비를 다른 나라에 곧잘 팝니다. 당시 도입 과정을 국회에서 지켜본 현 여당의 김광진 전 의원은 "50억 원 정도에 중고를 구입해서 한 10년 쓰면 본전은 뽑는다는 게 군과 국회의 생각이었고 그래서 예산에 동의했다"고 말했습니다.

치누크 중고는 제조사인 보잉의 수명 연한 보증이 없을 뿐 싸게 사서 잘 쓰고 있는 헬기입니다. 미사일 방어체계가 없다고 하는데 후방에서 연료와 병력 나르는 용도여서 큰 문제 없습니다. 기존 치누크도 대부분 미사일 방어체계가 없습니다. 정 필요하다면 돈 주고 사면 됩니다. 부품 못 산다는 지적이 있는데 잘못된 정보입니다.

치누크 중고 헬기 문제를 처음 터뜨린 여당 모 의원실과 이를 특종이라며 보도한 모 매체는 "고물 승용차에 신형 엔진 달았다고 새 차 되냐"는 식의 문제의식을 갖고 있습니다. 헬기 전문가 딱 1명과 통화만 했어도 그런 유치한 발상은 못 했을 것입니다. 

추석 연휴가 지나면 국감입니다. 터무니없는 팩트와 논리로 군과 국산 무기를 공격하려는 국회 국방위 소속 의원실의 국감 자료들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연례 행사이지만 조금만 신중하게 살피면 거짓 정보로 빚어지는 자중지란은 막을 수 있습니다. 국감을 한번 치르고 나면 군은 북한군 정예의 기습을 받은 듯 신뢰 상실이라는 치명적 내상을 입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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