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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허리케인 '하비'에 이어 '어마'까지…기후변화가 원인?

안영인 기자 youngin@sbs.co.kr

작성 2017.09.07 11:24 조회 재생수2,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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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대표 이미지:[취재파일] 허리케인 하비에 이어 어마까지…기후변화가 원인?
'카테고리 5', 초강력 허리케인 어마(Irma)가 미국 플로리다를 향해 북상하고 있다. 미국 텍사스 주 휴스턴에 엄청난 인명과 재산피해를 낸 허리케인 하비(Harvey)의 상처가 채 아물기도 전에 또 하나의 초대형 허리케인이 북상하고 있는 것이다.

현재 카리브해를 지나고 있는 허리케인 어마는 현지시각으로 9월 6일 오후 5시 현재 중심기압 914헥토파스칼, 중심에서는 시속 298km의 강풍이 몰아치고 있다. 강풍 등급으로는 가장 강력한 '카테고리 5(시속 252km 이상)'에 해당한다. 자동차로 달려서는 전혀 느낄 수 없고 KTX가 직선 구간을 달릴 때 도달하는 최고 속도 시속 300km의 강풍이다.

지난 8월 24일 밤 허리케인 하비가 텍사스 해안에 가까워지면서 최고 카테고리 4(시속 209~251km)까지 발달했던 것과 비교하면 현재로서는 허리케인 어마가 허리케인 하비보다 더 강력하다. 물론 카테고리 5 상태의 강력한 세력을 유지한 채 플로리다에 상륙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 미 기상 당국은 어마가 카리브 해 서인도 제도를 지나면서 등급이 카테고리 4로 조금은 약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초강력 허리케인 어마는 오는 토요일(9일) 쿠바 북동쪽 해역을 지나 일요일(10일) 오후에는 플로리다 남단에 상륙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미 허리케인센터는 예상하고 있다(아래 그림 참조). 아직 진로는 유동적인지만 플로리다 동부 지역이나 동해안을 따라 이동할 것으로 예상되는 허리케인 어마는 계속해서 조지아 주와 사우스캐롤라이나 주 등 미 동부 해안을 따라 북상할 것이라는 예상까지 나오고 있다. 플로리다 주 67개 카운티에는 비상사태가 선포됐고 주 방위권 병력 7천 명에 동원령도 내려졌다.
허리케인 어마 예상 진로어떻게 괴물 허리케인이 잇따라 북상하는 것일까? 일부에서는 기후변화로 인해 괴물 태풍이 잇따라 북상한다는 말도 나온다. 엄청난 피해를 몰고 온 태풍 하비에 이은 초강력 허리케인 어마가 북상하면서 미국 언론과 사람들 사이에서도 기후변화라는 단어가 최근 부쩍 자주 등장한다고 한다. 실제로 기후변화가 허리케인 하비와 어마를 부른 것일까?

결론부터 얘기하면 기후변화(Climate change)와 날씨 현상(Weather event) 하나하나를 직접적으로 연결해 설명하기는 쉽지 않다. 오늘 기온이 높게 올라갔다고 해서 온난화가 심해졌다거나 아니면 기온이 하루 크게 떨어졌다고 해서 곧바로 빙하기가 오고 있다고 말할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로 엄청난 피해를 낸 허리케인 하비가 지나가고 곧이어 초강력 허리케인 어마가 또 오는 것을 두고 곧바로 기후가 변했기 때문이라고 말하기는 쉽지 않다. 기후는 매일 매일의 날씨가 일정 기간 이어진 다음 그 기간 동안의 평균 상태를 말하기 때문이다. 하루하루의 날씨 현상이 더해져 기후를 만드는 것은 사실이지만 또 매일 매일의 날씨 현상은 바닥에 깔려 있는 큰 틀의 흐름인 기후 위에 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평균 상태인 기후를 하나하나의 날씨에 직접 1대 1일로 연결해 설명하기는 쉽지 않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앞으로 기후변화가 진행될수록 허리케인 하비나 어마 같은 초강력 태풍은 더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기후변화가 진행될 경우 기온은 올라가고 태풍이나 허리케인이 통과하는 해역의 바닷물 온도도 높아지기 때문이다. 바닷물이 뜨거워지면 뜨거워질수록 허리케인이나 태풍에 더 많은 에너지를 공급할 수 있어 더욱더 강하게 발달하게 하는 것이다. 허리케인 하비가 강하게 발달했던 것도 바닷물이 예년보다 더 뜨거웠던 것이 한 원인이다.

또 기온이 올라가면 올라갈수록 대기 중에 들어갈 수 있는 수증기가 늘어나면서 더 많은 비를 뿌릴 가능성도 높아진다. 피해가 점점 더 커질 수 있다는 것이다. 기후변화로 해수면 또한 상승하고 있어 허리케인이나 태풍이 해안으로 접근할 때 해안지역에서는 앞으로 더 큰 피해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기후변화가 진행될수록 허리케인이나 태풍이 더 많이 발생할 것인지는 아직 분명하지 않다. 태풍 발생 수 특히 작은 태풍은 오히려 줄어들 것이라는 주장도 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하비나 어마 같은 초강력 허리케인이나 태풍은 점점 더 늘어나고 일단 발생하면 기후변화가 진행되지 않을 때보다 허리케인이나 태풍이 더 강하게 발달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학계의 견해다. 특정 초강력 허리케인이나 태풍 하나가 기후변화로 인한 것인지 아닌지 딱 잘라 말하기는 쉽지 않지만 기후변화가 진행될수록 초강력 허리케인이나 태풍으로 인한 피해가 늘어난다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