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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원을 내 집처럼' 밥 짓고 설거지…손 놓은 지자체, 왜?

<앵커>

많은 사람이 찾는 동네 공원에서 술 먹고 밥 지어 먹고 설거지를 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아무래도 냄새도 나고 불편하겠죠. 운동 동호회 사람들인데, 구청은 민심을 의식해서인지 단속에서 손을 놓은 상태입니다.

안상우 기자입니다.

<기자>

서울 중구의 한 공원 배드민턴장, 끓고 있는 냄비가 보이고, 주변엔 술병도 있습니다.

식사 준비가 끝나자 사람들이 간이 탁자로 모여 밥을 먹기 시작합니다. 이 지역 배드민턴 동호회원들입니다.

한편에선 설거지가 한창인데 설거지물은 그대로 공원으로 흘러갑니다. 설거지에 쓰는 물은 공원 식수대에 호스를 부착해 끌어왔습니다.

전기밥솥과 전기 주전자는 공원용 설비에 전기를 연결해 사용하고 있습니다. LP 가스통을 놓아두고, 음식을 조리하기도 합니다.

공원에서 불을 피우고 밥을 지어 먹는 행위는 모두 법으로 금지돼 있습니다.

그런데도 중구청장은 올해 초 휴대용 가스레인지가 놓여 있는 배드민턴장에서 동호회 회원들과 모임을 갖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관할 구청 측은 불법 취사 사실을 몰랐다고 말합니다.

[서울 중구청 관계자 : 많은 분들이 운동하고 즐기고 있는 것은 알았지만 취사와 그런 내용은 인지하지 못했습니다.]

성동구의 다른 공원 배드민턴장도 비슷한 상황입니다. 창고 안에는 각종 취사도구가 보관돼 있습니다.

'취사도구를 자진 반출하지 않으면 행정 처분하겠다'는 안내문이 붙어 있는데, 반출 기한이 2014년 1월 까집니다. 이미 3년 반이 지났습니다.

화재 위험은 물론 공원의 공공 시설물을 사유화하며 시민에게 큰 불편을 주는데도 단속에 나서야 할 지자체는 사실상 손을 놓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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