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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대화냐 공멸이냐…北 괌 포위사격 위협의 결말은?

김태훈 기자 oneway@sbs.co.kr

작성 2017.08.12 14:37 수정 2017.08.12 17:31 조회 재생수6,1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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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대표 이미지:[취재파일] 대화냐 공멸이냐…北 괌 포위사격 위협의 결말은?
북한이 화성-12형의 탄착점으로 드넓은 태평양 중에서도 왜 굳이 미국 영토인 괌의 주변 해상을 지목했을까요? 대놓고 미국을 위협하는 일이어서 자칫 재앙을 불러 올 수도 있는 모험을 선택한 북한의 속셈은 무엇일까요?

북한은 중장거리 핵 탄도 미사일의 성능을 입증하고 확인하기 위해 고각이 아닌 정상각 발사를 꼭 해야 합니다. 북한은 지금까지 중장거리 미사일을 정상각으로 쏴본 적이 없습니다. 북한은 반드시 미사일을 일본 열도를 넘겨 태평양에 떨어뜨려야 합니다.

북한이 순수하게 핵 탄도 미사일의 성능만 확인하고 싶다면 괌이 아니라 주변에 무인도조차 없는 태평양의 망망대해로 미사일을 쏠 것입니다. 괌 주변 공해를 화성-12형의 낙탄 지점으로 택한 데에서 이왕 국제 사회의 지탄을 받을 중장거리 미사일 정상각 시험 발사 위협을 하는 김에 미국과의 대치 국면을 최대한 절벽 끝으로 끌고가 북미 대화를 이끌어 내보자는 속내가 엿보입니다.

● 北 중장거리 정상각 시험발사는 필수

화성-12형과 화성-14형, 그리고 북극성-1, 2형과 무수단. 북한 열병식에 나왔고 고각으로 시험발사를 한 전력이 있는 중장거리 미사일입니다. 모습은 공개 됐는데 고각 시험발사를 안 한 북한의 중장거리 미사일로는 화성-12형과 흡사한 KN-08, KN-14, 그리고 지난 4월 열병식 때 처음 데뷔한 고체연료 방식의 대륙간탄도미사일 2종이 있습니다.

하나같이 꼭 필요한 개발 절차가 있습니다. 바로 정상각 발사입니다. 북한이 지금까지 애용한 고각 발사는 주변국을 최대한 자극하지 않고 미사일의 성능을 짐작해 보기 위해 선택한 방식입니다. 제 사거리를 온전히 구현하면 일본 하늘을 넘어 태평양으로 날아가 국제 사회가 들썩일테니 어떻게든 미사일의 낙탄 지점을 동해 안으로 구겨 넣었던 것입니다.

고각 발사로도 여러 가지 실험을 할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중장거리 핵 탄도 미사일의 최고 핵심 기술은 확인해볼 길이 없습니다. 재진입체가 실전과 같은 정상각 비행을 하면서 대기권을 뚫고 내려오는 재진입 기술과 재진입체를 장착한 작은 로켓이 우주 공간에서 순조롭게 비행하다 얌전히 재진입체를 떨어뜨리는 기술이 그것입니다.

북한은 이런 2가지 기술을 확인하고 전세계에 기술 획득 사실을 알리기 위해 반드시 정상각 발사를 해야 합니다. 정상각 발사를 하고 북한이 예고한 낙탄 지점에 탄두가 떨어져야 북한의 핵 탄도 미사일은 명실공히 ‘전투 적합’ 무기체계가 되는 것입니다. 핵 보유국이 되기 위한 마지막 통과의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화성 12형● 괌 주변 해상을 정상각 발사 표적으로 삼은 이유는

북한은 꼭 정상각 발사를 해서 일본 넘어 태평양 바다에 탄두를 떨어뜨려야 하는데 드넓은 태평양 중에서도 괌 앞바다를 낙탄 지점으로 고른 이유는 명확합니다. 괌 주변 해상이 아니라 섬 한 톨 없는 망망대해로 쏘겠다고 해도 국제 사회는 북한을 타박하며 팔을 걷어 부칩니다. 괌이 아니더라도 미국은 나서서 북한에게 보복을 다짐할 일입니다.

북한 입장에서는 이왕 미국을 비롯한 국제 사회의 지탄을 받는 정상각 시험발사를 시도하는 참에 괌을 건드리면 언제 단절됐는지도 까마득한 미국과 대화를 복원하는 계기를 만들 수 있습니다. 괌으로 쏘겠다고 하니 트럼프 대통령은 기다렸다는 듯 대북 말 폭탄을 터뜨리고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장이라도 북한을 공격할 듯이 으르렁거리면서도 대화의 가능성은 열어두고 있다는 전제는 잊지 않습니다.

미국 입장에서도 북한이 화성-12형을 괌 주변 해상으로 쏘는 것은 북한의 대미 직접 위협이라는 차원에서 불쾌할 뿐 아니라 북한 핵 미사일의 완성이 미국 앞바다에서 공포될 수도 있는 노릇이라 용납할 수가 없습니다. 그렇게 되면 북한은 명실상부한 핵 보유국이 되고 지금까지와는 차원이 다른 위상을 갖게 됩니다.

미국은 어떻게든 화성-12형의 괌 포위사격을 막아야 합니다. 방법은 뻔합니다. 미국이 북한과 대화하는 것이 하나이고, 다른 하나는 물리적으로 화성-12형의 발사를 막는 것입니다. 물리적으로 발사를 막는 방법은 미군 감시 자산으로 화성-12형의 동향을 살피다가 발사 임박 조짐이 보이면 선제 타격하는 것입니다. 일각에서는 발사 전 교란, 즉 Left of Launch라는 공격이 거론되고 있습니다. 실체가 명확하지는 않지만 사이버 공격을 해서 발사 직후 폭발 또는 발사 자체를 무산시키는 첨단 공격입니다.

물리적으로 화성-12형의 괌 포위사격을 막는 길은 위험이 따릅니다. 김정은의 북한이 맞고만 있지 않을테니까요. 북미 간에 치고 받기, 이어서 한국도 참전하는 한반도 전쟁으로 치달을 수 있습니다. 제 아무리 트럼프 대통령이라고 해도 쉽게 고를 수 있는 선택지가 아닙니다.

북한이 화성-12형을 쏘게 놔두고 미국은 요격을 시도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역시 북미 간에 주먹 다짐을 피할 수 없습니다. 4발 중 1발이라도 놓치면 미국의 미사일 방어체계 MD는 망신을 당하고 북한은 핵 미사일 능력을 인정받을 수도 있습니다. 아무리 따져 봐도 누이 좋고 매부 좋을 해결책은 북미 대화입니다. 북한이 남북 공멸을 볼모로 삼아 북미 대화를 타진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