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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은] '택시운전사' 장면 중…시민 조준 사격의 진실은?

<앵커>

전두환 전 대통령 측 인사가 영화 '택시운전사'에 나오는 계엄군 사격 장면이 사실과 다르다고 말해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몇 달 전 출간된 전두환 회고록에서도 문제가 된 부분인데, 박세용 기자와 <사실은> 코너에서 짚어보겠습니다.

박 기자, 전두환 씨 측이 사실과 다르다고 한 영화 장면은 어떤 겁니까?

<기자>

영화에 보면 계엄군이 광주에서 무장하지 않은 시민을 겨냥해 사격하는 장면이 나옵니다.

전두환 전 대통령의 공보비서관이었던 민정기 씨가 그제(7일) SBS 주영진의 뉴스브리핑과 인터뷰에서 이런 말을 했습니다.

[민정기/전 청와대 비서관 : (시민들을 조준해서 계엄군들이 사격하는 장면도 나옵니다.) 그 당시 조준 사격한 일이 없고요. 그냥 그 당시 계엄군이 자기들이 공격을 받으니까 자위 차원에서 사격을 한 거지.]

민정기 전 비서관은 전두환 회고록을 책임 정리했다고 책에 쓰여 있습니다.

<앵커>

전두환 회고록에도 시민에게 총을 안 쐈다는 주장이 나오던데, 결국 같은 얘기를 한 거군요.

<기자>

회고록에도 "계엄군은 죽음 앞에 내몰리기 직전까지 결코 시민을 향해 총을 겨누지 않았다."라는 주장이 나옵니다.

이 문장을 포함해서 회고록의 33개 부분이 허위 사실을 담고 있다며 5·18단체들이 이 책을 못 팔게 해달라고 법원에 가처분 신청을 냈거든요.

최근 법원이 이걸 받아들여서 문제 된 부분을 모두 삭제하지 않으면 책을 판매·배포할 수 없다고 결정했습니다.

<앵커>

시민에게 총을 안 쐈다는 주장을 법원도 받아들이지 않은 건데, 이에 대해 전 씨 측 반응은 어떻습니까?

<기자>

전 씨 변호인은 법원 결정을 납득할 수 없다고 했습니다.

앞서 봤던 문장, "죽음 앞에 내몰리기 직전까지 시민을 향해 총을 겨누지 않았다." 이 문장은 '정당방위 차원의 사격은 있었지만, 총기가 없는 비무장 시민한테 총을 쏜 일은 없다는 취지'라고 말했습니다.

<앵커>

비무장 시민한테 쏜 일은 없다는 게 거짓이라는 증거가 많지 않습니까?

<기자>

사실이 아닙니다. 비무장 상태에서 총격을 당한 사상자들이 있습니다.

당시 검찰 신문 조서를 보면 학교에서 놀던 초등학생이 계엄군이 쏜 총을 맞아 숨지고 주민들이 총상을 입은 사례 등 무고한 시민들이 총을 맞고 죽거나 다친 사례들이 있습니다.

계엄군이 비무장 시위대를 향해 사격을 한 건 사실이고요, 계엄군 간부가 조준 사격을 지시하는 걸 들었다는 증언도 있습니다. 들어보시죠.

[곽형렬/당시 경찰 (출처: 5·18 기념재단) : 시민들이 삭 흩어지니까 장갑차에서 이제 (실)탄 박스를 내려줘요. 그때 아마 중대장이었을 건데 이름은 기억 못 하고 '야 이 XXX들아, 조준사격 안 해?' (라고 소리 지르는 걸 들었습니다.)]

지금 전두환 씨 측은 이 내용도 부인하고 있습니다.

<앵커>

회고록에 북한군 개입설도 등장하지 않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법원은 전두환 씨가 지난해 언론 인터뷰에서는 북한군 개입설을 들어본 적 없다고 얘기했다가, 회고록에 북한군 개입설을 적극적으로 소개한 것이 '일구이언', 한 입으로 두 소리를 한 모순이어서 신빙성이 전혀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전두환 씨의 5·18 민주화운동 진압이 내란 목적 살인이라는 건 1997년에 사법부의 최종 판단이 내려졌습니다.

전 씨가 역사적·사법적 판단을 뒤집으려는 시도를 하는 만큼, 문재인 대통령이 약속했던 5·18 당시 발포 명령의 진상과 책임 규명은 더욱 절실해진다고 하겠습니다. 

<앵커>

그러니까 97년 대법원에서 시민들에 대한 발표 명령이 있었다는건 분명해졌지만, 누가 명령을 내렸는지에 대해서는 가려지지 않았던 거죠? (네.) 네,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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