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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수상한 5호·9호 두 개의 태풍…장마 끝날까?

[취재파일] 수상한 5호·9호 두 개의 태풍…장마 끝날까?
아직 여름 더위가 한창 진행 중인데 대구를 비롯한 동쪽지방의 날씨가 달라지기 시작했습니다. 낮에는 여전히 덥지만 밤만 되면 찬 기운이 느껴질 정도로 기온이 낮아지거든요. 대프리카로 불리는 대구 시민들에게는 참 이상한 여름입니다.

오늘(27일)도 서울 최저기온은 24.9도를 기록하면서 간신히 열대야 기준 아래로 내려갔지만, 대구의 최저기온은 19.1도로 평년보다 4도나 낮았습니다. 마치 여름이 끝날 무렵 나타나는 선선한 밤공기를 거의 한달 일찍 경험한 셈이죠. 물론 다른 지방도 일주일 전보다 많이 시원해진 공기를 느끼고 있습니다.

도대체 한반도 날씨에 어떤 변화가 있는 것일까요?

2010년대 들어 기후변화가 극심해지면서 지구촌 곳곳이 생전 처음 경험하는 날씨 때문에 큰 혼란에 빠지고 있습니다. 한반도도 예외는 아니어서 2010년대 초에는 매섭게 몰아치는 한파와 싸워야 했고, 최근 몇 년 동안은 기록적인 가뭄과 씨름을 해야 했습니다.

그러더니 폭염과 폭우가 함께 이어지는 해괴한 장마를 경험하게 됐는데, 이제는 강한 동풍이 유입되면서 한창 열대야가 기승을 부릴 7월 말에 대프리카로 상징되어지는 영남 내륙의 밤 기온이 크게 떨어지고 있는 것입니다. 서울 등 중부지방도 이 동풍의 영향으로 공기가 많이 깨끗해지면서 시정이 크게 좋아졌습니다.

수상한 움직임은 태풍에게서도 느껴집니다. 6호와 7호 8호 태풍은 일찍 생을 마감했지만, 5호 태풍 ‘노루’가 아직도 일본 남동쪽 바다를 떠돌고 있는 사이, 9호 태풍 ‘네삿’이 가시권에 들어오고 있습니다. 태풍 이름 ‘네삿’은 캄보디아 말로 낚시를 의미합니다.
9호 태풍 네삿 예상진로
9호 태풍 ‘네삿’이 태풍으로 발달한 것은 수요일인 어제(26일) 오후 3시쯤입니다. 필리핀 동쪽 해상에서 약한 소형태풍으로 모습을 나타냈는데, 중심기압이 조금씩 낮아지면서 점차 발달하고 있지만, 아직은 소형의 약한 태풍의 위력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9호 태풍 ‘네삿’이 주목받는 것은 직접 또는 간접으로 한반도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크기 때문입니다. 태풍이 점차 힘을 키워 2,3일 후에는 강한 중형 태풍으로 성장할 것으로 보이고, 이후 타이완 섬 북부를 지나 중국 해안으로 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9호 태풍이 중국으로 바짝 다가서면 한반도로 많은 수증기가 유입되고 이 경우 거의 끝나가던 장맛비가 다시 되살아날 가능성이 있습니다. 태풍이 중국 내륙에서 온전히 생명력을 잃으면 상관이 없지만 불씨를 살리면서 중국 동해안을 따라 북상할 경우에도 우리나라는 간접영향권에 들게 됩니다. 이래저래 관심이 높을 수밖에 없는 것이죠.

5호 태풍 ‘노루’의 움직임에도 눈길이 갑니다. 지난 21일에 태풍으로 발달한 뒤 좀처럼 보기 힘든 길을 가고 있기 때문이죠. 5호 태풍은 발생한 지점을 한 바퀴 돌더니 북쪽으로 향하지 못하고 조금씩 남서쪽으로 이동하고 있습니다.
5호 태풍 노루 예상진로
5호 태풍 ‘노루’가 이렇게 일본 남부를 떠돌다가 방향을 북쪽으로 틀 경우 한반도에도 영향을 줄 가능성이 남아 있어 긴장을 늦추지 못하고 있습니다. 물론 우리나라에 영향을 주더라도 8월 초순이 되겠지만 말입니다.

5호 태풍과 9호 태풍 모두 앞서 전해드린 강한 동풍과 관련이 있습니다. 5호 태풍은 동풍을 몰고 오는 공기 힘이 워낙 막강하자 계속 눈치를 보면서 일본 남쪽 바다를 헤매고 있고, 9호 태풍은 아예 멀찌감치 떨어져 이동을 하는 것입니다.

일단 북동쪽 공기는 8월 초에도 영향력을 유지할 것으로 보입니다. 5주 연속으로 예상되는 주말 장맛비가 그친 뒤에는 전국적인 폭염 기세가 주춤할 가능성이 크고 열대야도 해소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물론 여름이 아직 많이 남아 있어 폭염이 완전히 물러가는 것은 아니지만 말입니다.

한반도 날씨가 기존에 경험하지 못한 새로운 경향을 띨 경우 대응하기가 매우 어렵습니다. 장마가 7월 말에 물러갈 가능성이 크지만 태풍 영향 가능성은 남아 있고, 기온 변화도 극심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호우와 더위에 대한 대비를 더욱 철저하게 해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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