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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지방 괴사하고 염증까지…'가슴 지방이식 성형' 부작용 속출

장선이 기자 sun@sbs.co.kr

작성 2017.07.14 12:55 수정 2017.07.15 17:09 조회 재생수144,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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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대표 이미지:[취재파일] 지방 괴사하고 염증까지…가슴 지방이식 성형 부작용 속출
● 몸매성형 열풍에 '지방이식 성형' 주목

몸매 성형에 대한 관심은 전 세계적으로 커지는 추세지요. 국제미용성형외과학회(ISAPS)가 2015년 조사 발표한 미용성형수술의 증가 빈도 데이터에 따르면, 가슴 확대수술은 2014년 이후 10.4%가 증가해 여성들 사이 가장 흔한 성형수술 중 하나로 자리 잡았습니다.

가슴 성형의 대표적인 수술은 실리콘 젤 등 인공보형물을 삽입해 가슴을 확대하는 방법입니다. 최근 몇 년 전부터 지방이식을 통한 가슴확대 성형이 확산하고 있습니다. 지방 이식 성형수술은 인공 보형물과 합성물질이 아닌 자신의 몸에 있는 지방을 채취해 필요한 곳에 이식하는 것을 말합니다. 새로운 위치로 옮겨진 지방은 생착 과정을 거쳐 자연스러워지게 됩니다. 주로 얼굴 성형에 사용되다가 몇 년 전부터 가슴성형에 활용되기 시작했습니다.

만났던 부작용 피해자들 모두 공통적으로 '가슴지방이식'이 보형물보다 안전할 것 같아서 수술을 했다고 말했습니다. 또 인공보형물보다 아무래도 이물감이 덜 할 것 같다는 이유도 있었습니다. 얼마 전 SBS에서 보도했던 것 처럼 보형물이 터지면서 실리콘이 모유 수유 중인 여성의 유선을 타고 나가 아이가 섭취하는 부작용까지 알려지면서, 보형물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확대된 이유도 있겠습니다.

▶ "터진 가슴 보형물, 모유에 섞여 아기 입속으로"

● '군살은 빼고 볼륨은 업?'…광고는 그럴듯한데
지방이식 가슴성형 광고
수많은 광고들 속에 부작용에 대한 언급은 없었습니다. 광고의 요지는 대체로 이렇습니다. '남는 군살을 빼서 볼륨이 부족한 곳에 채워준다' 지방이 많은 곳에서 지방을 빼서, 볼륨이 필요한 곳에 넣는다면 말 그대로 '일석이조'겠죠?

강남의 성형외과 네 곳을 취재해 봤습니다. 지방이식 가슴성형의 장점만 부각시키지, 부작용에 대해 제대로 설명을 해주는 곳은 없었습니다.

[성형외과 상담실장]
"고객님 같은 경우는 일타이피죠. 그만큼 지방을 뽑아내면 날씬해지는 라인적인 효과가 날 것이고, 가슴은 조금 업그레이드가 되는 거죠. 내 지방 넣는 거니까 상관없어요. 유선도 있기 때문에 큰 문제를 주지는 않아요."

● '보형물보다 안전할 것 같아서'…더욱 다양한 부작용

하지만 제가 인터넷 성형 카페를 통해 연락한 피해자 10여 명, 그리고 취재에 응해 만나본 피해자 3명은 예상보다 심각한 부작용을 호소했습니다.

지난해 1월 가슴 확대를 위해 지방 이식 수술을 한 대학생 김 모 씨는 가슴 딱딱해지고 염증이 생겨 당시 수술비 200만 원의 두 배 넘는 돈을 주고 지방을 모두 빼냈습니다.

[김 모 씨 / 24살 ]
"6개월까지도 계속 가슴이 점점 더 땡땡하게 붓고 속옷 착용을 못 할 지경이 되더라고요. 치료한 의사 말에 따르면 지방을 이물질로 인식하고 지방 낭종 형성하는 게 보인다고 그래서 다 제거를 했어요."

문제는 손쉽게 제거 가능한 보형물과 달리 지방은 제거도 힘들고 치료가 쉽지 않다는 점입니다. 3년 전 수술한 이 모 씨는 지방을 모두 제거한 지금도 부작용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이 모 씨 / 29살]
"이미 만성 염증이 돼 있고 치료를 해도 딱딱한 건 없어지지 않아요. 만져도 제 살 같지는 않아요. 지금도 울퉁불퉁하고 보형물 수술을 한 주변 친구들 가슴보다 촉감도 딱딱해요."

한 유방전문 외과에서 치료한 지방이식 가슴 성형 부작용 환자만 최근 3년간 7백 명에 달했습니다. 인터넷 성형 카페에서도 가슴 지방이식 부작용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습니다.
인터넷 성형카페 부작용 호소글● 수년지나 부작용 발생하기도
가슴 지방이식 성형 엑스레이 사진한 20대 여성의 유방 엑스레이 사진입니다. 가슴에 지름 12~14cm 크기의 딱딱한 덩어리가 보입니다. 마치 돌덩이 같이 보이지요? 지방이 굳어 딱딱해진 겁니다.

6년 전 가슴 지방이식을 받고 잘 지내다가 갑자기 가슴 통증을 느끼고 병원을 찾은 여성의 가슴에서 누런 고름이 쏟아져 나온 사진입니다. 만성 감염이 급성감염으로 변하면서 괴사된 지방 덩어리들까지 나왔습니다. 증상이 없었다고 해도 안심할 수 없다는 겁니다. 이미 발생한 지방괴사와 염증 부위는 수술로 제거하는 방법밖에 없습니다.
가슴 지방이식 성형가슴 지방이식 성형만약 만성 염증이 나타날 경우, 체내 면역기능이 떨어져 쉽게 피곤해하거나, 열감을 느끼는 경우가 많습니다. 보통 감기나 컨디션 저하로 치부해 치료 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 지방이식 가슴성형 부작용은 왜?

그렇다면, 지방이식 가슴성형의 부작용은 왜 생기는 걸까요? 여러 원인들이 있겠지만, 핵심은 주입하는 양에 달려있습니다. 얼굴 지방이식의 경우 (물론 얼굴 지방이식도 부작용이 꽤 있습니다만) 보통 많이 넣어야 10cc에서 20cc 정도가 주입됩니다.

그런데 가슴은 아무리 적게 넣어도 한쪽당 200cc 이상을 넣게 됩니다. 쉽게 설명해 시속 10km와 200km 속도로 운전할 때의 위험이 다른 것과 마찬가집니다. 한마디로 생착이 정말 어렵다는 겁니다. 불가능하지는 않지만, 확률이 상당히 떨어지고, 언제 부작용이 나타날지 모르는 시한폭탄 같은 시술이라는 거죠.

[양정현/ 건국대학교 병원 유방암 센터장]
"처음에는 볼륨은 많이 생겨요. 그런데 이제 문제는 생착률이 세월이 흐를수록 이게 자기 거지만 이게 동화가 안 되니까. 그래서 이제 괴사도 빠지고 저렇게 석회도 생기고. 혹처럼 만져지게 되는 거죠. 그러다가 균이 들어가서 그런 패혈증도 오고 그런 부작용이 충분히 있을 수 있습니다."

보형물이 몸 안에 들어왔을 때 이걸 외부침입자로 생각해 피막을 형성하는 것처럼 지방이식도 양이 많아지면, 퍼져나가지 못하고 피막을 구축하게 됩니다. 이게 멍울처럼 만져지기도 하고, 멍울이 터지면 염증이 발생하게 됩니다. 지방이식 가슴성형의 가장 큰 문제가 염증 문제입니다. 흔히 알고 있는 부작용인 석회화(지방이 단단하게 굳는 것) 자체는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적인 소견입니다. 유방암과 구분이 잘 되지 않는다는 이야기도 있지만, 추적검사를 통해 유방암과 구별이 가능하다고 합니다.

● 피해 늘고 있지만, 추산 어려워

가슴 지방이식 부작용은 치료기간이 길어지는 경우가 많아 환자들은 신체적 고통은 물론 상당수가 정신적 고통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부작용이 수술 후 6개월이나 1년 뒤부터 나타나는 경우가 많아 병원 과실을 입증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힘겨운 소송과정을 거치든지 아니면, 제거 수술비용을 떠안아야 합니다. 신체적, 경제적 고통에다 정신적 고통까지 그야말로 3중고 인 것입니다.

제가 만난 세 번째 피해자는 지난 3년이 지옥과 같았다고 표현했습니다. 천만 원 정도의 수술비용을 지불하고 수술을 했지만, 아름다운 가슴을 가질 것이란 기대와 달리 부작용으로 힘겨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수술 후 1년도 안 돼 이식한 지방이 돌처럼 딱딱하게 굳으면서 두 군데 대학병원에서도 치료가 불가능하다는 진단을 받았습니다. 지방 괴사와 낭종, 석회화, 만성염증 등 지방이식으로 올 수 있는 부작용들이 함께 온 겁니다. 견딜 수 없는 통증에 진통제와 수면제 없이 잠을 이룰 수 없어 자살 기도까지 했습니다.

[양 모 씨 / 60세]
"밤에는 수면제 안정제 먹고 또 자다가 깨서 또 아프고 너무 아파가지고 사는 게 사는 게 아니었죠. 너무 고통스러워서 차라리 죽는 게 더 낫겠다. '차라리 죽는 게 낫겠다' 참혹했죠. 현실이. 매일 울고. 하여튼 모든 삶의 질이 떨어졌어요."

미용목적의 지방이식 수술은 보험 적용대상이 아니라 얼마나 많은 사람이 수술을 받는지 알 수 없습니다. 또 보형물의 경우 의료기기로 분류돼 부작용이 실태에 대한 추산이 되지만, 지방이식의 경우 정확한 실태 파악조차 안 되고 있는 실정입니다. 보도가 나간 지 한 달이 지난 지금, 여전히 인터넷엔 여름맞이(?) 지방이식 가슴성형 홍보 배너가 홍수처럼 쏟아지고 있습니다. 아직까지는 '본인이 주의할 수밖에 없다'는 말로 마무리를 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 답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