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보하기

[박진호의시사전망대] "교육청 하나도 안 무섭다?"…숭의초 사건, 사학의 그림자

SBS뉴스

작성 2017.07.13 09:38 수정 2017.07.13 10:46 조회 재생수13,707
프린트기사본문프린트하기 글자 크기
인터뷰 자료의 저작권은 SBS 라디오에 있습니다. 전문 게재나 인터뷰 인용 보도 시, 아래와 같이 채널명과 정확한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방송 : 박진호의 시사 전망대 (FM 103.5 MHz 6:20-8:00)
■진행 : SBS 박진호 기자
■방송일시 : 2017년 7월 13일 (목)
■대담 : SBS 김종원 기자

---

- 감사결과 피해자 부모에게 "어차피 일 끝나면 전학 갈 거 아니냐"
- 진술서 중 상당히 중요한 자료 일부 사라져.. 학교 측 "분실했다"
- 선생님 직접 핸드폰 찍어 가해자 부모 유독 재벌가에만 보내줘
- 숭의초 공립이 아니라 사립? 서울시교육청 해임 요구 받아들일지…
- 재단에 교사 중징계 여부 물었는데 아무런 답변하지 않아
- 숭의초 교육청 감사 별개로 경찰 수사 의뢰…지켜봐야


▷ 박진호/사회자:

사회적으로 큰 파문을 일으켰던 사립초등학교, 숭의초등학교의 학교폭력 은폐 사건. 서울시교육청이 감사를 벌인 결과 학교 측에서 사건을 은폐하고 축소했던 사실이 또 확인이 됐습니다. 서울시교육청은 이 책임을 물어서 교장과 교감을 비롯한 3명을 해임하고 담임교사는 정직 처분할 것을 학교법인에 요구했는데. 이번 사건의 전개 과정을 보면 이 교육 행정의 문제점이 여실히 드러난 셈이어서. 앞으로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게 하기 위해서는 어떤 대책이 필요한가. 이런 고민을 하게 만들었습니다. 이 문제를 단독 보도했던 SBS 보도국 기획취재부의 김종원 기자가 연결돼 있습니다. 김 기자 안녕하세요.

▶ 김종원 SBS 기자:

예. 안녕하세요.

▷ 박진호/사회자:

어제 감사 결과가 나와서 사실로 확인됐지만. 당초 김 기자가 단독 보도했기 때문에. 이게 어떤 사건이었는지 좀 짚어보고 가야할 것 같은데요.

▶ 김종원 SBS 기자:

예. 이미 많이 보도가 됐습니다만. 초등학교 3학년이면 10살이죠. 10살 숭의초 3학년 아이들이 수련회를 갔다가 벌어진 일이었습니다. 방을 배정받은 후에 이 아이들이 장난을 좀 쳤는데. 피해 아동이 이불 밑에 깔려있는 상태로 같은 반 친구들 4명에게 폭행을 당했다. 이렇게 주장을 하면서 일이 벌어지게 됐죠. 당시 피해 아동은 본인이 담요 아래에 있는데 친구들이 갑자기 '야! 잡아' 하면서 한 명은 밖으로 나오지 못하게 위에 올라타고, 한 명은 무릎으로 계속 때리고, 한 명은 막대기로 갖고 때리고, 한 명은 야구방망이로 때렸다.

이렇게 해서 밑에서 꽤 오랜 기간 맞아서 굉장히 고통스러웠다. 사실 이 친구는 수련회가 끝나고집에 가자마자 본인의 엄마에게 했던 첫 마디가 '엄마, 나 죽을 뻔 했어'. 이것이었다고 지금 얘기를 하고 있거든요. 그 정도로 힘든 시간이었다고 하는데. 문제는 가해자로 지목된 아이들은 장난이었다. 우연히 있었고 이불 밑에 아이가 있었는 줄 몰랐다. 이런 주장을 하면서 초반에는 좀 주장이 상충이 되는 부분이 있었습니다. 어쨌든 학교 측에서 이 사실을 인지하고 해결하는 과정에서 여러 가지 문제가 드러났던 것이죠.

▷ 박진호/사회자:

학교가 은폐를 했다는 의혹이 계속 제기가 됐고, 서울시교육청에서 감사를 벌였고. 사실로 확인이 된 거죠?

▶ 김종원 SBS 기자:

예. 그렇습니다. 학교 측에서 은폐를 하려 했다. 사실 이 부분 때문에 이 문제가 저희도 알게 되고 취재를 시작하게 된 건데요. 당시 학교 측에서 이 사건을 피해자의 부모님이 아이가 돌아오자마자 피해 사실을 털어놓은 얘기를 했었고 바로 담임 선생님에게 전화를 해서 사실 확인을 하거든요.

그런데 이 때 담임 선생님이 처음에는 그냥 해프닝이다, 큰 일 아니다, 그냥 애들끼리 잘 지내다 왔으니까 된다. 이런 식으로 그냥 하고 일을 끝내려고 했어요. 그런데 피해 아동 입에서 나오는 이야기는 듣고 보면 절대 별 일이 아닌 게 아니었거든요. 이 부모님 입장에서는. 그래서 다시 좀 확인을 하고. 특히 보셔서 아시겠지만 우유 모양으로 생긴 비누가 있는데. 시중에 파는 바나나 우유와 똑같이 생긴 용기에 담겨있는 비누. 이게 있는데 이걸 이 학생이 먹었거든요.

이 학생 주장은 친구들이 이걸 먹으라고 자기를 속여서 자기가 먹었다. 이거였는데. 이것에 대해서도 학교 선생님이 좀 납득하지 못할, 부모님 입장에서는 납득하지 못할 해명을 자꾸 하고. 이런 과정에서 부모님 입장에서는 점점 학교에 대한 불신이 조금씩 쌓여가는 과정이 있었고요.

그래서 학교 측에 문의를 했지만 어째 이 학교 측의 반응은 오히려 피해 아동을 혼낸다거나. 아니면 별 일 아닌데 왜 자꾸 문제를 키우느냐. 아이들이 장난이었다고 하는데 우리가 더 이상 어떻게 밝혀내느냐. 이런 이해할 수도 없는 과정을 거치면서 부모님 입장에서는 학교가 해결할 의지가 없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됐고.

그러던 와중에 이 폭행을 한 4명의 아이들 중 한 명은 국내 굴지의 대기업의 손자고, 한 명은 굉장히 유명한 연예인의 아들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부모님이 혹시 이런 배경이 문제 해결을 막고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의심을 갖게 했던 상황이었거든요. 저희 취재진도 그 부분이 정말 사실일까. 설마 요즘 세상에 그런 일이 있을까 하면서도 그런 정황이 보이기에 취재했던 것인데. 급기야는 이 학교의 교장 선생님 같은 경우에는 학교폭력위원회가 결국 사건이 발생하고 한 달이 넘은 시점에 열리기는 열렸어요.

그게 지난 6월 1일인데. 이 학교폭력위원회가 열리기 직전에 피해자 부모에게 '어차피 이 일 끝나면 애 데리고 전학 갈 것 아니냐', 한 마디로 전학 가라는 소리죠. 사실은. 이런 이야기를 한다거나. 아니면 '우리는 교육청 하나도 안 무섭다' 이런 얘기를 한다거나.

사실 이것은 바로 내일 모레 학교폭력위원회가 열리는데 교장 선생님이 그런 이야기를 한다는 것은 받아들이는 부모님 입장에서는 이미 결과가 정해져있다고밖에 받아들일 수 없는 상황이었거든요. 그런데 아니나 다를까 학교폭력위원회는 피해자는 있지만 가해자는 없다. 고로 피해자에 대한 보호 조치도 없고 가해자에 대한 처벌도 없다. 이런 이해할 수 없는 결과가 나왔던 것이죠.

▷ 박진호/사회자:

학교라는 공간이 우리가 밖에서 보면 굉장히 자유로워 보이지만. 학교 운영하는 방식에 따라서는 굉장히 은폐된 공간이 될 수가 있기 때문에. 사실 취재 기자가 접근해서 무언가 증명하기 굉장히 어려운 상황이었는데. 취재 당시의 학교 측 해명과 어제 서울시교육청 감사 결과를 보면 좀 다른 부분이 있고, 의심했던 부분이 확인된 부분이 상당히 있었죠?

▶ 김종원 SBS 기자:

예. 그렇습니다. 일단 학교 측 같은 경우는 저희가 가장 크게 의문을 가졌던 부분이. 과연, 특히 이 가해자 아동 가운데 재벌 손자 같은 경우는 학교폭력위원회에서 제가 좀 전에 조치사항이 없다는 결과가 나왔지만 권고사항, 사실 의도는 권고사항입니다. 조치는 없지만 권고사항으로 가해 아동들에 대한 생활지도나 피해 학생과의 지속적인 화해를 위해 노력한다. 이런 권고사항은 있었는데. 유독 이 재벌 손자 같은 경우는 심지어 이 권고사항에서조차 빠졌어요.

재벌손자는 야구방망이를 수련회에 가지고 오면 안 되는데도 가져오기도 했었고, 아까 말씀드린 바나나우유 모양의 비누를 갖고 온 당사자이기도 한데도 권고사항에서조차 빠졌단 말이죠. 그런데 이런 것에 대해서 당장 학교가 우리가 뺀 게 아니다. 피해자 측에서 이 재벌 손자 같은 경우는 학폭위가 열리기 바로 전 날, 5월 30일 쯤. 사건이 벌어지고 한 달이 넘은 시점에서야 처음으로 문제 제기를 했다. 우리가 어떻게 아느냐. 피해자도 얘기를 안 하는 가해자를 우리가 어떻게 아느냐. 이런 주장을 했었는데. 어제 감사 결과 사실 절망적이게도 상당 부분이 사실이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일단 5월 30일, 그러니까 사건이 4월 20일 날 발생했는데. 한 달 열흘이나 돼서야 처음으로 피해자가 재벌 손자를 지목했다는 얘기도 이게 사실 다 녹취가 있어요. 이 어머니가 사건이 발생하고 일주일이 되지 않은 굉장히 초기 시점에 교감 선생님에게 직접 재벌 손자의 이름을 거론하면서 이 아이가 야구방망이를 가져온 아이다라면서 재벌 손자를 지목해 이야기하는 게 녹취가 있음에도 학교는 계속 이런 주장을 했던 건데. 감사팀이 생각하기에도 학교 측의 주장은 거짓이다. 이렇게 생각했던 것이고요.

따로 어저께 나왔던 사실들을 정리하자면. 무엇보다 학교 측이 진술서 중에 상당히 중요한 것으로 보이는 일부가 사라진, 학교 측에서는 분실됐다고 주장하고 있는데. 그런 게 발견이 됐고. 그리고 가해자 중에 재벌 손자를 이런 식으로 상당히 빠른, 사건이 벌어지고 얼마 안 된 시점에 피해자 부모가 지목을 했음에도 이 학생만 유독 빼서 마지막까지도 가해자 명단에 집어넣지 않았던 점이라거나.

그리고 무엇보다도 중요한 부분이 진술서와 학교폭력위원회의 회의록 같은 경우 일부를 선생님이 직접 자기 핸드폰으로 사진을 찍어서 가해자 부모 중에서도 유독 재벌가에만 보내줬단 말이에요. 이메일과 핸드폰으로. 이것도 사실 비밀보호 위반이고. 이런 굉장히 여러 가지 편파적으로 일을 진행하고 전방위적으로 숨기려고 했던 여러 가지 요인들이 확인이 된 거죠.

▷ 박진호/사회자:

이게 조사 관련 서류를 문제의 재벌가 쪽에 넘겼다는 부분이 되게 사회적으로 공분을 낳고 있는 부분이기도 한 것 같은데. 그러면 앞으로는 어떻게 되는 겁니까? 이제는 조치가 끝난 겁니까?

▶ 김종원 SBS 기자:

지금 어저께 교육청 같은 경우에는 교장, 그리고 교감, 생활지도 선생님. 이 세 명에 대해서는 해임을 요구했고요. 담임교사에 대해서는 정직을 요구했습니다. 이게 상당히 중징계인데. 문제는 여기가 공립이 아니라 사립이라는 거예요. 그래서 이것을 우리나라 사학법상 교육청에서 이런 징계를 바로 할 수 있는 게 아니라 사학재단에 의뢰하는 수준입니다.

아까도 말씀드렸듯이 교장 선생님이 우리는 교육청 하나도 무섭지 않다고 얘기한 게 사실 이런 취지에서 나온 이야기인데. 이 정도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고 교육청에서 발표를 해서 요구를 했지만 숭의학원, 숭의초의 재단이죠. 숭의학원에서 받아들이지 않으면 사실 끝이거든요. 그래서 실제로는 아예 무시를 해버릴 수도 있고. 아니면 이런 중징계를 경징계 정도로 낮춰서 할 수도 있고. 이것은 앞으로 전적으로 숭의학원에 달렸습니다.

그래서 어제 SBS가 앞으로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 질문을 했지만 숭의학원에서는 아무런 답변을 하지 않았거든요. 다만 교육청의 감사 결과에 대한 반박, 사과도 없고 그냥 반박. 이것은 전부 사실이 아니다. 의혹 나열에 불과하다. 이런 반박 공식 입장만 내놓은 상태고. 과연 교육청의 이런 징계 권고가 제대로 이뤄질지 지켜봐야 할 부분이고요.

그리고 이와 별도로 아까 말씀드린 비밀 보호 의무를 위반해서 재벌가에 자료를 넘겼다거나, 아니면 굉장히 중요한 초기 진술서 일부가 사라졌다거나. 이런 부분은 단순히 감사가 아니라 경찰 수사가 필요하다고 판단을 해서 수사 의뢰를 하기로 했어서. 앞으로 수사는 또 어떻게 진행이 될지 이 부분도 좀 지켜봐야 될 것 같습니다.

▷ 박진호/사회자:

그렇군요. 오늘 아침에 말씀 잘 들었습니다.

▶ 김종원 SBS 기자:

네.

▷ 박진호/사회자:

지금까지 SBS 보도국 기획취재부 김종원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