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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장마에 대한 잡다한 사실

안영인 기자 youngin@sbs.co.kr

작성 2017.07.09 13:22 수정 2017.07.09 17:31 조회 재생수4,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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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대표 이미지:[취재파일] 장마에 대한 잡다한 사실
장마전선이 남부와 중부지방을 오르내리면서 곳곳에 집중호우를 쏟아 붓고 있다. 중부지방에 장마가 시작된 지난 6월 30일부터 오늘(9일) 오전 9시까지 전국적으로 내린 비는 평균 125mm 정도다. 국지적으로 강하게 내리면서 지역별 강수량은 말 그대로 천차만별이다.

강원도 홍천군 내면에는 전국에서 가장 많은 423.5mm 비가 내렸고, 평창군 대화면 350, 포천시 영북면 342.5, 대전시 장동에 294.5, 충북 보은 269.5, 서울에도 224mm의 강수량이 기록됐다. 반면에 폭염특보가 이어지고 있는 제주에는 고작 0.7mm의 비가 내렸고, 포항은 6.2, 고창 10, 대구에는 12mm의 비가 내리는데 그쳤다.

쏟아 붓는 강도도 지역에 따라 큰 차이를 보였는데 지난 4일 전남 고흥 도화에는 새벽에 1시간 동안 104.5mm라는 물폭탄이 떨어졌고 같은 날 새벽 부산 영도에도 1시간 동안 98mm의 폭우가 쏟아졌다. 서울 동대문에도 지난 6일 오후 5시부터 6시까지 1시간 동안 56.5mm의 폭우가 쏟아지기도 했다.

장마는 보통 6월 하순에 시작돼 7월 하순에 끝난다. 평균적으로 6월 19~20일 제주도부터 시작돼, 남부지방은 6월 23일, 중부지방에도 6월 24~25일 장맛비가 시작된다. 올해는 제주도가 평년보다 4~5일 늦었고, 중부지방도 평년보다 1주일 정도 늦게 장마가 시작됐다. 끝나는 시기는 평균적으로 제주도가 7월 20~21일, 남부는 7월 23~24일, 중부는 7월 24~25일이다.
장마
장마가 가장 빨리 시작된 해는 1970년으로 남부지방은 6월 10일, 중부지방은 6월 14일 시작됐다. 가장 늦게 시작된 해는 중부지방의 경우 1982년으로 7월 10일 시작됐고 남부지방은 1992년으로 7월 9일 시작됐다. 끝나는 날도 해마다 다른데 1973년의 경우 중부와 남부 모두 6월 30일에 장마가 끝나 가장 빨리 끝난 해로 기록됐다. 장마가 가장 늦게 끝난 해는 중부지방은 1987년으로 8월10일, 남부지방은 1969년으로 8월11일 장마가 끝났다.

해마다 시작과 끝이 다르다 보니 장마기간도 해마다 달라진다. 평균(1981~2010) 장마기간은 32일이다. 가장 장마가 길었던 해는 중부지방의 경우 2013년으로 6월 17일부터 8월 4일까지 49일 동안이나 이어졌다. 남부지방은 1969년에 장마가 가장 길었는데 6월 25일부터 8월 11일까지 48일 동안 장마가 이어졌다. 장마가 가장 짧았던 해는 중부와 남부 모두 1973년으로 6월 25일에 시작돼 6일 만인 6월 30일에 장마가 끝났다.

장마기간도 다르고 강수일수도 다른 만큼 강수량도 해마다 지역마다 모두 다르다. 장마기간 동안 중부지방은 평균 366mm, 남부지방은 중부지방보다 조금 적은 평균 348mm의 비가 내린다. 제주도를 제외한 전국 연평균(2081~2010) 강수량이 1307.7mm인 점을 고려하면 1년 강수량의 28% 정도가 장마철에 내리는 것이다.
장마 피해전국적으로 장맛비가 가장 많이 내렸던 해는 2006년으로 전국 평균 699.1mm의 비가 내렸다. 평년보다 2배 정도나 비가 많이 내린 것이다. 아직 장마가 끝난 것은 아니지만 올해보다는 6배 가까이 많은 것이다. 비가 가장 적게 내렸던 해는 장마기간이 단 6일로 가장 짧았던 1973년으로 전국 평균 71.9mm의 강수량이 기록됐다. 비가 평년의 1/5 정도 내리는데 그친 것이다. 전국 평균 강수일수가 가장 많았던 해는 2006년으로 26.7일 동안 비가 내렸다. 반면에 강수일수가 가장 적었던 해는 장마기간이 가장 짧았던 1973년으로 전국 평균 4.5일이었다.

그렇다면 현재와 같은 장마는 언제부터 시작된 것일까? 장마는 근본적으로 대륙과 해양이 뜨거워지거나 차가워지는 속도가 달라 겨울철과 여름철에 바람 방향이 거의 정반대로 바뀌는 일종의 몬순 현상이다. 따라서 장마는 현재와 같은 아시아 대륙과 태평양이 만들어진 시기부터 시작됐을 것으로 추정된다.

학계에서는 대륙과 해양이 현재와 비슷한 형태를 갖춘 2천2백만 년~2천5백만 년 전인 신생대 제3기에 장마가 시작된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에는 이보다 1천5백만 년 전인 4천만 년 전부터 아시아 몬순이 시작됐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장마 시작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 [취재파일] 장마는 언제 시작됐을까? > 참조하길 바란다.

조금 더 두고 볼 일이지만 기상청은 올 여름 장마가 평년보다 길지 않고 강수량도 전반적으로 평년보다 적지 않을까 하는 예상을 하고 있는 듯하다. 기상청의 1개월 전망을 보면 7월 10일부터 8월 6일까지 4주 연속 기온은 평년보다 높고 강수량은 평년과 비슷하거나 적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평년 같으면 장마 후반기에 기온이 높고 강수량이 적을 것으로 보는 것은 장마가 일찍 끝나거나 장마가 끝나지 않아도 장마전선이 약할 것이라는 뜻이다.

현재 예보대로라면 오늘 밤부터 내일(월요일)까지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또 한 차례 강한 장맛비가 예상된다. 화요일인 모레 아침이나 낮에 비가 그치고 나면 남부지방에는 오는 토요일에, 중부지방은 다음 일요일에 장맛비 예보가 있다. 장마가 점점 막바지로 치닫고 있는 느낌이다. 만약 16일쯤 장마가 끝난다면 올해는 1주일 정도 늦게 시작된 장마가 1주일 정도 일찍 끝나게 되는 것이다.

장마는 종종 피해를 주기도 하지만 우리나라 연 강수량의 28% 정도를 차지하는 대표적인 수자원이다. 가뭄을 생각해서라도 장마철에 빗물을 그대로 흘려보낼 것이 아니라 잘 저장해 두었다가 비가 적을 때 사용할 수 있는 시스템이 구축이 절실하다. 매년 저수지 바닥이 갈라지고 그 때마다 하늘을 탓하는 것은 그만큼 물 관리를 못하고 있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에 불과할 뿐이다.

<참고자료>

* 기상청, 장마 통계 자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