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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최근 미세먼지 심해진 이유 찾았다

안영인 기자 youngin@sbs.co.kr

작성 2017.07.07 12:53 수정 2017.07.07 20:39 조회 재생수9,0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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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대표 이미지:[취재파일] 최근 미세먼지 심해진 이유 찾았다
국내에서 미세먼지(PM10)에 대한 본격적인 관리가 시작된 것은 지난 1995년부터다. 곳곳에 관측소가 세워졌고 환경기준도 이때 도입됐다. 2005년 1월 1일부터는 <수도권 대기환경 개선에 관한 특별법>도 시행됐다. 미세먼지 관리를 시작한 지 20년 만인 2015년부터는 초미세먼지(PM2.5)에 대한 환경기준이 도입됐다.

정부가 미세먼지를 줄이기 위해 각종 대책을 쏟아내고 지속적으로 추진을 하고 있지만 최근 몇 년 동안 아주 당황스러운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전반적으로 감소추세에 있던 미세먼지 농도는 2012년 최저점을 찍고 2013년부터는 각종 대책에도 불구하고 미세먼지가 다시 늘어나기 시작한 것이다.

단적인 예로 1995년 연평균 미세먼지 농도가 78㎍/㎥이었던 서울의 미세먼지 농도는 2012년 41㎍/㎥까지 떨어졌다. 하지만 2013년에는 45㎍/㎥으로 다시 높아졌고 2014년은 46, 2015년 45, 2016년은 48㎍/㎥까지 올라갔다. 최근 들어 국민들이 실제 생활에서 느끼는 미세먼지 체감오염도는 이보다 훨씬 더 가파르게 상승했다. 미세먼지 문제 해결을 요구하는 국민들의 목소리가 커지면서 정부는 2016년 6월 미세먼지 관리 특별 대책을 확정 발표했지만 2016년 미세먼지 농도는 최근 들어 가장 높았다(그림 참조).
미세먼지 그래프경유차와 발전소, 사업장의 미세먼지 감축 대책과 친환경차 보급, 주변국과의 협력 등 각종 대책을 내놓고 추진하고 있는데 어떻게 이런 결과가 나온 것일까? 대책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닐까? 아니면 당초 기대했던 대책의 효력이 오래전에 다한 것일까? 한국과 미국 공동 연구팀이 최근 각종 노력에도 다시 악화되고 있는 한반도의 미세먼지 상황에 대한 원인을 찾아냈다.(kim et al., 2017)

연구팀은 바람, 특히 풍향보다도 풍속이 미세먼지의 분포와 확산, 주변 공기와의 혼합 등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에 착안해 2004년부터 2015년까지 12년 동안 서울과 수도권, 그리고 전국의 미세먼지 농도와 각 지역의 풍속이 어떤 관계가 있는지 관측 자료와 예측 모형을 이용해 분석했다.

풍속은 10m 고도의 풍속을 이용했다. 특히 각 연도의 미세먼지 농도와 풍속 평균값을 그대로 비교한 것이 아니라 각 연도별 관측값에서 2004~2015년 12년 평균값을 빼고 다시 12년 평균값으로 나눠 연도별로 평균과 비교해 어느 정도나 증가 또는 감소하는 경향이 나타나는지 비교 분석했다. 편차를 비교 분석한 것이다.

분석결과 연도에 따라 변동하는 미세먼지 농도와 풍속의 편차는 거의 완벽하게 정반대로 움직이는 것으로 나타났다(상관 계수 R = -0.86). 편차가 아닌 실제 미세먼지 농도와 풍속 관측 값을 비교했을 때 별 관계가 없어 보이던 것이 편차 비교 분석에서 뚜렷한 관계를 보여준 것이다.

풍속이 평균에 비해 강해지면 미세먼지 농도는 평균보다 낮아지고 풍속이 평균 보다 약해지면 미세먼지 농도는 정확하게 평균보다 높아지는 것이다. 또 미세먼지 농도는 국지적인 바람에 의해 출렁이기보다는 중국에서 한반도를 통과하는 저기압처럼 큰 규모의 공기 흐름에 크게 좌우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2012년 이후 미세먼지 농도가 다시 증가하는 경향을 보인 시기를 보면 풍속은 미세먼지 농도와는 정반대로 평균보다 지속적으로 약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2012년 이후 최근 미세먼지 농도가 증가한 것은 같은 시기에 풍속이 예년보다 작아 미세먼지가 확산하거나 빠져나가지 못하고 한반도에 그대로 쌓여 나타난 현상이라는 뜻이다.

당국이 미세먼지를 줄이려는 각종 노력을 해왔음에도 불구하고 예년보다 바람이 크게 약해져 미세먼지 농도는 오히려 더 높아진 것이다. 풍속이 약해져 나타난 악영향이 각종 노력으로 나타난 감축 효과를 넘어선 것이다. 당국이 최근 각종 대책에도 불구하고 늘어나는 미세먼지에 대해 이유를 제대로 설명하지 못한 것은 당국도 그동안 미세먼지가 늘어나는 이유를 제대로 모르고 있었다는 것을 말해준다.

실제로 연구팀이 연도별 미세먼지 농도에서 풍속이 예년보다 약해 미세먼지가 더 쌓인 효과를 빼고 다시 미세먼지 농도를 산출한 결과 2012년 이후에도 미세먼지 농도는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2년 이후 미세먼지 농도가 다시 올라간 것은 풍속이 다른 해보다 크게 약해졌기 때문에 나타난 현상이지 그동안의 미세먼지 감축 노력은 나름대로 효과는 있었다는 뜻이다. 다만 미세먼지 감축 노력으로 나타난 효과보다 풍속이 약해져 미세먼지가 쌓인 효과가 훨씬 더 크게 나타나 겉으로 보기에는 미세먼지 농도가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는 것이다. 최근 미세먼지가 심해진 이유를 찾은 것이다.

하지만 여기서 중요한 것은 미세먼지가 쌓이는 이유가 어떻게 되든 국민들은 최종적으로 나타나는 미세먼지를 들이마신다는 것이다. 특히 이 논문이 말하는 것은 단순히 최근 정부의 미세먼지 대책이 나름 효과가 있었다는 것이 아니다. 바람이 문제였다고 바람 탓을 하는 것도 아니다.

논문은 정부가 미세먼지로부터 국민의 건강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지금까지의 미세먼지 대책에 머물러서는 안 되고 기상이나 기후변화에 따른 영향까지도 대책에 포함시켜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미세먼지 농도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는 풍속의 변화와 기후변화까지 고려하지 않을 경우 최근의 경우처럼 각종 대책을 쏟아내더라도 공기의 질은 오히려 더 나빠지는 당황스러운 상황은 얼마든지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참고문헌>

* Hyun Cheol Kim, Soontae Kim, Byeong-Uk Kim, Chun-Sil Jin, Songyou Hong, Rokjin Park, Seok-Woo Son, Changhan Bae, MinAh Bae, Chang-Keun Song, and Ariel Stein, 2017 : Recent increase of surface particulate matter concentrations in the Seoul Metropolitan Area, Korea, Scientific Reports 7. doi:10.1038/s41598-017-0509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