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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봅슬레이 '0.01초를 줄여라!'…스타트에 총력

이용 감독 "4인승도 평창 메달 노려볼만하다"

최희진 기자 chnovel@sbs.co.kr

작성 2017.07.05 10:13 수정 2017.07.05 10:15 조회 재생수2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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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대표 이미지:[취재파일] 봅슬레이 0.01초를 줄여라!…스타트에 총력
지난 3월 평창 슬라이딩센터에서 열린 봅슬레이 월드컵 8차 대회. 우리나라는 원윤종-김진수-이경민-오제한이 나선 봅슬레이 4인승에서 7위를 차지했습니다. 이 같은 결과에 이용 봅슬레이-스켈레톤 대표팀 총감독은 내년 평창 동계 올림픽에서 봅슬레이 4인승도 충분히 메달을 노려볼만하다는 희망을 발견했다며 한껏 고무된 표정이었습니다.

당시 우리 팀은 금메달을 획득한 러시아 팀과 0.39초, 동메달을 딴 라트비아 팀과는 0.13초 차이가 났습니다. 스타트 기록이 1차 시기 15위, 2차 시기 13위였는데 결승선 통과 기록은 1차 시기와 2차 시기 모두 7위였습니다. 스타트에서의 부진을 드라이버 원윤종의 주행으로 만회한 것입니다. 이용 감독은 바로 여기서 희망을 봤습니다.

푸시맨과 브레이크맨으로 출전한 김진수-이경민-오제한은 국가대표 2진 선수인데, 평창 올림픽에서 서영우와 전정린 등 에이스가 나서면 스타트 기록을 단축해 충분히 메달이 가능하다고 자신했습니다. 이 감독은 국가대표 1진과 2진 선수의 스타트 기록 차가 0.07초 정도인데, 이 차이면 결승선을 통과할 때 최종 기록을 0.2초 단축시킬 수 있다며 근거를 설명했습니다. 봅슬레이에서는 썰매가 트랙을 내려갈수록 가속도가 붙기 때문에 스타트 기록이 0.01초 차이가 나면 최종 기록은 0.03초 정도 차이가 납니다.

이 감독은 또 봅슬레이 4인승이 2인승보다 스타트에서 결과가 많이 좌우된다는 점도 들었습니다. 아무래도 2명이 썰매를 밀고 타는 것보다 4명이 힘을 한데 모아 썰매를 밀고 일사불란하게 탑승해야 하기 때문에 더 어렵고 실수도 많이 나오기 때문입니다. 그러면서 하계 훈련 동안 4인승 스타트 훈련에 집중해 평창 올림픽에서 2인승 뿐만 아니라 4인승에서도 동반 메달을 획득하겠다고 다짐했습니다.
플로리안 린더 신임 스타트 전담 코치스타트 강화를 위한 첫 단추로 스타트 전담 코치를 영입했습니다. 캐나다 출신 플로리안 린더 코치입니다. 스타트 전담 코치는 그 전에는 대표팀에 없던 보직인데 이번에 새로 생겼습니다. 지난 4월 주행 코치로 계약을 체결한 피에르 루더스 코치가 추천해서 영입하게 된 것입니다. 같은 캐나다 출신인 두 코치는 2014년 소치 올림픽에서 개최국 러시아 대표팀을 함께 지도해 금메달 2개를 획득하는데 기여했습니다.

린더 코치는 2010년 밴쿠버 올림픽 때는 조국 캐나다 대표팀을 지도하는 등 풍부한 올림픽 경험을 갖고 있습니다. 그는 지난달 25일 입국해 진천 선수촌에서 대표팀의 훈련 모습을 지켜보며 선수 개개인의 특성 파악에 나섰습니다. 그리고 우리 선수들의 경기 영상을 보면서 분석 작업에도 착수했습니다. 지난 3월 평창 월드컵 때 대표팀의 4인승 경기 영상을 보고 선수들이 처음에 썰매를 밀고 나갈 때 힘을 한데 모으지 못했고, 썰매에 올라타는 자세와 연결동작이 매끄럽지 못하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코너를 돌 때도 푸시맨과 브레이크맨들의 고개가 들려 공기의 저항을 많이 받는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는 한국 봅슬레이가 단기간에 세계 정상권으로 성장하는 과정을 눈여겨봐왔다며 자신의 노하우를 전수해 평창 올림픽에서 좋은 성적을 내는데 도움을 주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한국 선수들이 신체적인 능력이 뛰어난데다 무엇보다 훈련에 임하는 자세가 진지하고 성실해 발전 가능성이 높다며 기대감을 드러냈습니다. 

● 육상 훈련 강화…200m까지 전력 질주
봅슬레이 4인승 대표팀스타트 기록 단축을 위해 대표팀은 이번 하계 훈련에서 육상 훈련의 강도를 높였습니다. 실제 경기에서 스타트 때 드라이버가 달리는 거리는 30m, 브레이크맨은 40m 정도입니다. 여기에 맞춰 대표팀은 그동안 50m와 100m 육상 훈련을 진행해왔습니다. 하지만 올해는 달리는 거리를 150m에서 200m 많게는 400m까지 늘렸습니다.

실전에서 썰매를 50m를 밀고 뛰어도 힘이 남도록 근지구력을 기르기 위해서입니다. 봅슬레이 경기에서는 1차 시기보다 2차 시기가 스타트 기록이 빠른 경우가 많습니다. 선수들의 몸이 갈수록 풀리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우리 선수들은 1차 시기에 모든 힘을 쏟아붓고나면 2차 시기에서는 체력이 떨어져 스타트 기록이 저하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실제로 지난 시즌 2인승 원윤종-서영우의 경우 월드컵에서 1차 시기 스타트 기록이 빠른 경우가 4번, 2차 시기가 빠른 경우는 3번에 불과했습니다. 특히 3차 시기까지 뛰었던(중도 탈락해 4차 시기는 못 뜀) 세계선수권에서는 갈수록 스타트 기록이 떨어졌습니다.

반면, 세계랭킹 1위 독일 프리드리히-마르기스는 월드컵에서 2차 시기 스타트가 빠른 경우가 4차례로, 1차 시기 2차례보다 많았습니다. 특히 세계선수권에서는 마지막 4차 시기가 가장 빨랐습니다. 이용 감독은 "올림픽은 세계선수권처럼 이틀에 걸쳐 4차 시기까지 경기를 하기 때문에 스타트에서 체력과 근지구력이 더욱 중요하다고 보고 육상 훈련의 거리와 강도를 늘렸다"고 말했습니다. 서영우는 "육상 훈련의 강도를 높이니까 30m, 50m,100m 측정 기록이 지난해보다 단축됐다"며 다음 시즌 스타트 기록이 더 좋아질 것으로 기대했습니다.

봅슬레이 대표팀은 스포츠개발원과 함께 매달 육상 기록을 측정하고 있는데, 15m-30m- 45m-50m-60m-100m까지 구간별로 속도와 시간을 정밀 분석하고 있습니다.

● 브레이크맨의 장점을 살린 포지션 결정
봅슬레이 대표팀 브레이크맨 (왼쪽부터 서영우 - 전정린 - 여호수아 - 오제한) 현재 캐나다 캘거리에서 전지훈련 중인 대표팀은 이달 말 개인별 스타트 기록 측정을 한 뒤 평창 올림픽에 나설 2인승 2팀, 4인승 2팀의 라인업을 결정할 계획입니다. 브레이크맨의 주요 후보군으로는 서영우, 전정린, 여호수아, 오제한이 있습니다. 이들은 각기 장단점과 특성이 뚜렷합니다. 전정린은 파워가 가장 좋지만 순발력이 떨어지는 반면, 육상 단거리 스타 선수 출신인 여호수아는 순발력은 압도적인데 파워가 아직 부족합니다. 서영우는 파워와 순발력 모두 월등하지는 않지만 골고루 갖췄습니다.

오제한은 순발력에 비해 파워가 부족합니다. 평창 올림픽에서 내심 깜짝 메달을 기대하고 있는 4인승의 경우 이용 감독은 '원윤종-전정린-서영우-여호수아'의 조합을 구상하고 있습니다. 전정린과 서영우가 각각 두번째와 세번째 자리에서 푸시맨, 여호수아가 맨 뒤에서 썰매를 미는 브레이크맨을 맡는 구상입니다. 여기에 오제한이 최근 파워를 끌어올리면서 여호수아와 브레이크맨 자리를 놓고 경합하는 구도입니다.

이용 감독은 앞으로 집중적인 스타트 훈련을 통해 호흡을 맞추면서, 이들의 장점을 최대한 살린다면 평창에서 4인승 메달도 충분히 가능하다고 희망을 얘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