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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제에 가로막혀 단종"…'융합' 막는 칸막이 규제 여전

<앵커>

4차 산업혁명이 빠르게 진행되면서 전 세계적으로 업종 간의 융합이 활발해졌다지만, 우리나라의 현실은 그렇지 못합니다. 오늘(30일) 기업 활력 시리즈에선 현실을 가로막는 칸막이 규제의 문제점을 짚어봤습니다.

정호선 기자입니다.

<기자>

13년 전 출시됐던 일명 '당뇨폰'입니다. 세계 최초로 혈당 측정기능을 핸드폰과 연계해 혈액 정보를 관리하고 맞춤형 피드백을 제공했습니다.

[홍승억/의료기기업체 CTO : 배터리 부분에 혈당 측정 모듈을 장착해서, 휴대전화와 혈당측정기 일체형으로 만들어서 원격으로 데이터를 전송하는 (기기입니다.)]

초기 반응이 좋았지만, 반년 만에 생산을 접었습니다. 혈당 측정 기능을 갖췄다고 의료법상 의료기기로 분류되면서 휴대전화 대리점 판매를 할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규제적인 측면이나 장벽이 많이 존재했던 거죠. 그래서 시장이 활성화되기 전에 저희들이 제품을 단종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원격으로 환자 혈액정보를 공유하는 '블루투스' 혈당기도 해외에서 인기가 좋아 수출은 늘고 있는데, 원격의료법이 국회에서 7년째 계류 중이어서 국내에선 언제 판매할 수 있을지 불투명합니다.

얼굴에 붙이는 마스크팩 8억 장을 팔 정도로 급성장한 이 업체도 더욱 다양한 기능성 제품을 내놓고 싶지만 쉽지 않습니다. 우리나라는 미백, 주름 개선, 자외선차단 3종만 '기능성' 화장품으로 인정하기 때문입니다.

[이영숙/화장품업체 전무 : 기능성 규제가 상당히 한정적으로 돼 있다 보니까, 개발의 한계를 많이 느끼게 되고요. 또 수입화장품 하고의 경쟁력에서도 많이 뒤처지게 돼서 많이 안타까운 현실입니다.]

은산 분리에 막힌 반쪽짜리 인터넷 전문은행, 개인정보법에 걸린 빅데이터 산업, 위치정보법 때문에 데이터 취합과 활용을 못 하는 자율주행차 등, 4차 산업혁명으로 새롭게 창출되는 업종 간 융합이 현실을 반영하지 못한 칸막이 규제에 발목이 잡혀 있습니다.

(영상취재 : 김성일, 영상편집 : 우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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