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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망대 북토크] 애매한 걸 못 견디는 '종결욕구'가 사람들의 선택을 결정한다

SBS뉴스

작성 2017.04.21 14:20 조회 재생수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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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평일 06:20~08:00 / 토요일 06:05~08:00
- 진행 : SBS 박진호 앵커
- 방송일시 : 2017년 4월 22일 (토) 오전 07:05
- 대담 : 씨네21 이다혜 기자, 한양대 교양학부 표정훈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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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호의시사전망대
SBS러브FM ‘박진호의 시사전망대’는 매주 토요일마다 씨네21의 이다혜 기자와 한양대 교양학부 표정훈 교수가 추천하는 책을 소개합니다. 아래 내용은 팟캐스트 ‘SBS 전망대 컬쳐쇼’에서 더욱 생생하고 자세하게 들을 수 있습니다.

화성 이주 프로젝트1. 『TED 화성 이주 프로젝트』 / 스티븐 L.퍼트라넥 / 문학동네 펴냄
 
▶ “"화성 이주를 위해 인간도 바뀌어야 한다”- 이다혜(씨네21 기자)


TED강연을 책으로 엮은 테드북스 시리즈 중 <화성 이주 프로젝트>는 40여 년간 과학, 자연, 기술, 정치, 경제 등 다양한 분야에 관해 글을 쓴, 과학잡지 <디스커버> 수석 편집장을 지닌 과학 칼럼니스트 스티븐 L.퍼트라넥의 책이다.

일단 15분 정도의 강연을 책으로 묶어서 굉장히 얇고, 말로 듣고 이해할 수 있을 정도로 쉽게 설명되고 있다는 것이 최고 장점이다.
 
책에서 중요하게 기억해야 할 단어는 바로 ‘테라포밍’이다. 대지를 뜻하는 terra와 형성한다는 뜻의 forming을 합한 단어로, 환경을 개량하는 과정을 말한다. 적당한 대기와 액체 상태의 물이 있다면 이주민들은 온실 밖에서도 식물을 재배할 수 있게 되고 그 식물이 대기 중으로 산소를 배출한다.

처음 ‘테라포밍’이라는 용어를 만든 것은 SF작가들이라고 하는데, 이제는 과학자들이 고민하는 단어가 되었다. <코스모스>를 쓴 천문학자인 칼 세이건 또한 1961년에 <사이언스>에 발표한 논문에서 금성을 테라포밍해 인간이 살 수 있는 행성으로 만들 것을 제안했다. 화성을 테라포밍하기 위해서는, 지구의 경우와는 반대로 온난화가 필요하다. 그리고 개량은 화성에만 필요한 것은 아니다. 지금의 화성은 산소 부족, 물 부족, 극심한 온도차 등 모든 면에서 인간이 살기에 부적합하다. 그렇다면 화성을 인간이 살 수 있는 환경으로 개조할지, 인간을 화성에 살 수 있는 몸으로 개조할지를 생각해봐야 한다. 화성까지 가는 비용을 낮추기 위해 이루어지는 노력을 다룬 챕터에서는 일론 머스크가 화성에 이주 하고 싶어 하는 사람들을 모아 정착할 수 있도록 장기 프로젝트를 진행 중임을 이야기한다.
 
하지만 이 책의 말미에는 화성 거주 프로젝트가 성공할 가능성이 보인다면 화성을 향한 골드러시가 시작될 수 있음을 암시한다. 새로운 삶, 새로운 기회를 얻고 싶다는 욕망이야말로, 화성을 인간이 살 만한 곳으로 바꾸겠다는 집념의 가장 근본적인 욕망일 것이다. 무엇보다도 새로운 돈벌이 기회를 먼저 잡겠다는 욕망. 일론 머스크는 수백만 명의 사람들이 화성으로 가고 싶어 하게 될 거라고 믿는다. 일례로 네덜란드의 우주벤처 기업인 ‘마르스 원’ 은 2027년까지 화성에 식민지를 세우려는 계획을 추진 중인데, 이주자 신청을 받았더니 전 세계적으로 20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신청을 했다. 저자 스티븐 L. 퍼트라넥의 말처럼 인류는 20년 안에 화성에 정착할 수 있을까? 누구나 어릴 적부터 꿈 꿔왔던 ‘우주 여행’을 떠올리며 화성이 ‘제 2의 고향’이 되는 날을 상상하며 읽는 것도 흥미로운 포인트다.

라멘의 사회생활2.『라멘의 사회생활』/ 하야시로 겐지 지음 / 따비 펴냄
 
▶ “라멘에서 읽는 일본의 역사 이야기” – 표정훈 (한양대 교양학부 교수)


일본의 프리랜서 작가 하야즈미 겐로가 쓴 <라멘의 사회생활>의 부제목은 ‘일본과 함께 진화한 라멘 100년사’다. 일본에 여행가는 사람들이 빼놓지 않고 먹는 음식 라멘은 일본 사람들도 ‘소울푸드’라고 여긴다.

이 책은 라면이 일본 사회의 변화를 함께 겪으며 일본인의 국민 음식이 된 과정을 추적한다. 라면의 원조가 일본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실제로는 19세기 말 요코하마나 나가사키에 있는 차이나타운의 길거리 음식 ‘난킹(南京) 소바’로 일본에 들어왔다. 그 때는 일본의 근대화가 시작되고 바깥 세계에 문호를 개방한 시기인데 세계화의 입구에서 외국 음식이 일본에 정착한 것이다.

제2차 세계대전 패전 후 가난과 굶주림에 시달리던 시기에 일본인들에게 라면은 구원의 음식이었다고 한다. 서민들이 노점에서 ‘지나 소바’(중국 소바), 즉 라면을 팔고 또 그것을 사먹었던 것이다.

우리나라에도 ‘시대’와 ‘음식’의 집단적인 기억이 있듯이 일본 사람들도 세대별로 라면에 얽힌 집단적인 기억이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큰 인기를 모은 일본의 만화영화 ‘은하철도 999’에서도 그 기억을 읽을 수 있다. 주인공 철이(호시노 데쓰로)는 무슨 일이 있을 때마다 라면을 먹는다데 이 만화를 그린 마쓰모토 레이지는 1950년대 말 고향에서 도쿄로 상경해 라면으로 끼니를 때우는 생활을 한 적이 있다. 또 1948년을 전후해 태어난 일본의 베이비부머, 단카이 세대는 1960년대 중반 대입 수험생이 되었을 때 심야 라디오 방송을 들으며 공부를 하면서 인스턴트 라면을 간식으로 즐겨 먹었다고 한다. 일본의 ‘라멘’ 한 그릇에 얽힌 역사 이야기를 읽으며 각자의 추억을 간직한 음식을 떠올려 보는 것은 어떨까.
 
난센스3. 『난센스』 / 제이미 홈스 지음 / 문학동네 펴냄
 
▶ “애매한 걸 못 견디는 '종결욕구'가 사람들의 선택을 결정한다” –이다혜(씨네21 기자)

 
저자 제이미 홈스는 디지털 시대의 새로운 세상을 제안하는 싱크탱크 ‘뉴 아메리카(New America)’의 퓨처 텐스 연구원이며 이전에는 하버드 대학교 경제학부의 연구 코디네이터로 일했다. 미래예측이라고 부를 만한 것 역시 분야가 다 있기 마련인데, 똑같은 ‘로봇’ ‘자동화’ 이슈라고 해도 노동자 관점에서 볼 것인지, 경영자 관점에서 볼 것인지에 따라 달라지기 마련이다.

<난센스>는 그 중에서 경영자 관점 혹은 큰 흐름을 보고자 노력하는 경영전략을 세우는 사람들에게 필요할 법한 책이다.
 
이 책에 등장하는 개념들 중에 한 가지를 먼저 소개하면 좋을 듯하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선고 때를 기억하는가. 그때 이정미 헌법재판관이 ‘그러나’를 입에 담을 때마다 주가가 떨어지고, 탄핵 인용이 확실해지는 순간부터 주가가 올랐다. 그리고 IMF가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을 상향조정했다는 뉴스가 며칠 전에 나왔는데 과연 경제가 더 좋아질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일까?

책에서는 ‘불확실성이 사라졌기 때문’에 이런 일이 일어난 것이고, 그런 개념을 ‘종결욕구’라고 설명한다. 종결욕구란, “어떤 주제에 대한 확실한 대답, 즉 혼란과 모호성을 없애주는 답변을 원하는” 욕구를 뜻하는 심리학 용어다. 쉽게 말해 복잡하고 모호한 상황에 부딪쳤을 때, 이 상황을 빨리 끝내버리고 싶은 욕구라고 할 수 있다.
 
종결욕구가 강하면 반드시 최선이라고는 할 수 없는 첫 번째 해답을 고수하게 되며, 그로 인해 잘못된 곳에서 의미를 찾게 된다. 예를 들어 직장에서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에 처했을 때, 가장 간단하고 빠른 선택인 ‘퇴사’를 결정한다거나, 연인과의 관계에서 다툼이 반복될 때 지난한 대화와 화해보다는 ‘이별’을 선택해버리는 것이다. 종결욕구는 편견이나 선입견과도 긴밀한 연관을 맺고 있는데 ‘쟤는 원래 저래’ ‘이건 잘될 수 없는 일이야’ 같은 생각은, 그에 대해 고민하는 ‘불필요한 수고’를 덜어주기 때문이다. 저자는 이처럼 빠르고 쉽게 손에 넣을 수 있는 진실을 추구하다보면 새로운 것을 배우거나, 까다로운 문제를 해결하거나, 세상을 색다른 관점에서 바라볼 소중한 기회를 놓치고 만다고 지적한다.

이 책을 덮을 땐 우리도 각자 어떤 종결욕구를 갖고 있는지 알게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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