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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대한민국 대통령은 왜 실패하나…새 대통령에 고언

일그러진 사회정의를 바로잡고 사회통합 이뤄내야

김용철 기자 yckim@sbs.co.kr

작성 2017.04.16 10:00 수정 2017.04.20 15:39 조회 재생수2,1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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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9일, 대통령 선거가 3주 남짓 앞으로 다가오면서 차기 대통령에 누가 선출될지 가시권에 들어오고 있다. 후보들 사이의 신경전도 갈수록 가열되고 있다.

하지만 누가 19대 대통령으로 당선되든지 차기 대통령은 역대 대통령 가운데 가장 힘든 국정운영을 하게 될 것이라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저성장과 저출산, 고령화로 대한민국 경제의 잠재력은 정점을 지나 하강국면에 접어들었고, 사상 최대의 가계부채와 국가부채, 사회 계층 간 갈등과 격차 심화, 꼭지에 도달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는 부동산 가격, 주력산업의 경쟁력 약화, 4차 산업혁명으로 불리는 산업구조의 격변, 높아지는 무역장벽, 한반도를 둘러싼 지정학적 위기, 곳곳의 비능률과 비효율, 왜곡된 사회정의 등 해결해야 할 과제는 어느 때보다 많다.     

정치구조는 어느 때보다 힘들게 됐다. 국회선진화법에 따라 법안이 국회를 통과하려면 5분의 3, 180명 이상의 찬성을 얻어야 하지만 어느 당도 그만한 의석을 갖고 있지 않다. 아무리 좋은 정책을 입안해도 두 당 이상이 협력해야 법안을 처리하고 시행할 수 있다는 얘기다.

'제왕적 대통령의 종언'을 쓴 함성득 대통령연구소 소장과 임동욱 부소장(한국교통대 교수)은 1987년 민주화 이후 대통령들이 대부분 실패했다는 평가를 받는 것은 제왕적 통치 스타일에 있다면서 새 대통령은 제왕적 권위를 내려놓고, 5년 임기 안에 실현 가능한 작지만 구체적인 국정목표를 세우고 입법 리더십을 발휘하라고 주문한다.

정두언 전 국회의원은 최근 출간한 책 '잃어버린 대한민국의 시간'에서 이명박 박근혜 두 전직 대통령을 '벌거숭이 임금님'에 비유하고, 권력의 사유화로 실패할 수밖에 없는 대통령이었다고 말한다. 측근들이 가장 멋있는 옷이라고 선물한, 그리고 임금님이 멋있는 옷이라고 착각한 옷은 실제로 아무것도 없는 투명한 옷으로 임금 자신만이 수치스런 사실을 모르는 현실을 지적하고 있다.

하지만 현재 여론조사에서 차기 대통령으로 당선가능성이 가장 높은 것으로 평가 받고 있는 문재인 후보나 안철수 후보도 측근들의 영향력에서 자유로울 수 없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아직 지지후보를 결정하지 못한 중도성향의 유권자들은 문재인 후보가 당선될 경우 이른바 3철과 문성근 씨, 안철수 후보는 박지원 국민의당 대표와 시골의사 박경철 씨 등의 강한 영향력에서 벗어나기 힘들지 않겠느냐는 의구심을 떨쳐 버리지 못하고 있다.

건국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한상희 교수는 지금까지 우리나라에서는 '법치'의 개념이 '법 위에 군림하는 국가권력이 국민에 대해서 법을 지키라고 명령하는 것'이라는 식의 해석을 나은 것이 사실이라며, 유신체제하에 도입된 헌법 66조 '대통령은 헌법을 수호하고 조국통일의 신성한 의무를 진다'는 말이 '통치권'이라는 잘못된 허위의식을 낳았다고 지적한다. 그 결과 국민에게 봉사해야 할 입법부와 사법부, 행정부가 마치 대통령에 봉사하는 기관으로 국민에게 위임 받은 권한을 잘못 행사해왔다며, 국가조직이 국민들이 이용하는 조직으로 거듭나야 한다고 말한다.

노무현 정부에서 정무수석을 지낸 유인태 전의원과 김영삼 정부에서 정무수석과 정부장관을 지낸 김덕룡 전 의원은 차기 대통령은 협치를 통해 정치를 안정시키고, 계층과 지역 간 갈등을 해소하는 일이 최우선 과제라며, 1987년 직선제 개헌 이후 30년이 된 대한민국의 통치 구조도 협치를 할 수 밖에 없는 구조로 바꿀 때가 됐다고 말한다.

지난 4월 8일 SBS 시사교양프로그램 뉴스토리는 '대한민국 대통령 왜 실패하나'를 통해 앞으로 성공하는 대통령은 어떻게 해야 하는지 그 요건을 취재해 방송했다. 방송에 다 담지 못한 인터뷰 내용을 정리했다.
 

● 한상희 건국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한 마디로 우리나라 대통령제는 대통령제의 가장 본질적인 모습, 국민과 대통령이 직접 소통한다는 부분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함으로써, 그래서 국민들로부터 유리된 상태에서 대통령의 직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실패 현상이 나타나지 않는가 생각합니다.

우리의 경우에는 대통령을 견제할 시스템이 헌법상으로는 보장이 되어 있습니다만, 그 동안 정치 관행이 헌법의 규정과는 관계없이 대통령을 중심으로 해서 대통령의 권력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구성되어 왔던 잘못된 면이 있죠. 그래서 한편으로는 국회가 대통령을 견제해야 되고 법원이 대통령을 견제해야 되는데, 국회는 대통령의 시녀가 되고 법원은 대통령이 하는 어떤 행동에 대해서 오불관언이거나 그렇지 않으면 합법이라고 선언함으로써 법적으로 정당화시켜주는, 그런 보조자의 역할에 국한되어 왔던 게 문제라고 봐야 되는 거죠.

사실 우리나라에서 법치라는 개념은 잘못 이용된 측면이 없지 않아 있습니다. 사실 법치라는 것은 국민이 국가 권력을 향해서 요구하는 것이거든요. "당신들의 권력을 법률에 따라서 제대로 수행해라."라고 요구하는 것이죠. 그런데 우리나라에서는 이 법치라는 말을 대통령이, 국가 권력이 국민에 대해서 "법을 지켜라."라고 하는 개념으로 거꾸로 이용한 경우들이 많거든요.

그건 대통령의 잘못이기도 하고 우리 헌법학계의 잘못이기도 한데요. 사실 우리나라 대통령제는 제왕적 대통령제라고 하는데, 그 대통령이 제왕이 될 수 있는 여러 가지 요인들 중의 하나가 뭐냐 하면, 통치 행위라는 개념입니다. 그러니까 '고도의 정치적인 결단, 대통령이 고뇌에 찬 결단을 내리는 경우에는 법의 통제를 받지 않아도 괜찮다'라고 하는 잘못된 허위의식이 통용되고 있는 게 사실입니다.

지금 현재 우리 국가, 사회가 당면하고 있는 가장 큰 과제라고 한다면 사회 정의의 문제인 것 같습니다. 그러니까 경제력이 지나치게 편중되어 있고, 이 편중된 경제력이 어떻게 보면 소수자가 다수자를 지배하거나 다수자 위에 군림하는 그런 원인으로 작동하기도 하고요. 이러다보니까 대부분의 국민들은 경제력도 갖지 못한 터에 어떤 제도적인, 또는 정치적, 사회적인 억압까지 받아야 되는 이런 현실에 봉착해 있죠.

새로 출범하는 정부와 새로 이제 취임하는 대통령은 무엇보다도 이런 일그러진 사회 정의를 바로 잡는 것, 거기에 그 상당히 많은 역량들을 투여했으면 하는 생각입니다. 통상적으로 갑을 관계로 표현되고 있기도 한데요. 경제력이 사회문화적인 지배력으로 이전되는 현상, 이런 것들을 차단하는 노력들이 필요하지 않는가 생각합니다.

● 정두언 전 국회의원

권력 사유화가 가장 드러나는 일이 뭐냐면 인사입니다. 그러니까 청와대가 장관이 하는 인사를 빼앗아다가 하면 안 돼요. 대통령의 권한이 있는 거고, 장관의 권한이 있는 거예요.

부처 인사권은 장관한테 있는데 그걸 대통령이 합니다. 그게 뭐냐 하면, '네 권한은 내가 너를 임명했기 때문에 네 권한은 내 권한이야. 그러니까 네 인사권도 내가 할 수 있어' 이런 아주 그냥 비민주적인, 그야말로 권력을 마치 개인 소유물처럼 생각하는 그런 인사들을 하는 거죠.

청와대가 장관 인사하는 건 위헌인 겁니다. 장관을 허수아비로 만들어가지고 관료주의 체제를 무력화시키는 일을 하는 거죠. 그 권력의 사유화가 여러 가지 행태가 나오지만, 인사문제에서 가장 드러날 수가 있죠.

이제 개인의 카리스마에 의해서 움직이는 사회는 우리나라가 지나간 거예요. 그래서 더욱 분권을 해야 하고, 지방 분권뿐만 아니라 중앙 집중되어 있는 여러 가지 권력을 또 밑으로 많이 내려 보내는, 부처나 또 하급 기관에 많이 내려 보내는 그런 분권들을 하고, 또 각 기관들이 견제와 균형을 더 제대로 할 수 있게 해야 되거든요? 그런 의미에서 저는 이제 대통령제는 손 볼 때가 됐다, 그렇게 생각하죠.

그 동안의 역대 정권을 보면 대통령이 되는 순간, 과거를 부인해요. 그리고 과거를 청산하려고 하고. 저는 이제 그걸 끝내야 될 때가 왔다는 거죠. 그래서 과거에 잘못한 일들은 반면교사로 삼아서 제대로 하고, 과거에 잘한 일은 이어 받아서 하고 그러면 되지, 왜 과거를 꼭 정리하려고 들고 전 정권이 해놓은 일을 다 바꾸어버리고. 저는 그런 일들이 되풀이 계속 되는 것은 아무런 소득이 없다고 생각해요.

의원 내각제로 바로 가기에는 우리나라 정치 수준이 아직 미숙하다고 할까요? 그리고 또 국민들이 용납을 안 해요. 국회에 권력을 준다는 얘기인데 우리나라는 국회에 대한 인식이 굉장히 부정적이잖아요. 그러니까 의원내각제는 지금 우리나라에서 바람직스럽지도 않을뿐더러 현실 가능성이 없어요. 국민들이 안 받아들이기 때문에. 그래서 저는 과도기적으로 이원집정부제 정도 가면서 하는 게 어떨까, 그런 생각을 갖고 있죠. 그게 분권형 대통령제에요.

● 임동욱 대통령연구소 부소장(한국교통대 교수)
                 
다음 정부는 지금보다 더 힘들어질 수 있습니다. 다음 정부는 가장 큰 문제가 인수위가 없는 정부에요. 70일이라는 국정 인수기간 그게 없이 시작한다. 그래서 다음 대통령 후보는 ‘ 비서실장하고 국무총리는 이러이러한 사람으로 나는 일을 하겠다.’라고 국민들한테 제시를 하고 평가를 받아야 돼요. 그리고 빨리 그 캠페이닝(선거운동)팀하고 거버닝(집권)팀을 구성을 해야 됩니다.

대통령은 지나가는 사람입니다. 5년이라는 시간 동안에 지나가는 사람, 과객이에요. 자리만 있을 뿐이죠. 오너가 아니거든요, 나라의 주인이 아닙니다. 대통령의 길, 그러면 첫 번째가 권력은 봉사다. 그 다음에 자리는 있는 것이고, 대통령은 자리를 지나가는 사람이다. 그 다음에 함께 하는 리더십, 이런 거죠.

● 김덕룡 김영삼 정부 정무장관

지금 외교적으로 굉장히 어렵고, 안보도 위태롭고 경제가 참 어렵지 않습니까. 이런 위기를 극복하려면 한 정파나 한 정당이 끌어갈 수 없다고 봅니다. 국민이 통합된 정부를 만들어주는 것이 제 1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현재 국회 구도로 보면 누가 집권을 해도 여소야대입니다. 대통령이 다른 정당, 국회와 협력하지 않고는 절대 국정을 이끌어갈 능력이 없습니다. 과반수 정당도 어려운 상황인데, 지금 제 1당이 120석도 안 되는 정당들 아닙니까. 이게 누가 대통령이 돼도 혼자 단독으로는 끌고 가기가 어렵습니다.

그래서 임기 초에 개헌을 해 가지고 연합정치가 가능하게 만들어서 정치를 해야 정치가 안정이 된다. 그리고 국민을 통합하는 정책을 펴는 것이 첫째 갖춰야 할 요건이다.

안보 문제는 한미동맹을 근간으로 해야 하고, 주변국하고의 관계를 저는 우리 대한민국 국익에 맞게끔 재정립해야 한다고 생각을 하고요. 그 다음에 북핵 문제, 그리고 남북관계 개선을 동시에 나는 해야 한다고 보고요. 양극화를 해결하는 일, 그리고 청년 실업을 해결해서 희망을, 젊은이들이 미래에 대한 희망을 가지게 하는 일, 그런 일을 대통령이 관심을 가지고 해야 한다.

그런 일을 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국민적인 통합이 필요하고, 정치적인 다른 정당의 협력을 받아내는 그런 데에 다음 대통령이 주력해야 한다. 그리고 국민들은 그런 대통령 후보가 누구일까, 그런 역할을 할 수 있는 대통령이 누구인가를 보고 이번 선거를 잘 치러내야 한다, 그렇게 생각합니다.

자기 정파에 둘러싸여서 폐쇄된, 소위 박근혜 대통령이 문고리 3인방이나 최순실에게만 의존하고 장관이나 수석들 의견도 제대로 듣지 않고 그랬는데, 좀 이렇게 열린, 이념이나 패거리로부터 열린 그런 대통령이 되어야 해요. 열린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자기 가까운 진영의 논리에 빠지고, 자기 패거리에 둘러 싸여있고, 남과 대립하고 계속 이런 대통령이 되면 나는 희망이 없다. 이렇게 생각을 합니다.(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