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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호의시사전망대] "나랏빚 사상 최대인데 재정은 건전하다?"

SBS뉴스

작성 2017.04.08 09:10 수정 2017.04.08 11:32 조회 재생수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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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자료의 저작권은 SBS라디오에 있습니다. 전문 게재나 인터뷰 인용 보도 시, 아래와 같이 채널명과 정확한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 방송 : 박진호의 시사 전망대 (FM 103.5 MHz 6:20-8:00)
■ 진행 : SBS 박진호 기자
■ 방송일시 : 2017년 4월 8일(토)
■ 대담 : 이인철 한국경제TV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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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진호/사회자:
 
경제브리핑, 한국경제TV 이인철 기자 나오셨습니다. 어서 오세요.
 
▶ 이인철 한국경제TV 기자:
 
예. 안녕하세요.
 
▷ 박진호/사회자:
 
가계부채만 문제인 줄 알았더니 국가부채도 문제네요. 지금 가계부채는 1,300조 원. 국가부채는 1,400조 원을 사상 처음으로 돌파했다. 이런 통계가 나왔네요.
 
▶ 이인철 한국경제TV 기자:
 
그렇습니다. 여기에 기업부채가 얼마나 될까요? 기업부채는 가계부채와 국가부채를 합한 정도입니다. 2,300조 원 상당입니다. 총액을 놓고 보면 가계부채, 국가부채보다 기업부채가 제일 문제가 있구나 할 텐데요. 사실은 아닙니다. 기업들은 일부러 현금 쌓아놓고도 돈을 빌립니다. 이른바 레버리지를 이용한 투자를 해서, 이 투자로 부채가 잡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사실은 레버리지를 이용한 투자이기 때문에 현금유보율만 떨어트린다면 이 부채는 상당폭 줄어들 수 있다는 겁니다. 그렇다면 가계부채와 국가부채 어떤 게 더 위험하느냐. 당연히 국가부채가 더 위험합니다. 국가가 부채, 빚을 못 갚게 되면 그 나라는 전세계적으로 왕따를 당합니다. 우리나라가 과거 구제금융, IMF 구제금융을 받았잖습니까. 구제금융을 받는다면 저 나라에는 돈을 떼어주면 원금 회수가 안 되는 국가라는 낙인이 찍힌다는 겁니다. 그런 낙인을 벗어나는데 수십 년간 노력을 해야 한다는 겁니다. 그런데 가계부채는 안 갚으면 국내 금융 생활이 어려워질 뿐입니다. 국제적으로 비난을 받지는 않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나라빚, 가장 무섭다는 나라빚이 사상 처음으로 1,400조 원을 넘어섰는데요. 지난해 세금 예상보다 더 많이 걷혔다는데 어떻게 이 국가부채만 140조 원 가까이 늘어났느냐. 10% 가까이 늘어났느냐. 그 이유를 보니까 두 가지 측면이 있는데. 하나는 국가, 정부가 빌렸기 때문에 반드시 갚아야 하는 빚이 있고요. 그 다음에 또 하나는 미래, 장래에 발생할 부채. 그러나 부채이기는 하지만 꼭 갚아야 되는 빚. 이른바 공무원연금, 군인연금이 포함됐기 때문이다. 이런 것을 뭐라고 하느냐면 연금충당부채라고 합니다. 지금 당장 빚은 아니지만 앞으로 공무원들이 받을, 군인들이 받을 연금을 합쳤다는 겁니다. 이것을 다 따지게 되면 우리나라 지난해 전체 나라빚은 1,433조 원입니다. 이렇게 나라빚이 1,400조 원을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고요. 그러면 미래에 감당할 연금을 빼고 순수하게 정부가 갚아야 될 국가부채만 따지면 얼마냐. 627조 원입니다. 이것도 만만치 않은데요. 이것을 전체 우리나라 인구 5천만으로 나누어보면 국민 한 사람당 1,224만 원씩 부담을 해야 됩니다.
 
▷ 박진호/사회자:
 
말씀하신 대로 정부의 세수가 늘었다는 보도가 계속 나왔기 때문에. 들으시는 분들께서는 그런데 왜 이렇게 채무가 늘어? 이런 생각 하실 것 같아요. 그런데 박근혜 정부에서도 국가부채가 200조 원 가까이 늘었는데. 이게 굉장히 급증한 것이라고 봐야겠죠?
 
▶ 이인철 한국경제TV 기자:
 
맞습니다. 이 박근혜 대통령 취임 이후 우리나라, 우리 정부의 국가부채를 따져봤더니 200조 원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그러면 타 정부와 총액을 비교해보면 어떻느냐. 물론 단순비교는 좀 어렵겠습니다만. 노무현 정부 때는 당시 165조 원 가량 늘어났습니다. 그리고 이명박 정부 시절에 143조 원 가량 늘었죠. 그러니까 총액만 보더라도 박근혜 정부가 더 늘었는데. 물론 이런 데에는 이명박 정부 시절에 돈 나간 구멍은 4대강 사업이었습니다. 그것으로 인해서 사실 국가부채보다 공기업부채가 더 늘었기 때문에 단순 비교하면 이명박 정부 부채가 좀 적게 늘어난 측면이 없잖아 있고요.

또 노무현 정부 때는 외환위기 공적자금이 국가채무로 전환된다는 점을 고려하게 되면 정말 총액 갖고 비교하기 어렵습니다. 그러면 현 정부 들어서 이렇게 국가부채가 200조 원 가까이 늘어났는데. 184조 원이 늘어났는데요. 이 이유를 보게 되면 지난 4년간 추가경정예산이 무려 세 번이나 편성이 됐습니다. 그리고 확대재정을 하면서 복지재정이 엄청나게 늘어났습니다. 국가재정 가운데 거의 1/3 이상이 복지비용입니다. 여기에다 공무원연금, 군인연금의 충당부채가 매년 평균 80조 원씩, 지난해는 무려 93조 원이 늘어났습니다. 이러다 보니까 연금부채가 전체 나라빚의 52%를 차지할 정도로.
 
▷ 박진호/사회자:
 
반이 넘네요.
 
▶ 이인철 한국경제TV 기자:
 
그렇습니다. 그러니까 현 정부에서 시작된 기초노령연금이라던가, 이런 연금충당부채, 복지예산이 크게 늘어난 부분이 현 정부의 국가부채 증가의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히고 있습니다.
 
▷ 박진호/사회자:
 
네. 사실 미국의 금리 인상이라던지 해외 악재, 금융 악재가 있을 때마다 우리 금융 당국이나 정부에서 하는 얘기는 우리나라는 재정건전성이 좋다. 이런 얘기를 하면서 시장을 안심시켜 왔는데. 정말 괜찮은 건가요?
 
▶ 이인철 한국경제TV 기자:
 
일단 정부의 입장은 아직까지도 똑같은 입장을 반복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재정건전성은 양호하다는 건데요. 왜냐하면 국제 기준으로 국가부채를 통계내다 보면 미래에 부담할 연금충당액은 빠지는 게 사실입니다. 그러면 순수하게 잡히고 있는 정부부채 627조 원만을 가지고 보면 우리나라의 국가 경제 규모 대비, GDP 대비 국가부채 비율은 40% 안팎입니다. 그런데 OECD 평균이 116%입니다. 그러니까 OECD 평균보다 우리가 절반 이하로 낮고요. 또 일본, 이탈리아, 프랑스, 독일이 74%고요. 영국, 미국도 115%입니다. 이들 선진국보다 현저하게 낮다는 겁니다. 이를 근거로 해서 국제통화기금이라던가 무디스와 같은 신용평가사가 한국의 재정건전성은 양호하다고 설명하고 있지 않느냐는 게 정부의 입장입니다.

물론 틀린 얘기는 아닌데요. 그러나 공무원연금, 군인연금이 고갈되면 누가 메꿉니까? 전부 세금으로 메꿔야 합니다. 이것을 포함하게 되면 부채 비율은 200% 안팎으로 껑충 뛸 수 있다는 겁니다. 이미 지난해만 해도 정부는 공무원연금, 군인연금을 지원하면서 부족분 4조 원 가까이 세금으로 충당했습니다. 이게 한 번 개혁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계속해서 돈이 조 원 단위로 들어가고 있는데. 앞으로 줄지 않고 더 늘어난다는 겁니다. 연금 받을 사람은 늘어나죠. 이거 갖고 있는 기금을 운영하자고 하니 이자율이 떨어지다 보니까 계속해서 세금 충당만 더 늘어날 수밖에 없는데요. 이러다 보니 국가재정건전성 악화가 갈수록 예고되고 있는 대목입니다.
 
▷ 박진호/사회자:
 
연금 얘기를 하셨는데. 국가부채 절반 이상이 공무원연금과 군인연금 때문이라면 연금 개혁이 필요한 것 아니에요?
 
▶ 이인철 한국경제TV 기자:
 
그렇습니다. 지금 전세계에서 유례없이 빠를 정도로 진행되고 있는 고령화를 감안하게 되면 공무원연금, 군인연금과 같은 공적연금의 경우에는 더 늘면 늘었지 줄어들 가능성이 거의 없습니다. 그리고 이들 공무원연금과 군인연금의 부채 상승세가 지나치게 빠르다는 점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는데요. 2014년도의 연금충당부채가 16조 원 정도 한 해 불어났다면. 2015, 2016년에는 부채가 93조 원입니다. 거의 네다섯 배 가까이 증가폭이 커지고 있는 겁니다. 그러다 보니까 연금 받는 공무원이 늘어나고, 수익률은 신통치 않고. 이러다 보니까 앞으로도 더 문제가 되는 게 공무원들 재직자, 퇴직자, 앞으로 지급해야 될 연금이 현재의 가치로 환산하게 되면 당장 나가는 빚은 아니라 하더라도 정부의 재정에 굉장한 부담이 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엄연히 갈수록 세원 감소, 재정건전성이 악화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복지, 그리고 밑 빠진 독과 같은 공적연금의 구조를 탈피하기 위한 개혁에 대한 사회적 합의, 실질적이고 과감한 대목입니다.
 
▷ 박진호/사회자:
 
이제 중요한 것은 규모보다 증가하는 속도 같아요. 이렇게 국가부채가 빠르게 늘어날 경우에 결국 안 좋은 상황이 올 수도 있는 그런 상황인 것 같은데. 대책을 어떻게 세워야 합니까?
 
▶ 이인철 한국경제TV 기자:
 
사실 해법은 두 가지고 누구나 다 알고 있습니다. 일단 복지를 줄이거나 아니면 세금을 더 걷는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어느 누구도 나서서 하는 사람이 없습니다. 왜냐하면 복지를 줄이자니 한 번 내준 복지는 절대 하방경직성 때문에 줄일 수 없습니다. 그리고 세금은 늘 세금을 안 걷고 복지를 늘리겠다는 정책이 남발되고 있습니다. 이러다 보니까 국가부채 증가 속도가 워낙 빠른데 부채의 질도 악화되고 있다는 겁니다. 사실 이 질이라는 것을 보면 금융부채에도 좋은 빚과 나쁜 빚이 있습니다. 좋은 빚이라는 것은 레버리지를 활용해 기업들처럼 나중에 더 큰 시너지를 내는 게 좋은 빚이라면, 나쁜 빚이라는 것은 복지와 같이 한 번 들어가게 되면 그것은 다른 부가가치를 형성하는 게 아닙니다. 그것은 지급된 다음에 그 구멍이 더 커지면 커졌지 줄지 않는 부채를 말합니다.

그러다보니 전문가들은 국가부채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이런 복지부채를 줄이기 위해서 당장 공무원연금에 이어서 국민연금도 개혁이 반드시 필요한 게 아니냐는 것이고요. 또 증세 없는 복지의 허상을 국민들에게 낱낱이 알리는 게 중요합니다. 그리고 이들 개혁과 함께 근본적인 문제 해결책, 증세에 대한 논의도 공론화 과정이 필요하다는 겁니다. 누구도 이 고양이 목에 방울을 달려고 하지 않고 있지만. 지금 국민들이 사실 대선후보자들이 1인당 출산하면 얼마 주겠다, 청년들에게 청년수당을 얼마 내주겠다. 이런 것을 바라는 게 아니라는 겁니다. 실질적으로 이게 우리에게는 달콤한 사탕이 될 수 있지만 미래 세대는 굉장히 큰 부담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이 증세에 대한 논의, 사회적 공감대가 좀 필요한 부분이라는 지적입니다.
 
▷ 박진호/사회자:
 
그렇군요. 오늘 잘 들었습니다.
 
▶ 이인철 한국경제TV 기자:
 
네. 감사합니다.
 
▷ 박진호/사회자:
 
지금까지 한국경제TV 이인철 기자와 함께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