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은] 신연희 '블랙리스트 필요 글'…뭔지 모르고 공유했다?

장훈경 기자 rock@sbs.co.kr

작성 2017.04.01 20:56 수정 2017.04.01 21:59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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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대선 관련 가짜 뉴스를 퍼트리는 쪽은 최대한 사람들이 믿게끔 가짜 뉴스를 만듭니다. 그럴듯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명의를 도용하는 일까지 벌이고 있습니다. 오늘(1일) <사실은> 코너에서 장훈경 기자와 대선 가짜뉴스의 실태를 알아보겠습니다.

장 기자, 여기 보이는 게 안동대 김춘택 교수가 썼다는 문재인 후보의 비방 글인데, 저도 이걸 본 적이 있습니다. 이 내용이 사실인가요?
<기자>

네, 문재인 후보가 청해진 해운을 만들게 해서 세월호 사고를 초래했다는 내용, 아무 근거 없는 가짜뉴스입니다.

이걸 퍼트리는 쪽은 교수가 썼다면서 마치 뭔가 있는 것처럼 보이게 하는데요, 저희가 안동대에 문의했더니 실제 김춘택 교수가 있긴 했습니다.

(그럼 이분이 쓴 건가요?) 아닙니다.

진짜 김춘택 교수를 취재해 보니 본인은 이런 글을 쓴 적도 없고, "누군가 나를 이용한 것 같다"면서 "법적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습니다.

<앵커>

완전히 가짜 뉴스네요. 그런데 이 글이 단톡방을 중심으로 굉장히 많이 퍼졌잖아요?

<기자>

네, 문제는 안동대 김춘택 교수의 명의를 도용한 글이 친박 성향 단체의 채팅방에 굉장히 많이 유통되고 있다는 겁니다. 

최근 논란이 된 신연희 서울 강남구청장의 단체 채팅방에서도 이 가짜 뉴스가 돌았습니다.

<앵커>

신연희 강남구청장이 들어간 단체 채팅방은 가짜뉴스 유포 때문에 경찰이 수사하고 있잖아요?

<기자>

네, 경찰이 신연희 구청장의 휴대전화도 압수했습니다.

저희가 신연희 구청장 채팅방 내용을 입수했는데요, 이를테면 이런 식입니다.

블랙리스트 혐의로 김기춘 전 비서실장과 조윤선 전 문체부 장관이 구속된 날, 블랙리스트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담긴 글을 공유합니다. (왜요? 블랙리스트 때문에 수감됐거나, 검찰 조사 중이잖아요?)

남북한 형사를 다룬 영화죠, <공조> 인기 배우들이 나오는 오락 영화인데, 이게 북한을 찬양하는 영화라면서 이런 영화가 개봉되는 걸 보면 블랙리스트를 만들어서 문화예술계를 정화해야 된다, 영화에 돈 댄 투자배급사까지 불매운동 해야 한다는 식입니다.

<앵커>

그런데 신연희 구청장이 있던 단체 채팅방에서는 대선 후보를 비방하는 내용도 많다면서요?

<기자>

네, 예를 들면 문 후보가 1조 원짜리 자기앞수표로 20조 원의 비자금을 갖고 있다는 내용도 유포했는데요.

이건 지난 18대 대선 때도 유포돼서 당시 이걸 주장한 사람이 허위사실유포로 구속된 내용입니다.

<앵커>

도대체 이런 내용을 퍼트리는, 더군다나 신연희 구청장이 들어있는 단체 채팅방에 어떤 사람들이 있습니까?

<기자>

저희가 입수한 게 두 개의 단체 채팅방인데, 한 곳엔 500여 명, 다른 한 곳엔 130여 명이 있었습니다.

친반 단체 대표와 구의원들은 물론, 전·현직 국회의원들도 상당수입니다.

이런 파급력이 있는 사람들을 통해 단톡방에서 단톡방으로 가짜뉴스가 엄청나게 유통된 거죠.

<앵커>

그런데 신 구청장 본인은 법적으로 문제 될 게 없다는 입장이잖아요?

<기자>

네, 본인은 어떤 내용인지 모르고 그냥 공유해서 문제없단 입장인데요, 거짓에 가깝습니다.

신 구청장 게시글은 지금까지 확인된 것만 지난 3개월 동안 170건이 넘는데요, 신 구청장이 공유한 글들을 보면 일관 되게 탄핵 무효나 민주당 후보 비방내용입니다.

뭔지 모르고 공유했다고 보기 어려운 건데요, 바로 이런 점 때문에 선관위는 허위사실유포와 공무원이 선거 관여했다는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고발했고, 경찰이 수사하고 있는 겁니다.

<앵커>

사실 요즘 단체 채팅방이 워낙 활성화되어 있기 때문에 많은 정보가 오가기도 하는데, 대선이 가까워질수록 가짜 뉴스가 더 많이 퍼질 우려도 있겠네요?

<기자>

네, 최근 한 조사 결과를 보면 가짜뉴스의 주된 경로로 단톡방을 꼽은 비율이 40%나 됩니다.

아무래도 친구나 지인이 보내는 내용이니까 루머라도 뉴스로 믿는 경우가 많은데요, 선관위나 경찰이 단톡방에서 유포되는 가짜뉴스에 더 주의를 기울여야 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