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일제강점기와 해방 직후 우리 땅의 모습을 담은 희귀 동영상들이 공개됐습니다.
하늘에서 찍은 모습을 비롯해 그동안 쉽게 볼 수 없었던 영상들을 곽상은 기자가 소개해 드립니다.
<기자>
상투 튼 노인, 쪽진 여인.
뭘 내다 팔러 저 큰 짐을 이고 지고 장에 나왔을까요?
이 영상을 찍은 사람은 저 가마 위 손님, 영국인 도예가 버나드 리치 씨입니다.
불국사와 창경궁 등 조선의 건축물과 자연도 정성스레 카메라에 담았습니다.
이 영상의 분위기는 사뭇 다르죠.
욱일기를 입에 문 소방 견의 훈련 모습부터 일본인 게이샤들의 뱃놀이까지 왜색이 짙게 배어납니다.
자막을 보면 '식민지를 홍보하기 위해 일제가 만든 거라 이렇구나!' 이해가 가실 겁니다.
해방 직후 연합군이 찍은 서울의 항공 영상은 1분 남짓 분량으로, 사료적 가치가 높습니다.
[김선호/한양대 비교역사문화연구소 연구 교수 : 경기도부터 서울역, 조선총독부, 그리고 남산 너머 이렇게 길게 서울시를 해방 직후에 찍은 건 사실 이게 처음입니다.]
땅 위에서는 일장기가 성조기로 교체되고 일본의 항복문서 서명식이 진행됩니다.
일그러진 표정의 주인공은 마지막 조선 총독, 아베 노부유키입니다.
그동안 억눌려온 조선인들은 환호하고, 갓을 쓰고 장난치는 연합군 포로들의 모습에서는 여유가 느껴집니다.
한국영상자료원은 이번에 공개한 희귀 자료 3건을 오는 5월 일반에 공개합니다.
(영상취재 : 김찬모, 영상편집 : 이승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