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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 너무 졸린 출퇴근길…버스·지하철이 당신을 재우는 이유

김도균 기자 getset@sbs.co.kr

작성 2017.03.13 15:06 수정 2017.03.13 15:20 조회 재생수10,6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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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대표 이미지:[라이프] 너무 졸린 출퇴근길…버스·지하철이 당신을 재우는 이유
출퇴근길 대중교통은 항상 만원입니다. 그 순간 레이더망에 포착된 빈자리! 잽싸게 자리를 잡고 잠깐 졸았던 것 같았는데….

아뿔싸! 그만 내릴 곳을 지나쳤던 경험이 있지 않으셨나요? 분명히 잠도 충분히 잤는데, 왜 버스나 지하철을 타면 졸린 걸까요?

오늘 SBS '라이프'에서는 버스, 지하철만 타면 졸린 이유를 알아봅니다.

승객이 많으면 많을수록 졸리다!

첫 번째 원인은 이산화탄소입니다. 사람은 숨을 쉴 때 산소를 들이마시고 이산화탄소를 내뱉습니다. 그런데 버스나 지하철, 기차 같은 밀폐된 공간에서 많은 사람이 함께 숨을 쉬게 되면 차량 내 이산화탄소량이 증가하게 됩니다.

환기가 되지 않을 경우, 이산화탄소량은 더욱 증가합니다. 이렇게 공기 중에 이산화탄소 농도가 높아지면서 우리 몸에 여러 영향을 미치는 겁니다.
공기 중에 이산화탄소 농도가 높아지면서 우리 몸에 여러 영향을 미치는 겁니다.그렇다면 우리가 평소에 타고 다니는 버스와 지하철의 이산화탄소 농도는 어느 정도일까요?

SBS 취재진이 직접 측정해봤습니다. 텅 빈 버스 안의 이산화탄소 농도는 700ppm대로 정상 수치였습니다.

하지만 운행을 시작하자 1,000ppm으로 오르더니, 10분 뒤엔 환경부가 마련한 대중교통 공기 질 권고기준인 2,000ppm을 넘어섭니다.

버스가 승객들로 가득 차자 수치는 5,000ppm까지 올라갑니다. 미국냉동공조협회(ASHRAE)에서 노출 시간을 8시간으로 제한할 정도의 이산화탄소 농도입니다.
버스가 승객들로 가득 차자 수치는 5,000ppm까지 올라갑니다지하철 사정도 마찬가지입니다. '지옥철'로 악명 높은 서울 지하철 9호선이 특히 그렇습니다. 서울시가 지난해 조사한 9호선의 이산화탄소 농도는 혼잡 시간대엔 평균 5,000ppm으로 측정돼 혼잡 시간대 권고 기준인 2,500ppm보다 2배 높게 나타났습니다.

흔들흔들, 나를 재우는 진동

잠이 오는 또 다른 이유는 마치 '흔들 침대' 같은 일정한 진동입니다.

2010년 일본철도기술연구소가 지하철의 진동수를 조사한 결과, 평균 진동수는 2Hz로 나타났습니다. 1초에 약 두 번 떨린다는 얘기인데, 전문가들에 따르면 이는 사람이 수면에 빠져들기 가장 적합한 진동수입니다.
흔들흔들, 나를 재우는 진동흔들거림으로 인한 졸음은 가벼운 멀미 증상일 수 있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사람의 귀속에는 평형감각을 유지하는 반고리관이라는 기관이 있습니다. 이 안에는 림프액이라는 액체가 들어 있는데, 몸이 흔들리면 이 액체도 흔들리면서 몸의 균형을 잡으라는 신호를 뇌로 전달하게 됩니다.

그런데 반고리관은 보통 시각, 그리고 발바닥과 함께 반응합니다. 눈에서 흔들리는 물체가 보이면 시신경을 통해 '균형을 잡으라'는 신호를 소뇌로 보내고, 발바닥에 있는 말초신경도 진동이 느껴지면 '균형을 잡으라'고 신호를 보냅니다.

하지만 귀와 눈, 발바닥에서 보내는 신호가 뇌에서 서로 통합되지 않으면 뇌에서는 혼란을 느끼고 멀미를 일으킵니다. 이는 자연적인 현상이라 누구나 멀미가 생기지만 정도의 차이가 있는 것이라고 합니다.

이런 멀미가 심하면 차멀미, 뱃멀미처럼 메스꺼움, 구토, 두통의 증상이 나타나고, 아주 가벼운 경우엔 졸음이 온다는 겁니다.
 '균형을 잡으라'고 신호를 보냅니다졸릴 수밖에 없는 환경…운전기사들에겐 위협

이런 버스와 지하철 환경은 승객보다 운전을 하는 기사들에게 더 위협이 될 수 있습니다. 훨씬 장시간 이런 환경에서 일하기 때문입니다.

지하철의 경우, 운전 칸과 승객 칸이 분리돼 그나마 버스보다 상황이 낫지만 그래도 환기가 되지 않는 밀폐된 공간이라는 것과 일정한 흔들거림은 마찬가집니다.

때문에 전문가들은 환기의 중요성을 강조합니다.

환기를 제대로 하려면 외부의 미세먼지가 들어오지 않게 필터 등으로 오염 물질을 차단해야 하며, 향후 실시간 공기질 측정기와 연계된 환기 시스템, 관리메뉴얼 마련 등이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습니다.

또 흔들거림으로 인한 멀미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시선을 최대한 창밖으로 두거나 몸의 부교감신경을 억제하는 멀미약을 먹는 것도 일시적으로 효과가 있을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취재: 이성훈 / 기획·구성: 김도균, 송희 / 디자인: 정혜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