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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서로 띄우는' 안철수와 손학규…'연대'에는 이견

[취재파일] '서로 띄우는' 안철수와 손학규…'연대'에는 이견

안철수의 '버티기'는 성공할 수 있을까

정유미 기자 yum4u@sbs.co.kr

작성 2017.02.25 11:17 수정 2017.02.25 18:41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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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대표 이미지:[취재파일] 서로 띄우는 안철수와 손학규…연대에는 이견
2월 24일, 국민의당 대선 예비후보 3명, 안철수 전 대표와 손학규 전 대표, 천정배 전 대표가 함께 모인 자리에 다녀왔습니다. 국민의당 지역위원장들과 국회의원들의 1박 2일 연수 중 3명의 주자들을 앞에 두고 자유롭게 질문하고 답변을 듣는 시간이 있어서 여러 기자들이 관심을 갖고 취재를 갔고 저도 그중 하나였습니다.
 
● 경쟁자들 모였는데…상대 얘기는 '띄우기'

손학규 전 대표가 국민의당에 들어온 지 얼마 되지 않아 허니문 기간이라 그런 건지, 아니면 아직 본격적인 경쟁이 시작되지 않은 탓인지, 이도 저도 아니면 원래 이 세 사람의 스타일인지 당내 경쟁자 세 사람이 모인 건데 서로 비판하고 깎아내리기는커녕 상대에 대해 서로를 띄워주는 분위기였습니다. 오죽했으면 박지원 대표가 지역위원장들에게 "두 사람을 아주 세게 싸움을 붙여라"면서 지역위원장들에게 센 질문을 요구했고, 그래서 실제로 한 위원장이 "서로의 장점과 단점을 말해달라. 저 점 때문에 저 사람 말고 내가 후보가 되어야 한다는 거 없냐"고 질문을 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그 질문에도 역시 나오는 답변은 '장점'에 대한 것뿐이었습니다.
 
안철수 전 대표는 손학규 전 대표가 경기지사 할 때 자신이 원장을 했던 서울대 융합기술대학원이 경기도에 들어선 걸 언급하면서 "그 옛날에 벌써 융합의 중요성을 알고 중앙정부가 못했던 일을 경기도가 시작했을까" 궁금했다며 어떻게 그런 생각을 해냈냐고 치켜세웠습니다. 손학규 전 대표는 안철수 전 대표의 "깨끗하고 순수한 면"을 좋아한다면서 특히 미래에 대한 끊임없는 탐구, 모색을 하는 점, 또 안 전 대표가 과감하게 결단을 해 제3당의 기치를 들고 총선에서 성공한 점을 높이 평가했습니다. 그러면서 안 전 대표가 자신이 머물렀던 강진에 찾아왔을 때 둘이 손잡고 10년 정권을 만들자고 말했다는 얘기도 다시 꺼냈습니다.
 
● 국민의당 대선 후보 경선, 계속 이런 분위기일까?
국민의당 합동연수그렇다면 국민의당 대선 후보 경선은 이렇게 계속 점잖은 분위기로 조용조용히 진행될까요? 저는 그렇진 않을 거라고 봅니다. 물론 예비 후보들의 평소 성격, 또 주변 사람들의 얘기를 들어봐도 서로 앞에서 언성을 높일 만큼 아주 날카로운 신경전까진 기대하기 어려울 것 같긴 합니다. 하지만 경쟁은 누군가를 눌러야 하는 거고 그러기 위해서는 자기를 띄우는 방법도 있지만 어떨 땐 남을 끌어내리는 방법이, 특히 정치에서는, 더욱 큰 효과를 내기도 하죠. 특히 손학규 전 대표, 본인 입으로 말했듯이, 안철수 전 대표의 불쏘시개가 되기 위해서 국민의당에 들어온 게 아니라면, 현재로선 국민의당 후보로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는 안 전 대표에게 각을 세울 수밖에 없을 겁니다. 또 예비후보들이 함께 모인 자리가 오늘이 두 번째인 만큼 이런 자리가 거듭될수록 어떤 이슈에 대해 각자의 의견을 주장하며 치열하게 싸워야 할 때도 생길 겁니다.

● 안철수 "연대 없이 고대~로 간다"

후보들이 가장 치열하게 싸울 것으로 예상되는 이슈. 바로 '연대' 문제입니다. 일단 안철수 전 대표, 자꾸 본인한테 '연대'할 건지를 묻는데 본인은 '고대'로 가겠다는 길이 남을 아재 개그와 함께 연대에는 확실하게 선을 그어놓은 상태입니다. 지지율에 따라서 '연대'에 대한 부정적인 생각이 달라질 수 있는 거냐고 묻자 "굉장히 옛날에 흘러간 노래를 듣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고도 말했습니다. 짧은 대선 기간에 나라 살리기 방법을 가지고 경쟁을 해야 하는데 연대론에 휩싸이면 콘텐츠에 대한 관심은 다 사라진다는 겁니다. 심지어 '연정'에 대해서도 "연정에 대한 생각은 하고 있지 않다"고 딱 잘라 말했습니다. 누가 되든 여소야대로 협치가 필요하긴 하지만, 그걸 위해서는 '결선투표제'를 하면 되고 본인 머릿속엔 연정이나 연대 같은 건 없단 얘깁니다. 어떤 식으로든, 한 사람이든, 세력이든, 당이든 누구와도 어떻게든 엮이지 않겠다는, 굳이 엮이고 싶지 않겠단 굳은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보입니다. 안철수는 그냥 안철수 한 사람일 때 숨어있는 안철수 지지자들이 집결하고 결국 지지율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믿음도 깔려있는 것 같습니다.

● 손학규 "선거 연대도 완전히 배제하는 건 아냐"
국민의당 합동연수반면 손학규 전 대표는 연정, 공동개혁정부는 불가피한 현실이라며 대선 전에도 그러한 가능성을 닫아놓는 건 아니라고 말했습니다. 대선 끝난 이후에 지금부터 모이자, 이렇게만 해선 안 되고 대전 전이라도, 대선이 가까웠을 때 어떻게 연대하고 정권을 어떻게 만들어나가자는 협의가 있어야 한다는 겁니다. 심지어 선거 연대를 완전히 배제하는 것도 아니라고도 말했습니다. 누가 현재 국민의당 사이즈를 가지고 '너희가 이 나라를 맡아라'고 하겠냐는 거죠. 여기엔 '바른정당이나 자유한국당도 대상이 될 수 있느냐'는 질문엔 '그 대상을 얘기할 땐 아니다'면서도 개혁 취지에 동조를 하고 개혁을 같이 이뤄나갈 정치세력이라면 함께 할 수 있단 뜻을 밝혔습니다. 안철수 전 대표와 명확하게 다른 생각입니다.

만약 국민의당이나 안철수 전 대표의 지지율이 껑충껑충 올라서 민주당이나 그 후보들과 막상막하 수준까지 아니더라도 어떻게 열심히 해보면 해볼 만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이면 안 전 대표의 말처럼 그냥 '고대'로 하면 되겠죠. 굳이 '연대'를 거론하지 않아도 될 겁니다. 하지만 각 당의 대선 후보가 확정되는 3월 말까지는 올라도 크게 오르지 않을 가능성이 많습니다. 4월이 되면 상황은 달라지겠죠. 일단 지금 여론조사에 다 포함돼있는 문재인, 안희정, 이재명, 이 세 사람 중 한 명만 남는 등 후보들이 좀 정리가 되면 안철수 전 대표의 예측대로 유의미한 대결은 '문재인과 안철수의 대결'만이 될 수도 있습니다.

● 안철수 측 "3월 말까진 버티는 선…우리에겐 잔혹한 시간"

물론 4월이 되기 전이라도 지지율은 지금보다는 오를 거라고 봅니다. 하지만 그 속도가 생각만큼 기대만큼 빠르진 않을 가능성이 높단 거죠. 많은 사람들은 민주당 후보가 누가 되냐에 관심있지,  국민의당 후보가 누가 되는진 크게 관심이 없는 게 현실입니다. 또 이미 안철수 전 대표가 국민의당 후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고, 국민의당 후보가 누가 되더라도 관심 없다는 사람들이 많은 것도 현실입니다. 결국 3월 말까지 안철수 전 대표는 본인이 아무리 선을 그어도 '연대' 안 하냐는 질문을 받을 수 밖에 없을 테고, 이 문제를 놓고 손학규 전 대표와 치열하게 논쟁을 벌일 수도 있습니다. 역시 예비후보인 천정배 전 대표 역시 “연합 공동정부를 만드는 게 우리의 유일한 길”이라며 손 전 대표와 비슷한 입장을 밝혔습니다. 1대 2의 상황입니다. 안 전 대표에 대한 당내 압박도 있을 겁니다. 일부에서는 이미 이번 대선은 어차피 민주당이 먹는 거니 대선 이후를 생각해야 하는 거 아니냐는 말을 하기도 합니다. 이런 이유에서 안철수 전 대표의 한 측근은 “3월 말까지는 12~15% 정도 선에서 버티는 선이 될 거다. 우리에겐 매우 잔혹한 시간이 될 거다.”라고 얘기했나 봅니다.

● '경선 룰'도 상반된 입장…손학규 측 "현장 투표 100% 선호"

당장 경선 룰도 그렇습니다. 실무선에서 하는 일이라며 두 사람 다 본인 마음속의 얘길 다 하고 있진 않지만 일단 손학규 전 대표는 모바일은 안 된다고 딱 잘라 말했습니다. 또 손 전 대표의 측근들은 하나같이 '현장 100% 투표'를 얘기하고 있습니다. 전국 순회 경선을 최소 10번 이상 최대한 극적인 드라마를 만들어보겠다는 목표도 밝혔습니다. 현장투표를 주장하는 이유는 모바일 투표의 문제점이 이미 너무나 드러났고 현장 투표가 직접 보통 비밀 평등이란 4대 선거 원칙에 가장 부합하는 방식이라는 겁니다. 하지만 현장 투표가 조직을 더 많이 동원해야 이길 수 있다는 건 누구나 다 아는 사실입니다. 조직으로는 한번 해볼 만하다고 생각하는 겁니다. 전당대회에서 소위 안철수 측 지역위원장 후보들이 여러 명 패배한 데서 드러났듯이 국민의당에서 안철수 조직이란 건 사실 생각보다 그 비율이 높지 않단 판단이 작용했습니다. 박지원 대표가 확정된 룰을 따르지 않을 경우 그 후보를 쫓아내겠단 반 농담을 얘기한 데 대해서 손 전 대표는 그건 “위험한 발상”이라며 발끈했습니다. 그만큼 손 전 대표가 경선 룰에 신경을 쓰고 있단 것으로도 보였습니다.  

● 안철수 "본선 경쟁력 중요…국민 참여 최대한 많이 해야"

안철수 전 대표는 본선에서의 경쟁력을 얘기하고 있습니다. 그렇게 조직으로 국민의당 후보 되면 뭐하냐, 본선에서 이길 수 있어야지, 이 얘기죠. 국민들의 최대한 많이 참여할 수 있어야 한단 얘기도 하고 있습니다. 손 전 대표가 반대하는 모바일 투표, 그게 안 된다면 국민여론조사라도 넣겠단 뜻이겠죠. 이 역시 안철수 그리고 손학규와 천정배, 이렇게 1대 2 구도입니다. 강한 안철수 한 사람을 꺾으려는 두 사람. 1 강 대 2 약 구도 정도로 정리할 수 있겠네요.

● "총선 때 생각하면 될 겁니다"…안철수는 합공을 이겨낼 수 있을까

안철수 전 대표는 3월 말까지 그 참혹한 시간을 끝까지 버텨낼 수 있을까요? 지난해 출입기자들과의 송년 점심 자리에서 안철수 전 대표는 그래도 연대는 어떻게든 해야 하는 거 아니냐, 끝까지 없냐는 기자들의 거듭된 질문에 이렇게 얘기했습니다. “총선 때 생각하면 될 겁니다.” 야권 통합 연대를 끝까지 거부했던 얘기를 하는 겁니다. 안철수 전 대표는 경선 과정에서 그 말을 끝까지 지키면서, 손학규 전 대표와 천정배 전 대표 두 사람의 합공을 이겨낼 수 있을까요. 흥미롭게 지켜볼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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