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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美 SLBM 발사…“북극성 2형에 대한 무력시위 아니다”

[취재파일] 美 SLBM 발사…“북극성 2형에 대한 무력시위 아니다”

김태훈 국방전문기자 oneway@sbs.co.kr

작성 2017.02.18 14:34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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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대표 이미지:[취재파일] 美 SLBM 발사…“북극성 2형에 대한 무력시위 아니다”
미군이 묘한 시점에 핵탄두를 탑재할 수 있는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 SLBM을 시험발사했습니다. 미국의 대표적인 SLBM인 트라이던트-2 D5 2발이 미국 현지시간 14일 새벽 잇따라 태평양 상공을 가른 것입니다. 북한이 신형 중거리 탄도미사일 북극성 2형을 처음으로 시험발사한 사흘 뒤에 SLBM을 쏘자 미국 내에서도 북극성 2형 발사에 대한 무력시위 아니냐는 반응이 나왔습니다.

SLBM 시험발사를 실시한 미 해군 전략시스템 프로그램 측은 “이번 SLBM 시험발사는 SLBM 성능을 확인하기 위한, 사전에 계획된 일”이라고 단박에 정리했습니다. 사실 북한이 중거리 미사일을 시험발사했다고 해서 미국이 부랴부랴 맞대응 무력시위를 하는 것도 우스운 일입니다. 미군 전략무기의 훈련과 시험발사에 과도한 의미를 부여하는 언론의 습성이 미국에서 뭐든 솟아오르면 심각하게 받아들이는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 아닌지 되돌아보게 됩니다.

미국 현지시간 지난 8일에는 미국이 역시 핵무기 탑재가 가능한 대륙간탄도미사일 ICBM 미니트맨-3를 시험발사했는데 우리나라에서는 "트럼프 정권이 들어서 이후 첫 ICBM 시험발사"라며 "북한에 대한 미국의 경고”라고 수선을 떨었지요. 과연 그럴까요?

● 태평양 상공에서 솟아오른 괴이한 불빛…운석, UFO 소동
14일 포착된 미 SLBM의 비행운 14일 포착된 미 SLBM의 비행운미국 현지시간 14일 오전 3시 반쯤 캘리포니아 앞바다의 태평양 미사일 시험발사 구역(Pacific Test Range)에서 사거리가 6,000km 이상인 SLBM 트라이던트-2 D5 한발이 미 해군의 원자력 잠수함 오하이오급에서 발사됐습니다. 3시간 뒤인 6시 20분쯤 두번째 트라이던트가 또 하늘을 갈랐습니다. 미국의 태평양 연안 도시에서는 작은 소동이 벌어졌습니다. “운석이 날아가고 있다” “UFO가 나타났다”는 전화가 언론사, 기상청으로 걸려왔습니다.

현지 언론들은 재빨리 취재해서 “미 해군이 SLBM 시험발사를 했다”고 보도했습니다. 북한이 북극성 2형을 발사한 직후라 “혹시 트럼프 정부가 맞불을 놓았나”라는 생각이 들만도 합니다. 미국 언론들은 미 해군 대변인을 인용해 “이번 시험발사는 국제정세와 관계없이 이뤄졌다”고 전했습니다. 미 해군 전략 시스템 프로그램 측은 별도 성명을 내서 “SLBM 시험발사는 태평양의 미사일 발사구역에서 진행됐고 발사와 탄두 낙하가 모두 바다에서만 이뤄졌다”고 밝혔습니다.

태평양 미사일 시험발사 구역에서 SLBM 시험발사를 할 때면 종종 벌어지는 소동입니다. SLBM이 솟아오르는 모습이 길게 꼬리를 드리우며 날아가는 운석이나 혜성처럼 보이기 때문입니다. SLBM의 비행운 때문에 미군은 시험발사 사실을 숨기려고 해도 숨길 수가 없습니다.

● 지난 8일 ICBM 시험발사의 속뜻은?

이번 SLBM 시험발사의 실체가 알려지지 않았을 때 미 국립 기상청(National Weather Service)은 "괴이한 빛은 기밀 인공위성 발사 또는 계획되지 않은 ICBM의 시험발사"라고 추측했습니다. 그래서 미 공군 지구 타격 사령부(Global Strike Command)의 반덴버그 기지에 문의했습니다.

돌아온 대답은 “본 기지는 ICBM의 모든 시험발사를 공개한다” “모든 시험발사는 사전 계획에 따라 진행된다”입니다. ICBM 발사를 투명하게 대중에게 알리고 있고, 태평양 상공의 비행운은 ICBM이 아니라는 뜻입니다.

지난 8일 반덴버그 기지에서 실시된 지구 타격 사령부의 ICBM 미니트맨 시험발사도 미국의 ICBM 유지 프로그램의 일환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지구 타격 사령부도 일상적인 발사라며 확대해석을 차단했습니다. 사령부의 인터넷 홈페이지에 들어가 보면 8일 발사를 비롯해 ICBM을 발사했다는 정보가 수두룩합니다. 매년 시험발사하는 횟수도 대동소이합니다. 언론들은 정세가 하수상할 때면 미국의 ICBM 시험발사를 대북 무력시위라고 해석하곤 하는데 까마귀 날자 배 떨어졌을 뿐 특별한 의미가 없는 일이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미사일을 발사한 부대, 미국 언론 매체들도 북한과 관련된 의미 부여를 하지 않고 담담히 미사일 발사 사실과 발사 목적을 전할 뿐입니다.

북한이 도발하면 미군의 동태만 살펴야 하는 신세입니다. 우리 군이 개발하고 있는 사거리 800km 이상의 현무 탄도미사일 시험발사, 지대공 중거리 요격미사일 M-SAM 시험발사, 원자력 추진 잠수함 개발에 대한 의지의 확인 같은 자주적인 무력시위가 없는 것이 아쉽습니다.

봄이 되면 한미 연합훈련이 시작됩니다. 미군은 또 전략폭격기, 항공모함, 원자력 잠수함 등 전략무기들을 대거 한반도로 보내겠지요. “북한이 무서워하는 미군 전략무기들이 무력시위를 한다”는 기사들이 쏟아질테고 북한은 “미제와 남한 주구들이 북침 전쟁 연습을 한다”며 날뛸 것입니다. 미국과 북한만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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