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살 먹은 입양 아동을 폭행해 사망에 이르게 한 혐의로 기소된 50대 양아버지에게 법원이 징역 10년을 선고했습니다.
대구지법 제11형사부는 아동학대 치사 혐의로 기소된 양아버지 53살 A씨에 대해 징역 10년과 함께 120시간의 아동학대 치료프로그램 이수를 명령했습니다.
화상을 입은 입양 아동을 병원에 데려가지 않은 혐의로 함께 재판에 넘겨진 A씨 아내에게는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하고 40시간 아동학대 치료프로그램 이수를 명령했습니다.
A씨는 지난해 7월 15일 오전 집에서 입양 전 위탁 단계이던 3살 B양이 '말을 안 듣는다'는 등 이유로 손과 도구 등으로 때려 뇌사에 빠지게 한 혐의로 기소됐습니다.
B양은 인공호흡기로 연명하며 입원 치료를 받다가 3달 뒤 숨졌습니다.
검찰은 A씨가 B양을 밀어서 바닥에 부딪히게 해 뇌사에 이르게 한 것으로 판단했다가 결심공판 직전 공소장을 변경했습니다.
A씨는 지난해 3월부터 7월 초까지 5차례 피해 아동을 폭행한 혐의도 받고 있습니다.
B양이 냉장고 안에 있던 항생제를 마셨다는 이유로 다량의 생수를 한꺼번에 억지로 마시게 하기도 했습니다.
B양은 이번 사건이 불거지기 전인 지난해 4월 몸에 상처가 있는 상태로 병원 응급실로 이송되기도 했습니다.
당시 의료진은 아동학대가 의심된다고 경찰에 신고했으나 제대로 된 수사가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A씨 측은 재판에서 "아이가 벽에 머리를 박으며 자해를 하고 때로는 괴성을 지르는 등 이상한 행동을 해 버릇을 고쳐주려고 한 적은 있으나 도구로 머리를 때린 적은 없다"고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재판부는 "범행 횟수와 방법, 결과의 중대성 등으로 볼 때 죄가 매우 무겁다"며 "다만 피해자 외에도 4명의 자녀를 입양해 별문제 없이 양육하고 있고 피고인이 당초에는 피해 아동도 최선을 다해서 돌 볼 의지가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참작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