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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충성고객은 '호갱'?…車보험료 아끼려면 '비교'!

[취재파일] 충성고객은 '호갱'?…車보험료 아끼려면 '비교'!

같은 車도 최대 50만 원 차이…보험다모아·특약 살펴야

손승욱 기자 ssw@sbs.co.kr

작성 2017.01.24 07:48 수정 2017.01.24 07:49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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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대표 이미지:[취재파일] 충성고객은 호갱?…車보험료 아끼려면 비교!
"작년 그대로 해주세요"

1년에 한 번 車보험료 갱신 때마다, 번거로운 걸 싫어하시는 분들이 전화기에 대고 하는 말입니다. 보험사 입장에서는 여간해서는 보험사 바꾸지 않는 참 고마운 '충성 고객'입니다.

● 충성 고객들의 '전형(典型)'

어떻게 알았는지, 매년 꼬박꼬박 전화가 옵니다. "자동차 보험이 곧 만기입니다" 

'벌써 1년이 지났구나'라는 생각도 잠시. 사고도 안 냈는데 보험료가 또 올랐다는 대답에 화가 납니다. '화내봐야 뭐하나' 싶어 얼른 "작년 그대로 해주세요"라고 답합니다. 그러면 약관을 쭉 읽어줍니다.

쌓여있는지도 몰랐던 GS포인트로 2~3만 원 낼 수 있으면 횡재라도 한 것 같습니다. 다이렉트로 들었으니 '가장 싼 보험료' 아니면 적어도 '합리적으로 싼 보험료'를 냈다는 생각도 듭니다. 매년 가입했던 보험회사이니만큼 큰 문제는 없을 듯 합니다. 매년 통과 의례처럼 치르는 '보험료 가입 행사'는 이렇게 끝납니다.

혹시 "내 얘기인데"라는 생각이 드십니까. 보험사의 '호갱'이실 수 있습니다.

 '충성 고객' 마일리지? 할인?…"그런 보험사, 없습니다"

마트를 한 군데만 쭉 가거나, 신용카드를 하나만 쓰면 단골 고객, 충성 고객이라고 포인트를 착착 쌓아줍니다. 커피숍도 10번 도장 찍으면 '아메리카노 무료'이고, 세탁소도 단골에게 몇 백 원 깎아줍니다. 그러나 보험사는 아닙니다.

매년 같은 보험사에서 자동차 보험을 들어왔다고 해도 다른 고객들보다 가격을 깎아주는 경우는 없습니다. 사고 냈을 때 할증 깎아주는 곳도 없습니다. 혹시 "난 단골이라고 올해 깎아줬는데..."라고 하신다면 보험사가 깎아준 것이 아니라 담당하시는 설계사 분께서 자기 수입 줄여서 보험료 내려주신 겁니다.

보험사는 왜 이렇게 모질까. 보험사들의 대답은 한결 같습니다. 보험료는 철저하게 '사고 가능성'에 영향을 미치는 기준과 그 통계에 따라 산출됩니다. 운전자의 나이, 차량의 종류 등에 따라 각각 사고 가능성이 계산돼 나오고, 그 통계를 바탕으로 보험료가 딱 찍혀나오는 겁니다.

"최근 5년 가운데 4년을 한 보험사 이용" "3년 연속 가입한 단골" 이런 조건은 '사고 가능성' 통계와 연결시키기도 힘들고, 연결시키고 있지도 않다는 게 보험사들의 설명입니다.

● 같은 차, 다른 보험료…복잡한 보험료 계산법

그럼 어떻게 계산할까. 보험료 계산 과정은 개인마다 다른 데다가 아주 복잡합니다. 보험사 통계 전문가들의 설명을 간단히 요약해보면 "1) 사람 2) 차 3) 가입 조건에 따라 다르다" 정도로 단순화할 수 있습니다.
 
먼저 운전자. 나이, 성별, 사고 등에 따라 28등급으로 분류가 됩니다. 보험 가입할 때 보면 26z, 8z라는 표시를 보신 분, 혹시 계실지도 모르겠습니다. 그게 등급입니다. 모두 28등급으로 돼 있는데 1에 가까우면 보험료가 비싸지고, 29에 가까워지면 보험료가 쌉니다.

두 번째는 차량. 차 종류별로 등급을 갖고 있습니다. 최근 보험개발원에서 차량별로 안전 등급을 조정했을 때 "왜 내 차는 이렇게 안전 등급이 낮지"라며 반발하시는 분도 계셨는데요. 보험개발원은 모두 2016년 기준으로 237종의 차량에 대해 일일이 등급을 나눠 놨습니다.

이렇게 사람이든, 차량이든 모두 사고 통계를 기반으로 등급이 나뉘고, 그 등급에 따라 - 물론 가중치가 회사별로 다르지만 - 보험료가 결정됩니다. 여기에 가입 조건, 그러니까 대물, 자차 등을 얼마로 정했느냐는 게 보험료의 기준이 됩니다. 설계사를 통해서 가입했는지, 인터넷으로 했는지도 가격 차이가 큽니다.

그럼 난 몇 등급일까. 소비자들은 이걸 몰라서 "혹시 너무 비싼 건 아닐까"라며 항상 불안했습니다. 그래서 보험사 4~5군데 홈페이지를 찾아가 비교하고, 설계사 2~3명에게 전화해서 가격 비교를 합니다. 

그런데 이제는 그럴 필요가 없습니다. 한 사이트에만 들어가면 각 보험사들의 계산 결과를 한 눈에 비교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보험 다모아…금융위원회, 손해보험협회, 보험개발원이 만들었음

"거기 들어가면 전화 안 와요?" 보험료 비교가 가능한 보험다모아 사이트 얘기를 했더니 많은 분들이 물어보셨습니다. 이 사이트는 금융위원회가 주도해서 손해보험협회와 생명보험협회, 그리고 보험개발원이 만든 사이트입니다. 이 사이트는 조회했다고 전화하지 않습니다. 파는 게 없는데 무슨 가입 권유 전화가 오겠습니까.
보험다모아
여기에 들어가서 본인 인증하고, 차량 선택하면 보험사별로 보험료가 한 눈에 비교됩니다. 작년에 들어놓았던 보험 조건들이 기본적으로 들어가 있기 때문에 차종 선택할 때 작년과 다르게 선택하면 작년 선택을 알려주기도 합니다.

이렇게 선택을 마치면 각 보험사가 제시하는 보험료가 낮은 순서대로 펼쳐집니다. "아, 보험료가 회사마다 이렇게 다양했구나"라고 깜짝 놀라실 겁니다.

● 소형차는 3~4만 원, 대형차는 10만 원, 수입차는 50만 원.

그런데 생각보다 가격 차이가 큽니다. 같은 운전자, 같은 차인데도 가격은 크게 다릅니다. 각 보험사들마다 아까 말씀드린 통계가 다르고, 거기에 가중치를 주는 방식도 다르기 때문입니다.
취재파일 보험료 관련 CG
 예를 들어 그랜져, 쏘나타는 8~9만원, 아반테는 4만원, 스파크는 3만원 정도 차이가 납니다. 물론 개개인의 나이나 등급에 따라서 좀 더 차이가 날 수 있습니다.

 "난 가격이 중요해”라는 분들은 철저하게 이 순위만 보고 고르시면 됩니다. 혹시 서비스도 중요하다고 생각되시는 분들은 각 회사의 서비스 확충망에 대해서 조사를 해보셔야 할 텐데 이건 아직 비교가 되지 않습니다.

● 마지막 선택 '특약'…임산부, 아이, 운전 습관까지

 보험사 고르셨다면 이제 특약만 고르시면 됩니다. 요즘 유독 특약이 많아졌고 할인폭도 커졌습니다.

 배경은 이렇습니다. 1년 반 전 쯤 보험료 자율화가 시작되자 보험사들이 너도나도 보험료를 올렸습니다. 그런데 보험료가 한 눈에 비교되다 보니 보험사들도 '무조건 보험료 인상 정책'이 슬슬 부담스러워지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소비자들을 유인하기 위해 차별화 정책을 펴기 시작했는데, 그래서 나름대로 고민한 '특약'이란 게 쏟아지게 된 겁니다.
취재파일 보험료 관련 CG
차종과 운전 거리에 따라 할인을 해주는 마일리지 특약은 제법 이용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이 역시 '길거리에 덜 나가면 사고 가능성도 줄어든다'는 보험사들의 사고 가능성 통계에 기반을 둔 것입니다. 또 블랙박스 특약은, 최근에 곧 없어질 거라는 얘기도 나오고 있기는 합니다만, 역시 대부분 이용하시고 계실 겁니다.

여기에 임산부나 6~7세 아이가 있을 경우 7~10% 깎아줍니다. 운전 습관에 따라 깎아주는 특약도 나왔습니다. 제법 많이 할인해주기 때문에 잘 살펴보는 것이 필요합니다. 보험다모아 사이트를 보면, 가격이 쫘악 펼쳐져 있는 화면에서 각 회사별 가격 오른쪽에 회사별로 특약을 보여주는 버튼이 있습니다.

● "전화로 다이렉트 가입했어요"… 인터넷보다 비쌉니다.

 취재진이 만난 한 회사원은 전화로 가장 싼 다이렉트에 가입했다고 활짝 웃었습니다. 그러나 전화 판매(TM)는 인터넷이나 모바일 판매(CM)보다 비쌉니다. 판매하시는 분이 다이렉트라고 하니까 인터넷 가입과 가격이 같은 걸로 아시는 분이 간혹 계신데 전화로 가입하는 것이 더 비쌉니다.

취재파일보험료 관련 CG
보험설계사를 통할 경우 100만원이라고 가정한다면, 전화 판매는 84~85만원, 인터넷 판매는 81~82만원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전화 판매로 다이렉트에 가입하시는 분들이 많이 계십니다. 편리하기 때문인데요, 편리한 만큼 인건비 등 사업비에 대한 대가를 지불하셔야 합니다.

보험설계사를 통할 경우 사고가 났을 때 보험 회사의 이익이 아닌 내 이익을 위한 보험전문가가 생긴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비싼 대신 이런 선택을 하시는 분이 아직도 많다는 건, 그만한 가치가 있기 때문이겠죠. 가격 차이를 비교하신 뒤에 내가 어떤 기준으로 선택할 지 정하시면 되는 겁니다.

모바일도 있습니다. 보험다모아도 모바일 가입이 되고, 많은 보험사들도 휴대폰으로 계약 갱신이 가능합니다. 특히 블랙박스 특약 같은 경우 사진 찍어서 보내야 하는데, 휴대폰으로 하면 바로 찍어서 보낼 수 있다는 편리함도 있습니다.

연례 행사처럼 벌어지는 보험료 인상은 소비자들에게는 큰 부담입니다. 특히 금융 당국이 지난 2015년 10월 보험료 자율화에 나서면서 보험료 인상 우려와 가능성은 더 커졌습니다. 그 때 금융 당국은 "경쟁이 심해져서 가격이 내려갈 것이다"라고 했지만, 많은 사람들은 믿지 않았습니다. 실제로 보험사들은 금융 당국의 예상을 비웃으며 보험료를 가파르게 올렸습니다.

그런데 올해 초 삼성화재가 갑자기 보험료를 내렸습니다. 자동차 보험료 시장은 1위 삼성화재가 28~29%, 동부화재와 현대해상이 각각 17~19%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그 뒤를 KB보험이 따라가는 모양입니다. 1위가 보험료를 내리자 車보험료 시장 분위기가 갑자기 예전과는 달라졌습니다. 본격적인 경쟁이 시작될 분위기라고도 했습니다.

그런데, 아직 따라서 가격을 내리는 회사는 없습니다. 왜 그럴까요? 소비자들이 움직이지 않고 있기 때문입니다. 가격을 내리지 않아도 이른바 '충성 고객'들이 '작년 그대로' 보험을 유지하기 때문입니다.

이제는 소비자가 움직일 때입니다. 비교하기도 쉬워졌습니다. 한 번도 이런 선택을 해보신 적이 없는 고객이라면 분명히 최소한 3~4만원을 아낄 수 있습니다. 바로 지금이 철저하게 비교해 보험사들이 보험료를 최대한 내릴 수 있도록 압박하는 '소비자 정신'이 필요한 때입니다. 혹시 모르죠. 그러면 '충성 고객 챙겨주는 보험사'가 등장할 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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