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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리포트] CES 참관기 ② 자율주행 넘어 AI로…미래 투자 시급

[월드리포트] CES 참관기 ② 자율주행 넘어 AI로…미래 투자 시급
박병일 특파원의 CES 참관기
CES는 세계 최대 규모의 가전제품 전시회지만 많은 자동차 제조사들이 참여해 신기술을 선보이는 자리이기도 합니다. 올해도 라스베이거스 컨벤션 센터에서 North관 전체에 주요 자동차 제조사들이 콘셉트 카 등을 전시했고, South 관에도 일부 차량 관련 제품들이 전시되는 등 그야말로 오토 쇼를 방불케 할 정도였습니다.
현대 차의 자율주행 차에 시승하는 기자
CES가 공식개막하기 이틀 전, 현대 자동차는 외신기자와 국내 특파원들을 상대로 자율주행 차 시승식 행사를 가졌습니다. 이미 지난해 LA 오토 쇼에서 처음 선보였고 (당시 기자도 취재를 해서 보도를 했습니다) 지난 달 라스베이거스에서 자율 주행에 성공했다는 기사도 외신을 통해 이미 보도가 됐습니다만, 수십 만 명이 찾는 CES를 통해 다시 한번 세계의 주목을 받기 위한 홍보전략 차원에서 시승식을 개최한 것으로 읽혔습니다.
 
기자도 실제 타봤는데 짧은 구간을 돌아오는 코스였지만 실제 운전자가 운전하는 것 이상으로 안정된 주행 성능을 보여줬습니다. 무엇보다도 현대 차가 자랑하는 점이 있었습니다. 다른 회사 자율주행 차와 달리 현대 자율주행 차는 현재 상용차와 가장 유사한 자율주행 차라는 것을 강조합니다.
운전대에서 손을 뗀 운전자와 인터뷰하는 기자
차량 앞 뒤 범퍼에 내장된 라이더와 레이더, 그리고 차량 앞 유리 위쪽에 부착된 카메라 두 세트 등 모두 8개의 센서만으로도 자율주행이 가능하다는 겁니다. 구글 등의 자율주행 차는 차 상단에 고가의 360도 회전 카메라를 부착한 반면 현대 차는 가장 가격이 저렴한 방법만으로도 충분히 안전한 자율주행이 가능하다는 겁니다. 따라서, 2020년에서 늦어도 2025년이면 자율주행 상용차 출시도 가능하다는 게 현대 차 측의 설명입니다.
자율주행차 운전석에 앉아 커피 마시는 정의선 부회장
그리고 바로 이날, 현대 차의 정의선 부회장이 깜짝 쇼를 연출했습니다. 직접 자율주행 차 운전석에 앉아 양손을 놓은 채 커피를 마시면서 컨퍼런스 장으로 향했던 겁니다. 행사장에 들어선 정 부회장은 “우리는 지금 기술 융합과 초연결성으로 구현될 새로운 시대의 출발점에 서 있다”며 “현대 차는 친환경적이고 주변의 모든 제약으로부터 자유로우며 초연결성을 지닌 미래 모빌리티 개발에 연구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아우디의 자율주행 시범 장면
저도 대한민국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현대 차가 자율주행에 성공해 상용화를 앞두고 있다는 사실이 뿌듯했습니다. 하지만 전시관을 둘러보면서 그런 뿌듯함은 금세 걱정으로 바뀌었습니다.

우선 전시관 앞에 마련된 간이 주행 코스에서는 아우디 SUV 차 3대가 운전자 없이 장애물을 피해가면서 주행 코스를 여유롭게 움직이고 있었습니다. 세계적인 게임 전문회사인 NVIDIA와 손잡고 자율주행 차 개발에 박차를 가하는 것이었습니다. NVIDIA 측은 앞으로 운전자와 쌍방향 교신까지도 가능한 자율주행 차를 개발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중국 회사 훼러데이의 자율 주차 장면 시현
중국 자동차 제조사들의 추격도 무서웠습니다. 우선 훼러데이는 자율주행은 물론 운전자 없이 혼자서 좁은 차량 사이를 비집고 주차까지 하는 모습을 연출해 눈길을 끌었습니다.
중국 회사 비세의 자율주행차…올해 안 공급 예정
비세라는 중국 자동차 회사도 자율주행 차를 선보였는데, 운전대대신 그 자리에는 대형 컴퓨터 모니터만 하나 있을 뿐이었습니다. 비세는 올해 후반기부터 50대를 양산해 공원이나 병원 등 제한된 공간에서 사람들을 수송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리고 훼러데이, 비세, 아우디 모두 차 상단에는 360도 회전 카메라도 없었고 현대 차와 비슷하게 라이더와 레이더 그리고 내장 카메라로 자율주행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 의미는 현대 차처럼 싼 가격에 빠른 상용화가 가능하다는 얘기일 겁니다.
미쓰비시의 콘셉트카…얼굴인식과 피로도 측정 기능 연구
도요타와 혼다, 미쓰비시 등 일본 자동차 회사들은 자율주행을 넘어 AI에 대한 연구에 착수했습니다. 미쓰비시는 운전자가 운전석에 앉으면 얼굴 인식을 통해 시동이 걸리게 하고 심장박동 수와 건강상태를 체크해 운전할 수 있는 신체 여건인지도 파악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도요타는 콘셉트카를 선보였는데 자동차가 운전자와 소통하면서 운전자가 피곤하면 자율주행으로 바꾸고 운전자가 배가 고프면 식당으로 안내하는 등 운전자의 신체 상황과 감성까지 인지해 교감하는 AI 기술을 개발하고 있음을 시사했습니다. 혼다도 이런 비슷한 류의 AI 자동차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고 밝히면서 콘셉트 카를 선보였습니다.
도요타의 컨셉트카
현대 차가 자율주행 차를 타사와 비교해 낮은 가격으로 빨리 양산에 들어가 자율주행 차 시장을 선점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하지만, 동시에 우리가 당장의 시장에 초점을 맞추는 사이 다른 자동차 제조사들은 이미 자율주행 차 단계를 넘어 새로운 기술에 도전함으로써 지금 당장은 물론 먼 미래의 먹거리까지 미리 챙겨가고 있는 것은 아닌지 걱정됐습니다. 그만큼 연구 개발비로 더 많이 투자하고 있다는 방증이 아닐까 합니다. 
혼다의 컨셉트카
우리보다 기술력에서 앞서가는 자동차 유명 메이커들, 그리고 뒤에서 불이 나게 쫓아오는 중국 자동차 회사들, 우리는 그 틈바구니에서 어떻게 살아남을 것인지를 고민해야 할 때인 듯 합니다.   

박병일 특파원의 CES 참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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