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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상 직접 만들며 위안부 아픔 기억"…미니블록 '화제'

"소녀상 직접 만들며 위안부 아픔 기억"…미니블록 '화제'
"소녀상을 직접 만들면,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의 아픔을 더 잘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요?"

청년들이 아이디어 낸 위안부 소녀상 미니블록 제품이 크라우드 펀딩 시작 40여 일 만에 후원금 1억3천만원을 달성해 화제다.

애초 목표 후원금액으로 잡은 500만원을 훨씬 웃도는 액수다.

지난해 12월 28일 한국 정부는 일본과 위안부 문제를 협상하면서 일본대사관 앞 소녀상 이전을 요구하는 일본 정부와 제대로 담판 짓지 못했다.

할머니들의 인권과 삶을 상징하는 소녀상이 철거되면, 소녀상과 동고동락했던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에 대한 기억도 점차 잊힐 거란 우려가 피어나기 시작했다.

전국에 있는 시민단체는 지역 곳곳에서 소녀상 건립 운동을 전개했다.

평택지역 청소년과 청년으로 구성된 평택청년회와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시민모임 평택평화나비도 예외는 아니었다.

이들은 소녀상 건립 문제와 별개로, 할머니들의 삶이 개인의 평범한 일상생활에서 기억되길 원했다.

머리를 맞대고 회의를 하던 중 어린아이부터 어른까지 모두가 참여할 수 있는 '미니블록' 아이디어가 번쩍였다.

일단 이들은 소녀상 사진만 보고서 블록을 차곡차곡 조립했다.

만들고 부수기를 여러 차례, 두세 시간 뒤 소녀상 이미지가 얼추 빚어졌다.

그러나 설계도면이 문제였다.

업체에 문의해보니, 최소 수량 주문까지 최소 견적만 1∼2천만원이 나왔다.

결국, 청년들은 모든 것을 수작업으로 진행하기로 했다.

컴퓨터 포토샵 프로그램을 이용해 소녀상 설계도면을 그려나갔고, 블록과 설명서를 담을 포장 박스와 겉면에 붙일 로고 스티커까지 시장에서 재료를 구해 직접 제작했다.

이렇게 완제품으로 만들어진 소녀상 미니블록은 제일 먼저 크라우드 펀딩 온라인 플랫폼 텀블벅에서 약 900개가 주문됐다.

이후 청년들의 소녀상 미니블록은 국내 최대 포털사이트 중 하나인 다음(DAUM) 스토리펀딩에 소개됐다.

서 있는 소녀상과 앉아있는 소녀상 등 제품이 다양화됐고 반응은 더 뜨거웠다.

500만원을 목표로 했던 후원액은 마감일인 지난 25일 1억3천500여만원으로 집계됐다.

미니블록 1만 개 분량이다.

평택평화나비 김지학 사무국장은 28일 "현재 우리나라 시국이 여러 가지로 어지러운 상황인데, 소녀상 미니블록 펀딩을 진행하면서 '어떻게 하면 사람들과 희망을 나눌 수 있을까'하는 갈망이 있었던 것 같다"면서 "주문자들을 보니 청년들은 물론 자녀들과 함께 소녀상을 만들겠다며 미니블록을 주문한 학부모가 많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소녀상 미니블록 판매 경로를 확대하지는 않을 예정"이라면서 "펀딩으로 많은 도움을 받은 건 사실이지만, 애초 시작했을 때 목표가 '할머니들의 아픔과 삶을 기억하자'는 것이었기 때문에 미니블록 제품을 수익구조로 돌리게 되면 이런 마음들이 왜곡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고 전했다.

다만 평택청년회는 소녀상 미니블록 판매 수익이 꾸준히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을 위해 사용될 수 있도록 판매 경로에 대해서 고민할 예정이다.

이번 미니블록 스토리펀딩 수익금 일부는 지난 10일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평택평화콘서트 기금으로 사용됐으며, 나머지는 평택지역 평화의 소녀상 건립에 사용된다.

(연합뉴스/사진=평택청년회 제공/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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