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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울뿐인 공개공지…사라진 시민들의 휴식공간

<앵커>

도심에 큰 주상복합 건물을 지을 땐 주변 사람들도 같이 쉬라고 작은 공원 같은 공간을 만들게 돼 있습니다. 대신 그만큼 건물도 더 높게 짓게 해주는데, 문제는 얻을 것만 얻고 짓고 나면 입을 싹 닦는 곳이 적잖다는 겁니다.

원종진 기자입니다.

<기자>

서울 서초구의 한 고급 주상복합아파트입니다.

도심에 대규모 빌딩을 짓는 조건으로 시민 휴식공간, 즉 공개공지를 조성해놨습니다.

그런데 한쪽 출입구가 완전히 막혀 있습니다.

울타리도 모자라 철조망까지 쳐놨습니다.

몇 년째 출입로가 막혀 있는 데다 접근성이 떨어지는 곳에 조성돼 있다 보니 이웃 주민조차 이곳이 공개공지라는 사실을 모릅니다.

[이웃 주민 : (원래 시민들 위해 열어놓은 공간인 거 아셨어요?) 전혀 몰랐어요.]

서울 강남구 주상복합 아파트에 조성된 또 다른 공개공지도 사정은 비슷합니다.

서울시 조례에 따라 공개공지임을 알리는 안내판 설치가 의무 사항이지만 찾아볼 수 없습니다.

경비원들이 접근을 막기도 합니다.

[주상복합아파트 경비원 : 법적으로는 문제는 없어요. 그런데 민원이 들어오면 저희는 막을 수밖에 없어요.]

공개공지를 조성해 놓고 아예 주차장으로 쓰는 곳도 있습니다.

제가 서 있는 이곳은 지난 6월 구청으로부터 주차장으로 사용하지 말라고 시정 명령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보시다시피 이렇게 차량 여러 대가 아직도 주차돼 있습니다.

혜택만 받고 의무는 내팽개치는 건축주들의 행태가 사라지지 않는다면 공개공지는 빛 좋은 개살구일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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