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 서울시 교육감은 “정부가 국정화 추진을 강행할 경우 교사들의 현장 검토본 검토에 불참하는 것은 물론이고 교과서 배포에도 협조하지 않겠다”는 초강수 대책을 내놨습니다. 정부정책에 협조하지 않겠다는 일종의 불복종 선언입니다.
장휘국 광주시교육감은 교과서 배포 거부는 물론 의무교육과정인 중학교 역사 교과서의 대금지급까지 거부를 검토하겠다며 한발 더 나아갔습니다. 중학교의 경우 교육청이 교과서를 단체주문해서 일선 학교에 배포해야하는데 이를 거부하겠다는 겁니다. 광주 전북 강원 세종 교육청은 아예 별도의 역사교과서를 만드는 작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오는 25일 열리는 시도교육감 회의에서 의견을 조율해 집단행동에 나설 태세입니다.


교육부는 건국절이라는 용어는 국정교과서에 넣지 않더라도 1948년 8월15일을 건국시기로 봐야한다는 보수진영의 주장을 반영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교총은 8월15일을 ‘대한민국 정부 수립일’이라는 표현을 하지 않는 이상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교총은 결의문에서 “친일과 독재미화, 건국절 제정 등 교육현장의 여론과 배치되는 방향으로 역사교과서가 제작될 경우 이를 결코 수용할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전국 102개 대학 역사전공 교수 561명도 22일 교육부 장관에 항의 서신을 보내고 역사교과서 국정화 철회를 촉구했습니다. 이들은 “역사교과서 국정화는 청와대와 극소수 정치세력이 일방적으로 결정한 것”이라며 “특정정권이 국가권력을 동원해 만든 단일한 교과서를 강요하는 것은 민주주의를 부정하는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전교조는 이준식 부총리겸 교육부 장관 퇴진 서명운동에 돌입했습니다. 교과서 국정화저지 네트워크 등 시민단체들의 시위도 전국 곳곳에서 잇따르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교육부는 “국정 역사 교과서는 최순실과는 전혀 관계가 없다”며 국정 역사교과서는 정치적인 고려는 전혀 하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애초에 정치에 휘둘리는 내용이었다면 벌써 접었을 것이라며 철회나 보류는 없다고 밝혔습니다.
교육부 관계자는 “국정교과서의 내용도 보지도 않고 무작정 반대하는 것은 교육자로서 적절한 태도는 아닌 것 같다” 며 “ 최순실 교과서인지 왜곡 교과서인지는 일단 현장 검토본 내용을 보고 판단해 달라”고 말했습니다. 이에 따라 교육부는 교과서 현장 검토본과 집필진을 예정대로 오는 28일 공개하기로 했습니다. 교육부는 12월 말까지 검토본에 대한 의견수렴을 거쳐 내년 1월에 최종본을 확정해 내년 3월 신학기부터 학교에 배포한다는 계획입니다.
국정화에 찬성하는 진영은 극도로 말을 아끼면서도 “대통령에 대한 실망과 분노와 교과서 문제는 별개”라는 인식을 보였습니다. 기존의 검인정 교과서가 좌편향이 심했다는 주장은 굽히지 않았습니다.
국정교과서 운명은 국회에서 결정될 지도 모릅니다. 국회는 23일부터 야당이 발의한 역사교과서 국정화 금지 법안을 심사합니다. 이 법안이 정기국회에서 통과된다면 내년 초 교과서를 인쇄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되면 역사교과서 국정화는 물 건너 갈 수밖에 없습니다. 성난 촛불 민심 앞에 국정 역사교과서의 운명은 한치 앞도 내다볼 수 없게 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