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태환 협박한 김종…올림픽 출전 왜 막았나?

김형열 기자 henry13@sbs.co.kr

작성 2016.11.19 21:03 수정 2016.11.20 16:43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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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관련해서 스포츠부 김형열 기자와 자세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김 기자, (네.) 김종 전 차관의 녹취록은 어떻게 입수하게 됐습니까?

<기자>

이 내용은 당시 현장에 있었던 박태환의 소속사 관계자가 녹음했는데요.

협박을 거절한 박태환 측은 이 내용을 공개했다가 다시 불이익을 당할까 걱정하면서 저한테 이를 들려줬습니다.

이 녹음파일 길이는 한 시간 반이 넘는데요, 이를 들어보면 체육회는 물론 기업과 학교까지 주무를 수 있는 문체부 차관의 힘을 느낄 수 있습니다.

그리고 어제(18일) 전화통화로 김종 전 차관에게 이에 대해서 물어봤는데요, 김 전 차관은 강한 어조로 만약 녹취록을 공개하더라도 자신에게 불리한 부분만 보이지 말고 처음부터 끝까지 공개하라고 했습니다.

김 전 차관의 바람대로 박태환의 소속사 측은 다음 주 초 녹음파일 전체를 공개할 예정입니다.

그렇게 되면 또 김종 전 차관이 어떻게 말을 바꿀지 궁금합니다.

<앵커>

그런데 이렇게까지 박태환 선수의 올림픽 출전을 막으려고 했던 이유가 도대체 뭘까요?

<기자>

녹음 파일을 들어보면 김종 전 차관도 박태환의 리우행을 막고 있는 대한체육회의 이중 처벌 규정이 잘못됐다는 것은 분명히 알고 있습니다.

그러면서도 이건 명분 싸움이라며 물러설 수 없다고 말을 했습니다.

그럼 이 '명분'이 무엇이냐, 여기에 대해서 추측이 많은데요.

먼저 박태환이 전성기 시절 정부의 고위 인사가 불러도 오지 않는 등 고분고분하지 않아서 속된 말로 '찍혔다', 이런 주장도 있고요, 체육회의 이중 처벌 규정이 지난 2013년 정유라가 승마 대회에서 우승하지 못한 뒤 청와대까지 나서서 체육계 정화에 나서면서 만들어졌기 때문이라는 그런 말도 있습니다.

이 밖에도 많은 추측이 있어서 현재 취재 중인데요, 한가지 이유보다는 여러 요소가 복합적으로 작용하지 않았나. 이런 생각이 듭니다.

<앵커>

대화 내용을 보면 아무래도 박태환 선수가 이 대화 속에서 고민을 안 할 수가 없었을 것 같은데요?

<기자>

그렇습니다.

김종 전 차관은 마지막에 박태환 선수한테 만약 출전하지 않을 거면 기자회견을 열고, 기자들은 완전히 무시하고 원고만 써서 딱 읽고 끝! 그리고 질문 없어. 대답하지 마. 이렇게 하라고 친절하게 조언까지 했는데요, 박태환은 이를 듣지 않고 끝까지 국제스포츠중재재판소에 제소했습니다.

하지만 체육계의 황태자로 불리는 김종의 뜻을 거스른 박태환은 당시 며칠간 고민하면서 제대로 훈련을 못 해서 컨디션이 완전히 엉망이 됐고요, 어쩔 수 없이 한국을 떠나서 호주에서 훈련했지만, 리우에서 최악의 성적표를 받았습니다.

그래도 이제는 마음고생을 털어낸 박태환 선수.

다시 전성기 기량을 회복하고 있고요, 조금 전에는 아시아 선수권 자유형 100m, 그리고 1천 500m에 연속으로 나서서 모두 우승하면서 현재 대회 4관왕에 올랐습니다.

<앵커>

다행이네요. 이번 사건을 보면 단순히 한 선수에 대한 협박 문제가 아니라, 이번 최순실 국정 농단 사건의 전반적인 상황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것 같아요.

<기자>

그렇습니다.

이 녹취록은 검찰의 구속 영장 청구 내용대로, 김종 전 차관이 기업에 압력을 가할 힘이 있다는 걸 보여줬습니다.

또 정부 고위 인사가 대학까지 마음대로 할 수 있다는 점은 정유라, 장시호의 사례를 떠올리게 합니다.

이제는 누가 김종에게 이런 힘을 줬는지, 또 다른 사례와 피해자는 없는지 더욱 철저하게 수사를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앵커>

김 기자,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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