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SBS '순간포착 세상에 이런일이'에서는 종일 짐 보따리를 들고 다니는 75살 김길자 할머니의 사연을 방송했습니다.
인천 서구의 한 동네, 매일 같이 짐을 들고 다니는 김 할머니 짐의 무게는 무려 25킬로그램에 달했습니다.
할머니는 매일 3시간이 넘도록 버스 정류장에 한참을 앉아 있다가 돌아간다고 하는데, 그때마다 이런 짐을 잔뜩 들고 오는 겁니다.
엄청난 크기의 짐을 보면서 사람들이 무겁지 않느냐고 묻기라도 하면 할머니는 극도로 예민한 반응을 보였습니다.
도대체 김 씨 할머니는 왜 이런 짐을 싸서 다니는 걸까요?

도대체 무슨 일인지 제작진은 할머니를 따라 집으로 가봤습니다.
현관문 앞에서 혼잣말로 인사를 하더니 집 안으로 들어서는 할머니, 그런데 현관문 잠금장치가 무려 6개나 설치되어 있었습니다.
심지어 방 문까지 자물쇠를 채운 상태였습니다.
제작진을 더 놀라게 한 건 바로 쓰레기로 가득 차 발 디딜 틈이 없었던 집 안의 모습이었습니다.
할머니는 5년 전부터 매일 의문의 남성들이 찾아와 물건을 훔치고 집안을 엉망으로 만들어 놓고 가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할머니의 동의하에 관찰 카메라를 설치해 확인해봤습니다.
하지만 도둑이 드는 모습은 볼 수 없었습니다. 하지만 할머니는 행여 도둑이 들까 봐 가방을 머리맡에 두고 웅크린 채 겨우 잠이 드는 모습이었습니다.
할머니가 처음 신고를 했던 경찰서에도 확인했지만 도둑이 든 흔적은 없는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할머니에겐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요?
이웃들은 할머니가 4,5년 전만 해도 동네 부녀회장을 하며 활발한 생활을 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다 어느 순간부터 할머니가 조금씩 변해가기 시작했다고 하는데요, 홀로 힘겹게 모시던 어머니가 치매를 앓다 돌아가시면서부터였다고 합니다.

검사를 진행한 결과, 결국 할머니에게 치매 증상이 있는 것으로 진단됐습니다.
도둑이 들어온다는 망상과 쓰레기로 꽉 찬 집, 모두 치매 증상 때문이었습니다.

인천 서구 건강증진센터는 할머니의 상태가 호전될 때까지 도움을 드리겠다고 약속했는데요, 앞으로 병원 치료를 받겠다는 할머니의 다짐이 좋은 결과로 이어졌으면 좋겠습니다.
'뉴스 픽'입니다.
(사진 출처=SBS 순간포착 세상에 이런일이)